'장자시','노자시편' 남긴 박제천 시인 1주기 맞아 열려
6월 8일부터 인사동 '코트', 아들 박진호 작가 작품 전시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시인인 아버지의 타계 1주년을 맞아 추모 전시회를 갖는 화가 아들이 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박진호 작가는 지난해 별세한 아버지 고 박제천 시인 추모전을 6월 8일부터 서울 인사동 코트(KOTE)에서 갖는다. 고 박제천 시인은 우리나라 현대시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특히 '장자시', '노자시편' 등을 통해 도가의 노장 사상의 진수를 현대시에 변용시켜 문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23년 지병으로 타계할 때까지 17권의 시집과 8권의 시선집, 그리고 다양한 시 창작에 관한 저서를 펴내는 등 지칠 줄 모르는 창작열로 후배 시인들의 귀감이 되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지난해 타계한 시인 박제천. 2024.05.29 oks34@newspim.com |
고 박제천 시인은 2025년 시업 60년을 맞이하며 새로운 시집을 준비 중이었다. 미발간 시집 '장자시집'(가제)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아들 박진호 작가는 아버지의 컴퓨터 속에서 발견한 이 시집을 읽으며 마음에 떠오르는 풍경을 형상화하여 동그라미가 일그러진 폐곡선 시리즈를 탄생시켰다.
박진호 작가는 "이번 전시는 아버님이 남기신 것들을 추려 정리하는 일의 시작이라는 의미가 있다"라고 말하며, "이 전시를 통하여 세상이 시인으로 넘치길 바라던 아버지의 희망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박진호 작가가 아버지의 시를 형상화 한 작품. 2024.05.29 oks34@newspim.com |
박진호 작가는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 국립미술학교 및 국립고등장식예술학교에서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다수의 개인전 및 그룹전을 개최한 바 있다.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박진호 작가의 전시회 준비를 위해, 고인의 딸 박수진(시인, 필명 박서진)이 전시장을 답사하는 등 실무를 도맡았다.
"아버지의 시를 빌리자면 아버지는 돌아가신 게 아니라 '은하세계 유람'을 떠나신 거예요. 첫 번째로 맞이하는 아버지의 기일을 떠들썩한 잔치처럼 치를 수 있다는 게 오히려 아버지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추모공연을 갖는 배우 이두성. 2024.05.29 oks34@newspim.com |
개막일인 6월 8일과 고인의 1주기 기일인 6월 10일에는 이두성 배우의 추모 공연도 진행된다. 이두성 배우는 고 박제천 시인이 살아생전 주관한 '시의 축제' 행사에서 다수 공연한 인연이 있다. 이두성 배우는 이번 추모 공연에서 '아버지'를 주제로, 고 박제천 시인의 삶과 시에서 받은 영감을 몸짓으로 표현한다. 한편 전시회 기간 중 3층 갤러리에서 '장자시집'을 모티브로 한 그림과 영상물이 전시되며, 지하 공간에서는 고 박제천 시인의 생전의 인터뷰 영상이 상영된다. 전시장 옥상에서는 시인의 공간인 자택과 사무실의 풍경을 담은 영상이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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