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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운용, 미국 ETF '파격 수수료 인하' 숨겨진 전략은

기사입력 : 2024년04월24일 07:10

최종수정 : 2024년04월24일 09:57

운용업계 1위인 삼성운용, 공격적 수수료 인하
한국보다 성장성 높은 미국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
한국 ETF 시장 수익성 빠르게 악화…수익보다 생존
미래에셋도 대응할까? 격화되는 수수료 전쟁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최근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 4종의 총보수를 전격 인하했다. 국내 최저인 0.0099%다. 이는 1억원 당 고작 9900원에 불과하다. 국내 운용사간의 수수료 전쟁이 치열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삼성자산운용의 파격적인 조치는 숨겨진 의미가 상당하다.

◆ 성장성 높은 미국시장 잡겠다는 삼성의 의지

한국에 상장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ETF들을 살펴보면 해외주식형보다 국내주식형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과거에는 별 문제 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래에는 심각한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눈에 띄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주식형 ETF를 살펴보면 한국 관련 상위 10개 KODEX ETF 순자산 가치 합계금액은 17조7000억원이다. 반면 해외 관련 상위 10개 주식형 ETF의 합계금액은 3조7000억원에 불과하다. 국내 주식형이 해외보다 4배 이상 많은 셈이다.

이렇게 한국 주식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미래에는 KODEX ETF의 전체 순자산 가치 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미국 S&P500지수나 나스닥100 지수는 미래에도 꾸준히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운용사들이 신규 ETF 상품을 개발할 때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하는 국가를 선점해야 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투자처는 미국이다. 게다가 미국 S&P와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기를 원하는 미국 외 다른 나라의 유망기업들도 줄 서 있는 상태다. 전 세계 금융의 중심 미국의 위엄이다.

◆ 자존심 버린 삼성…1위가 수수료 전쟁? 중하위권 다 죽어

이번에 삼성자산운용이 총 보수를 연 0.05%에서 0.0099%로 낮춘 ETF는 총 4종이다. ▲KODEX 미국S&P500TR ▲KODEX 미국나스닥100TR ▲KODEX 미국S&P500(H) ▲KODEX 미국나스닥100(H) 등이 그 주인공이다. 4종 모두 삼성이 미래에셋에 비해 순자산가치총액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대표 지수 ETF 상품들이다.

 

이번 수수료 인하로 삼성자산운용의 미국 대표지수 ETF 상품들의 총 보수(0.0099%)는 미래에셋자산운용(0.07%)의 7분의 1 미만으로 낮아졌다. 과거에도 비싸지 않았던 0.05%의 총 보수가 이제는 바닥을 뚫고 지하까지 내려간 셈이다. 경쟁 운용사들의 고민은 삼성자산운용이 ETF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사실이다.

1위가 수수료 전쟁을 벌이면 중하위권 운용사들은 대응하기가 무척이나 난감하다. 미국에서 현재 점유율 2위인 '뱅가드'가 1위 '블랙록'을 강력히 추격하고 있는 비결 역시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 정책이다. 하지만 이는 점유율 낮은 운용사가 점유율을 끌어 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뿐 애초에 1위 운용사가 쓰는 전략은 아니었다.

여기서 삼성의 절박함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냉정히 평가해 보면 삼성의 전략은 영리하다. 어차피 언젠가 수수료는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이는 글로벌 ETF 시장 전반에서 공통되게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결국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1위 자리가 굳건한 지금이 자금력 측면에서도 수수료 전쟁에 유리하다.

중요한 건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이든 미국이든 낮은 수수료 전략은 점유율을 높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점이다. 삼성은 어차피 맞을 매를 자진해서 먼저 맞았다. 선제적으로 움직여 지난 몇 년간 낮아졌던 점유율을 다시 끌어 올리겠다는 의지가 상당하다

◆ 삼성운용, 2위 미래에셋 정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과 달리 국내보다 해외주식형에 강점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형 ETF를 살펴보면 한국 관련 상위 5개의 TIGER ETF 순자산 가치 합계금액은 6조6000억원이다.

 

반면 해외 관련 상위 5개 주식형 ETF의 합계금액은 12조1000억원으로 국내 주식형 규모를 압도한다. 삼성과는 반대로 국내 주식형보다 해외 주식형 ETF 순자산가치가 2배 가까이 많은 셈이다.

따라서 미국 증시가 상승하고 한국증시가 하락하면 미래에셋과 삼성과의 점유율 격차가 자동으로 줄어드는 효과를 누리는 구조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가만히만 있어도 미국 지수들의 상승에 힘입어 미래에셋 ETF의 순자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 삼성운용의 미국 대표지수 ETF 상품 총 보수 파격 인하 전략은 뼈아프다. 특히 미래에셋의 해외주식형 중 순자산가치 1위가 'TIGER 미국S&P500 ETF'로 3조1000억원이다. 또 2위인 'TIGER 미국나스닥100 ETF'의 순자산가치도 3조원이다. 삼성이 사실상 이 2개의 미래에셋 주력 ETF를 겨냥해 총보수 인하를 단행한 셈이다.

미래에셋으로서는 삼성의 수수료 인하전쟁에 대응을 안 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같이 수수료를 내릴 경우 수익성에 큰 타격을 받게 되는 상황이다. 중하위권 운용사들 보다야 훨씬 자금여력이 큰 미래에셋이다. 그래도 이번 수수료 인하 전쟁은 대처하기가 까다롭다.

◆ 삼성과 블랙록, 1위 수성 가능할까?

ETF 전쟁은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세계 금융의 중심인 미국에서도 ETF 전쟁이 한창이다. 미국 ETF 시장점유율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는 블랙록과 뱅가드의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1위인 블랙록의 시장점유율은 5년 전인 2018년에는 40%에 육박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점유율이 꾸준히 감소해 2024년3월말 기준으로는 31.4%까지 낮아졌다. 반면 파격적으로 낮은 수수료를 무기로 한 뱅가드의 ETF 점유율은 28.9%까지 꾸준히 상승해왔다. 블랙록과의 격차는 이제 2.5%에 불과하다.

한국에서는 삼성과 미래에셋의 격차가 3.6%로 좁혀졌다. 한국 1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국 1위인 블랙록은 과연 끝까지 현재의 1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한편 자산운용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선두 운용사들의 과도한 출혈경쟁이 업계 전반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자산운용의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ETF 수수료 인하 전략은 장기적으로 맞는 방향이다. 우량한 미국자산을 늘리지 않고 ETF 전쟁에서 승리하기는 어렵다.

또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도 대만족이다. 이번 수수료 인하 전쟁으로 한국투자자들은 더욱 낮은 수수료로 미국의 지수형 ETF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한국에서 ETF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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