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균주 찾자"...전국 방방곡곡 누비며 동동주·김치 등 물색
5000여개 균주 라이브러리가 경쟁력...산업화까지 20여년 투입
K-프로바이오틱스 꿈꾼다...해외 수출도 추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K팝, K푸드와 같이 한국 프리미엄이 붙은 K-프로바이오틱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주연 hy중앙연구소 신소재개발팀장은 지난 22일 서울 중구 아카데미에서 개최한 'hy 프로바이오틱스 클래스'에서 "세계 시장에 K프로바이오틱스를 믿을 수 있는 제품으로 내놓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hy는 자사의 핵심사업인 프로바이오틱스 사업의 그간 성과와 향후 청사진을 공개했다. 한국형 프로바이오틱스로 세계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김주연 hy중앙연구소 신소재개발팀장이 한국형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05.22 romeok@newspim.com |
일본 야쿠르트 혼샤로부터 유산균 종균을 들여와 발효유 사업을 시작한 hy는 1995년 국내 최초로 유산균 종균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이제 발효유에서 나아가 글로벌 수준의 프로바이오틱스 선두주자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을 비롯해 체내에 들어가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있는 미생물을 총칭하는 말이다. 최근 장내 미생물 환경이 소화, 면역력, 피부, 뇌 등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좌우한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면서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관련해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0.9% 성장한 6조20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프로바이오틱스는 8348억원 수준으로 홍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정혁진 hy 유제품 CM팀 차장은 "장내에 들어간 프로바이오틱스는 젖산을 생성, 건강한 장내환경을 만든다"며 "프로바이오틱스 제품를 8~12주 가량 꾸준히 섭취하면 장내 균총의 변화가 나타나고 실제 건강상의 효능도 체감할 수 있을 것"이고 설명했다.
hy의 경쟁력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준의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다. hy는 중앙연구소 산하 균주라이브러리에 약 5091종의 균주를 보관하고 있으며 등록특허 135건, 균주 특허 76건, 개별인정형 원료 7종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연구원들이 직접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김치, 전, 탁주, 심지어 아기 분변까지 살펴 채집한 국산 균주들이다. 이렇게 확보한 균주를 자연 분리해 기능적 특성을 확인하는 과정에 5~6년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개발된 균주를 개발해 실제 산업화하기까지는 무려 20여년, 이 과정에 들어가는 개발비는 약 30억원 수준에 달한다.
김 팀장은 "아직 상품화되지 않은 균주를 찾기 위해 전국을 돌며 발효식품을 채집했다"며 "실제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동동주에서 찾은 균주에서 간기능 개선 효과를 발견해 발효유 '쿠퍼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라면, 스낵 등 다른 식품과 대비 프로바이오틱스 연구에는 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발효유 배양액과 물, 시럽, 향료 등을 조합해 만든 야쿠르트. 야쿠르트는시판되는 가장 저렴한 프로바이오틱스로 꾸준히 섭취하면 장내 균총 개선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024.05.22 romeok@newspim.com |
현재 hy가 찾아낸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환경개선 ▲체지방감소 ▲간건강 ▲피부보습·자외선 차단 ▲눈건강 ▲장관면역개선 ▲면역증강 ▲근력개선 ▲여성건강 ▲정신건강(스트레스 완화) ▲호흡기 등 다양하다. 장내환경개선 효능의 프로바이오틱스는 실제 발효유 제품 등에 적용되고 있으며 체지방감소와 피부보습 등에 효과를 보인 프로바이오틱스는 인체실험을 거쳐 개별인정형 원료 인증을 획득했다. 그 외 프로바이오틱스를 대상으로는 상업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해외 수출도 추진 중이다. hy는 지난 2021년 자사의 특허 프로바이오틱스(HY7601·HY7714)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규건강식품원료'(NDI)로 승인받은 바 있다. 이듬해인 2022년에는 또 다른 특허 프로바이오틱스(HY2782)에 대한 인증을 마쳤다. 한국형 프로바이오틱스를 글로벌 시장에 적극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김 팀장은 "연구부터 원료 생산과 개발까지 모든 것을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는 곳은 국내에서 hy가 유일하다"며 "hy 자사 균주로 세계 시장에서 'K-프로바이오틱스'라는 타이틀을 얻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