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반등…'노도강'만 20주 이상 하락세
노원구, 올해 1분기 서울 자치구 가운데 아파트 거래량 1위
수도권 외곽보다 서울살이 택하는 수요자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서울아파트 가격이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요자들이 관심이 '노도강(노원·도봉·강북)'으로 쏠리고 있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노도강은 서울 집값이 상승장에 들어선 이후 상대적으로 뒤늦게 상승장에 올라타는 지역인만큼 지난 2020~2021년 집값 급등기 나타났던 2030세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의 줄임말)족이 재등장 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역시 집값이 상승 반전할 것으로 에상되고 있다.
서울아파트 가격이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요자들이 관심이 '노도강(노원·도봉·강북)'으로 쏠리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
◆ 서울 집값 반등…'노도강'만 20주 이상 하락세
서울 거래량이 살아나며 집값 역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03% 오르며 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25개구 대부분도 상승세를 돌아섰다. 하지만 노원구(-0.01%) 도봉구(-0.01%), 강북구(-0.04%), 중랑구(-0.01%)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3월 중순부터 보합과 상승 기조를 유지하고 있던 중랑구와 달리 노도강 지역은 지난해 11월부터 20주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노원구와 강북구는 25주 연속, 도봉구는 23주째 내리막이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현대1차' 전용면적 84㎡는 이달 5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8월 직전 거래가인 5억9400만원 보다 54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상계주공11단지' 전용 41㎡는 이달 4억1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12월 4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4개월 만에 4000만원 떨어진 것이다.
강북구 번동 '번동주공4단지' 전용 41㎡는 지난달 3일 3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보다 5000만원 낮은 금액이다. 전용 84㎡ 역시 지난달 5억9999만원에 손바뀜되며 직전 거래보다 3000만원 가량 낮아졌다.
서울 외곽에 자리잡고 있는 노도강 지역은 주로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어 2030세대 영끌 수요의 매수가 두드러졌던 곳이다. 특히 재건축 추진 가능성이 높아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컸던 지역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올해 도입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문턱이 높아진 것과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재건축 분담금 부담 등으로 재건축 추진이 어려워진 여파로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출시된 신생아 특례대출에 따른 효과도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내 다른 자치구에 비해 중저가 매물이 많이 분포돼 있어 신생아 특례대출의 수혜 지역이라는 인식이 확산됐지만 여전한 고금리 기조가 영향을 미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회복이 더딘 상태다.
◆ 노원구, 서울 1분기 거래량 1위…수도권 외곽보다 서울살이 택하는 수요자들
회복세가 더디지만 오히려 수요자들의 관심은 다시 노도강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거래량이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151건이다. 지난달 거래량만 놓고보면 4072건으로 2021년 7월 이후 가장 많은 거래를 기록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올해 1분기 노원구가 679건으로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 이어 송파구(675건) 강동구(555건) 강남구(536건) 강서구(494건) 등 순이다. 노도강 중 한 곳인 노원구는 서울에서도 9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80% 이상으로 가장 높다.
특히 2030세대의 아파트 매수세가 최근 살아나고 있는 추세다. 올해 1분기 전국 집합건물(오피스텔·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 생애 첫 주택매수자는 9만2180명이다. 이 가운데 20~30대가 5만 293명으로 55% 비중을 차지했다. 2021년 1분기(57%)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광역시와 전북특별자치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무주택자 매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이 1079명에서 2457명으로 전년 대비 127.7% 늘었으며 충청북도가 118.2%, 대구광역시가 103.4%, 서울특별시가 90.5%로 뒤를 이었다.
서울의 집값이 상승장에 들어서고 있는 만큼 아직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집값이 형성돼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매수시 대출 부담이 적은데다 결국은 서울에 위치한 만큼 집값 상승장에 올라탈 것이란 기대감이 수요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20~2021년 집값 급등기에도 뒤늦게 노도강 지역에 불이 붙으면서 영끌족에 뛰어들어들면서 거래량이 대폭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가 부동산 매수를 앞두고 있다면 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서울 내 노도강 지역을 두고 고민할 수 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수도권 외곽의 경우 대장아파트가 아닌 이상 상승시기에 서울만큼 오르긴 힘들다는 인식이 있어 노도강으로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 하지만 결국 서울 내 주택공급을 위해선 정비사업이 진행될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영끌족이 지난 집값 급등기처럼 불나방같이 달려들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