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전세사기 피해자의 보증금 반환채권을 공공이 우선 매입한 뒤 먼저 보상하고 자금을 회수하는 '선구제 후회수' 방안과 관련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컨퍼런스센터에서 전세사기 피해지원을 위한 HUG의 역할 토론회를 열고 '선구제 후회수'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선구제 후회수는 HUG 등 공공기관이 먼저 채권을 매입해 보상을 해주고 나중에 경매 등 구상을 통해 대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현재 관련 법안은 소관 상임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직회부됐으며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 선구제 후회수 방안이 포함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법상 미비점이 있고 조세채권 확인 등 여러 문제가 존재하는 만큼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규철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선구제 후회수 개정법안에 담겨 있는 조치들에 대해서 충분히 논의되고 향후 법 통과가 됐을 때 문제없이 작동될 수 있는 형태였으면 좋았을 텐데 논의과정이 충분치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이장원 국토부 전세사기피해지원단 피해지원총괄과장은 "주택도시기금은 국민에게 잠깐 빌린 돈으로 돌려줘야 한다"며 "소모성으로 써버리고 없애버려도 되는 것인지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쓰는게 맞는지 숙의와 토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도 적잖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가 전세사기 피해자 1만5000명의 평균 보증금을 기준으로 예상 재정 규모를 산정한 결과, 3조~4조원으로 산출됐다. 여기에 향후 매입을 진행할 HUG에선 조직 인력 충원 등 행정비용으로 1000억~3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시민사회대책위원회가 제시한 5850억원의 재정을 감안하더라도 행정비용을 더하면 최대 1조원가량의 금액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법 조항의 모호성도 지적됐다. 개정안에서 규정하는 '우선변제를 받을 보증금의 비율'을 두고 임차보증금의 일정 비율인지, 최우선변제금인지 불명확해서다.
채권의 가치 평가에 대한 문제점도 다수 지적됐다. 우선 지역별, 용도별, 시장상황별로 예상 낙차가율의 변동성이 크고 조세채권에 대한 산정도 쉬운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전세사기 피해자의 임차보증금 채권은 대부분 부실채권에 해당하는 만큼 평가액이 액면 금액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큰데 이에 대한 분쟁도 예상됐다.
전세사기와는 무관한 제삼자에 대한 피해 가능성도 언급됐다. 개정안은 선순위 채권을 할인 매수하도록 하고 있고, 그로 인한 이익을 임차보증반환 채권의 평가금액에 가산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피해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HUG의 재정난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경선 HUG 주택도시금융연구원 박사는 "채권 매입을 통해 발생하는 손실은 작지 않은 수준이 되고 일차적으로 공사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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