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터뷰
"예술은 삶의 압축…문화가 좋아야 삶의 질 좋아져"
"청년 세대들, 운명을 뛰어넘자 이런 생각 가졌으면"
"청년들 문화예술 경험 꼭 필요, 긴 안목으로 지켜봐주길"
"순수 예술에 대한 투자·지원 등 대폭 확대할 것"
"외국인이 궁금해하는 건 갈등과 어려움, 어떻게 해결 했는 지"
유럽 자전거 여행중 찍은 동영상 뉴스핌에 첫 공개도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은 '리더에게 듣는다' 코너를 선보입니다. 정부 부처 장관과 CEO 등 각계 사회 지도자들의 고유한 관점과 생각을 들어보는 자리입니다. 이들의 통찰력은 새 에너지의 바탕이 될수 있을 것입니다. 첫 번째 주인공으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모셨습니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세계문화의 중심축으로 성장한 K컬처와 문화, 관광, 체육 정책 등을 물어봤습니다. 유 장관의 견해는 1편과 2편 두차례에 거쳐 싣습니다. '리더에게 듣는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의 특별 인터뷰는 유튜브채널 뉴스핌TV KYD(코리아유스드림) 채널을 통해 방송됩니다.
[서울=뉴스핌] 대담 김용석 문화스포츠 부장·정리 양진영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드문 이력의 소유자다. 배우 출신으로 문체부 장관을 두번이나 역임한 것은 유 장관이 유일하다.
그만큼 누구보다 문화예술계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1974년 MBC 공채탤런트 6기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후 2008년 첫 번째 문체부 장관을 했고 이번에 15년 만에 복귀했다. 첫 장관을 마치고 난후엔 연극 무대로 복귀, '햄릿'과 '파우스트'를 포함한 작품 활동을 활발히 펼치기도 했다. 일과 함께 여행도 많이 다녔다. 국내외 여행을 통해 또 다른 인생을 마주하며 인생 폭을 넓혔다. 유 장관은 두번째 장관 복귀전 유럽 여행중 찍은 동영상을 뉴스핌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자전거 여행과 함께 본 광활한 자연을 풍경을 찍은 영화같은 동영상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에서 뉴스핌과의 인터뷰 중 자신이 제작한 자전거 여행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choipix16@newspim.com |
다시 장관으로 복귀한 그는 "전 세계 K컬처 열풍과 인기는 그동안 차곡차곡 쌓인 우리 국민들의 힘에서 나왔다"라고 했다.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유 장관은 취임 7개월째인 현재 벌써 250여 차례나 현장을 찾아 목소리를 듣고있다.
문화의 힘을 강조한 유 장관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반드시 꽃을 피워낸다는 것이 모두가 K컬처 열풍으로 새삼 체감하는 문화의 힘이다"라며 "시간이 걸리지만 그만큼 아껴주고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주의를 집중해줘야 정말 좋은 문화가 만들어진다. 결국 문화를 좋게 하자는 건 여러분의 삶의 질을 좋게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K컬처 인기 배경과 확산 의미를 묻는 질문에 유 장관은 "하루, 이틀 사이에 이런 일이 생기진 않는다. 아마 꽤 오래전부터 상당히 많은, 여러 분야에서 쌓이고 축적된 힘이 세계 무대에서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는 게 아닌가 싶다. 우선 세계인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공통된 소재에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어떤 전통적인 의미가 굉장히 많이 잘 함축돼 있다. 우리 문화가 아주 우리 것만 고수하지 않고, 세계의 많은 흐름과 같이 잘 만나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게 됐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choipix16@newspim.com |
전 세계인들은 K컬처의 줄기인 K팝이나 K무비, K콘텐츠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 문화 자체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 장관은 이 현상을 짚으며 가장 짧은 시간에 성장과 발전을 이루고, 과정의 갈등들을 나름대로 해결해온 결과라고 봤다.
유 장관은 "국제 콩쿨이나 음악회, 전시, 또 우리 말과 글로 돼있는 우리 문학 자체도 세계인의 박수를 받고 있다. 꽤 오랫동안 예술계나 또는 국민들의 어떤 생활 모습에서 여러 가지가 쌓여서 다른 문화권에 있는 분들이 좋아하게 된 듯하다. 우리가 굉장히 교육열이 높고 근면하고 정말 열심히 살아온 민족이다. 문화엔 그런 것들이 다 녹아있다. 외국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게 어떻게 단숨에 국민 소득이 높아졌냐가 아니고 여기까지 오기까지 수없이 많은 갈등과 그 어려움과 이런 걸 어떻게 해결했는 지다. 그런 게 쌓여서 이만큼 사랑을 받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문화예술계의 현실에 대해서도 말했다. 유 장관은 "가슴 아픈 현장의 소리들은 사실 너무 많다. 사실은 저를 만나 뭔가 얘기하는 분들은 결핍이 있고 그걸 채워주길 원하죠. 특히 젊은 친구들이 뭔가를 하고 싶고, 해야 하는데 자리가 주어지지 않고, 제가 했던 배우를 예를 들면 선택돼야 하는 직업인데 선택을 못받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정말 마음 아픈 건 선택되지 않는다는 거죠. 꿈을 펼칠 장이 없는 경우가 가장 마음 아프다"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choipix16@newspim.com |
유 장관은 이런 문제들을 조금이라나마 해소하기 위해 지난 4월 국립예술단체 청년단원 공모를 크게 늘렸다. 국립오페라단, 국립극단, 서울예술단, 국립발레단, 국립현대무용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합창단, 국립극장, 국립국악원등 전 국립예술단체에서 지난해 95명이었던 규모를 350명으로 3배 이상 확대했다.
