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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시행 첫날, KB금융만 1호 공시...기업들 '눈치 보기'

기사입력 : 2024년05월27일 17:22

최종수정 : 2024년05월27일 17:22

대표적 수혜업종 '금융株·자동차株' 주가는 변화 無
시장 '관망세'..."당분간 주가 조정, 추가 모멘텀 필요"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정부가 국내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해법으로 도입한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프로그램' 첫날 KB금융이 첫 번째 주자로 나섰다.

금융주는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이자,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업종으로 꼽혀왔다. 해당 기업들도 발 빠르게 대응할 것이란 기대를 받아왔다. 다만 이날 KB금융의 첫 공시 이후 다른 상장사들의 추가 공시는 없었다. 금융주와 자동차주 등 밸류업의 대표 수혜 종목들의 주가도 장 초반 반짝 상승했다가 힘이 빠졌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조정을 거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B금융은 27일 오전 한국거래소 기업공시 채널 사이트인 KIND에 기업가치 제고계획 예고를 안내 공시했다. KB금융은 "이사회와 함께 'KB의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논의해 왔다"며 "이를 토대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마련해 2024년 4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KB금융은 27일 오전 한국거래소 기업공시 채널 사이트인 KIND에 기업가치 제고계획 예고를 안내 공시했다. [사진=KIND 사이트 캡쳐] 2024.05.27 yunyun@newspim.com

금융주는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이에 대한 기대감에 올 들어 외국인들이 국내 금융주를 대거 사들였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주 전체 보유 지분율은 약 59.4%로, 지난 20여년간 형성된 밴드인 43~60%의 상단에 위치한다. 개별 종목의 주가도 연초 대비 20~45%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날 KB금융 외에 추가 공시는 나오지 않았다. 밸류업 공시는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담은 공시 뿐만 아니라 공시 일정을 사전에 안내하는 '예고 공시'도 가능하다. 이날 KB금융의 발표가 '예고 공시'에 해당한다. KB금융이 '1호 공시'로 주목을 받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KB금융이 "4분기 중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다"고 밝혔다. 빨라야 10월 공시를 하겠다는 이야기인데 최소 5개월이 소요된다는 의미다.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주의 주가는 이날 오전 밸류업 시행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였지만 힘이 빠졌다. KB금융은 이날 오전 7만8200원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 대비 1300원(1.69%) 상승했지만, 하락세로 전환했다. 전 거래일보다 600원(0.78%) 내린 7만6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국내 주요 금융사로 구성된 'KRX300 금융 지수'도 이날 오전 1005.96까지 상승하다 종가 기준 994.17이 됐다. 전날 대비 상승률은 1.81(0.18%)이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국내 금융산업의 글로벌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4일 오전 거래소에서 개최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참석 '기업 밸류업,자본시장 레벨업을 위한 한국거래소 핵심전략'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16일 뉴욕에서 국내 금융산업의 국제화를 지원하기 위한 '금감원, 한국거래소, 지자체, 금융권 공동 뉴욕 투자설명회'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유관기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었다. 2024.05.24 yym58@newspim.com

또 다른 수혜 업종인 자동차 주가도 미온적인 반응이었다. 현대차는 전일 대비 2000원(0.75%) 하락한 26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차의 종가는 2000원(2.08%) 상승한 12만2500원이었다.

기업의 자율성만 강조하는 한편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는 부재해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표도 여전하다.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해지면서 당분간 조정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중장기적 기대는 유효하다는 반응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2주간 외국인들이 국내 은행주에 대해 순매도로 전환했다"며 "외국인의 은행주 매수세 재개 및 주가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추가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율, 총주주수익률(TSR) 등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어 밸류업은 중장기적으로 유망하다"면서 "하반기 배당시즌에도 밸류업 모멘텀은 지속될 전망이다. 배당절차 개선에 따라 배당주 및 가치주 모멘텀이 다음해 슈퍼주총 위크 이전까지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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