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너박스 1호 대상자' 이강하 경위 등 8명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은 23일 경찰청장 집무실에 선행·모범 경찰관 8명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윤 청장은 지난해부터 '국민의 평온한 일상 지키기'를 경찰청 주요 정책 목표로 정하고 각종 정책을 추진했다. 현장에서 소임을 다한 경찰관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면서 격려해왔다.
이날 행사에는 매월 100만원 가량의 사비를 들여 노숙인들을 돌봐온 것으로 화제가 된 이성우 서울 영등포경찰서 경감이 참석했다. 이 경감은 근무가 없는 날 관내 지하철역 등에 모여 사는 노숙인들을 만나 끼니와 생활필수품을 제공해 왔다.
이 경감은 "입직 후 노숙인들의 생계형 범죄를 자주 접해서 이들이 범죄로부터 멀어질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끼니와 거처, 생활필수품 등을 제공하다 보니 벌써 9년째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며 "정년퇴임을 4년 남겨둔 상황인데 퇴직 후에도 이웃에 대한 도움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한 빌라에 갇힌 모녀를 구하고자 불길로 뛰어들었던 이강하 서울 동작경찰서 신대방지구대 경위도 이날 참석했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이 경위는 근무복이 불탔는데 경찰은 이를 계기로 화재나 흉기난동 등 위험상황에서 현장 경찰관들의 의복이나 장비가 훼손될 경우 무상으로 재보급하는 '아너 박스(Honor Box)'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경위는 아너박스 1호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23일 경찰청장 집무실에 선행·모범 경찰관 8명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경찰청] |
이 경위는 "경찰 근무 중 마주한 가장 큰 화재였지만 겁먹을 겨를 없이 몸이 먼저 반응했다"며 "지난 2월, '아너박스' 1호 대상자로 선정됐는데 기존에는 장비, 피복이 훼손되더라도 사비로 재구매해야 했던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해줘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3월 중앙경찰학교 313기 교육 과정을 수료한 새내기 경찰관도 있었다. 조유빈 순경은 헬스장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남성을 구조해 화제가 됐었다.
조 순경은 "남성 분이 쓰러지신 모습을 봤을 때는 살려야만 한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교육과정에서 배웠던 심폐소생술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지난해부터 현장에 배치되는 신임 경찰관에 대한 중앙경찰학교 교육과정에 현장사례와 실전 체험 위주로 전면 개선하고 제313기 신임경찰 교육부터 적용하고 있다.
또 ▲식당에서 저혈당 쇼크에 빠진 노인을 구조한 신희애 경장 ▲초등학교 앞에서 난동을 피우는 190cm 거구의 주취자를 제압한 김현석 경장 ▲면밀한 도보 순찰로 특수절도죄 수배자를 특정하고, 추격 검거한 김재욱 경장 ▲'집이 쓰레기장 옆'이라는 말을 반복하며 길을 잃은 102세 치매 노인을 안전히 귀가시킨 조은성 순경 ▲16년 간 형사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길에서 주운 신용카드로 범인을 검거한 김민규 경위가 행사에 함께했다.
윤 청장은 "현장 경찰관의 따뜻한 선행과 당당한 법 집행이 하나하나 모여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토대가 마련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경찰청에서도 현장이 살아야 경찰이 산다는 마음으로, 현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