유장관은 "도전해볼 기회가 없는 친구들이 최소한 스스로를 테스트해볼 수 있는 장은 있었음 했다. 국립예술단체 청년교육단원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했다. 약간의 교통비와 그래도 국립 타이틀 아래서 스스로를 드러내고 교육도 받고 일정 기간 후엔 배운 것들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도 있을 거다. 내년에는 조금 더 많은 우리 젊은이들한테 그런 기회를 좀 더 많이 만들려고 생각 중이다"라고 밝혔다. 되도록이면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주려 내년에는 1000명까지도 규모를 늘리고 싶은 게 그의 바람이다.
문화예술향유 계층으로 진입하는 청년들에게 순수예술을 접할 기회를 주자는 생각으로 '청년문화예술패스'를 도입한 것은 유 장관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꼽힌다. 만 19세인 2005년생을 대상으로 한 이 정책은 시행 10일여 만에 50%가 넘는 이들이 신청한 만큼 호응도가 높아 성공적인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대해 유 장관은 "젊을 때 특히 문화예술적 경험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라며 내년엔 영역과 예산을 확장하고자 하는 의지도 보였다.
유 장관은 "젊은이들이 많이 보고 많이 읽어야 한다. 박물관·미술관·공연장도 꼭 가야하죠. 직접 경험해볼 수 없는 수없이 많은 역사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다 있다. 유튜브에 없는 게 없다지만 직접 경험하고 눈으로 보고 확인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죠. 가능하면 여러분이 먹고 사는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 하는 시절에 많이 보고 읽고 느꼈으면 한다. 그래서 올해 19세 청년, 성년이 되는 해라도 좀 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자 했죠. 금액이 많은 건 아니에요. 프랑스 같은 경우도 우리 돈으로 56만원 정도의 패스가 있다. 앞으로 더 많이 확대할 생각이고 그 외에도 청년들이 자주 접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고민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젊은이들과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애정도 보였다. 유 장관은 "한 때 잘못을 해서 고생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사회에 적응하기 전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국토 종주를 하며 함께 느끼는 많은 경험과 감정들을 이야기했다. 유 장관은 8년째 위기 청소년들과 자전거로 국토 종주를 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대담을 하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용석 문화스포츠 부장. choipix16@newspim.com |
그는 "어떤 누구도 본인이 만족할 만한 조건을 다 갖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환경이든 경제적으로든 나름대로의 부족함이 있다. 젊은이들의 경우에 특히 자신에 대해 실망하거나 내려놓지 말고 좀 더 넓은 나갈 수 있는 도전을 좀 끊이지 않고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역시 땀 흘린 만큼의 결과가 항상 있어요. 비교하지 말자 그냥 나한테 주어진 운명을 뛰어넘자. 그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K컬처는 전 세계를 집어삼킬 만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이 주는 책임과 부담도 없지 않다. 유 장관은 "우리 문화예술이 아직 정상은 아니고 7부 능선은 넘어온 것 같다"면서 이같은 시각에 동의했다.
유장관은 "책임도 크고 부담도 크다. 아직은 정상까진 조금 남은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알려고 노력하고 특히 우리 말을 배우려는 외국인들이 정말 늘어났다. 예술은 우리 삶의 방식을 압축한 것이다. 더 탄탄하게 준비를 해야 되겠다 생각한다. K팝은 순풍을 타고 잘 가야하는데 자꾸 분쟁이 생기고 이젠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 세계가 주시하고 있으니 중요한 시점이다"라며 "우리 정신을 파는 것이고 종사자들이 대한민국이라는 문화 상품을 내놓으면서 책임감을 훨씬 더 많이 가져줬으면 한다. 정부는 나름대로 과정을 면밀히 잘 살펴서 제도적으로, 법적으로 보완하거나 예산으로 지원할 부분 잘 정리해 볼 생각이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을 더 다지고 만들어야 되겠죠"라며 생각들을 말했다.
과거 '예술하면 살기 힘들다'고 하던 시절에 비해서는 시장이 넓어졌다는 게 유 장관의 인식이다. 그는 "이제는 세계 무대를 상대로 하고 있으니 훨씬 더 좋은 조건과 열린 상황이라 더 많은 도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현장의 많은 예술가들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봤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choipix16@newspim.com |
유 장관은 "과거와 달리 이제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훨씬 더 많은 실험과 창조적인 정신, 도전이 필요하다. 많이 투자도 하고 있고 시장을 넓히기 위해서 정부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 바탕에는 또 순수 예술이 있다. 음악, 미술, 문학, 연극 이런 부분은 아직도 어렵죠. 뿌리가 튼튼해야 파생되는 산업적인 효과도 커진다"라며 "당장 저와 우리 부처의 목표는 내년 쯤에는 훨씬 순수 예술에 대한 투자, 지원 폭을 굉장히 넓힐 생각이다. 국내가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외 홍보 마케팅, 법률적인 지원, 수출을 할 수 있는 제도적인 지원을 더 대폭적으로 해나갈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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