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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원전 복구의 상징' 신한울 원전을 가다…2호기 가동 이어 3·4호기 건설 박차

기사입력 : 2024년04월15일 11:00

최종수정 : 2024년04월15일 11:00

신한울 2호기 상업 운전 개시…허가 신청 10년 만
3·4호기 건설 공사 진행…尹 '원전 복원' 대표 성과
'고준위 특별법' 불발 시 국민 전기료 부담 가중 예상
민주당 제동 우려…"에너지 정책 일관되게 유지해야"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신한울 2호기가 준공되면서 1·2호기를 합해 경북 전력 소요량의 약 47%를 담당하게 됐습니다. 국내 전체 발전량으로 보면 한 호기당 2%씩 총 4%를 책임지는 규모죠."

지난 11일, 세종시에서 4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경북 울진군의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이순범 한국수력원자력 신한울제1발전소 기술실장은 최근 상업 운전을 개시한 신한울 2호기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10년여의 긴 세월을 거쳐 이달 들어서야 정식 가동을 시작한 2호기는 그동안 멈춰 있었던 시간을 거대한 존재감으로 메꾸기라도 하겠다는 듯 외관부터 크나큰 위용을 자랑했다.

신한울 2호기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2024.04.15 rang@newspim.com

신한울 2호기는 지난 2014년 운영 허가를 신청한 지 10년여 만에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이달 5일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원전 생태계 복원을 추진 중인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12월 신한울 1호기의 상업 운전을 개시한 데 이어 쌍둥이격인 2호기까지 총 2기의 원전을 되살려냈다. 인근 부지에서는 각각 2032년과 2033년 준공을 목표로 3·4호기 건설 공사도 진행 중이다.

신한울 3·4호기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던 전임 문재인 정부가 사업을 전면 백지화했으나 윤 정부 들어 건설 재개가 결정됐다는 점에서 원전 재도약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현재까지 생태계 복원 작업은 순조로운 듯 보이지만, 수 년 새 포화를 앞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를 비롯해 아직 현안들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한수원 내부에서는 각종 사업과 정책 등의 제동에 대한 우려 분위기도 감지된다.

◆ 신한울 2호기 상업 운전 개시…서울·경북 전력 각 20% 담당

원전은 1급 국가보안시설로 관리되는 만큼 신한울 2호기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철저한 신원 확인을 거쳐야 했다. 사전에 한수원이 출입 신청을 한 후 개개인이 현장에서 신분과 소지품 등에 대한 검사를 받고, 임시 출입증을 발급 받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사진 촬영과 저장매체 반입이 엄격히 금지돼 있어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은 반납해야 했다.

원전 내부는 원자로 건물과 주제어실(MCR), 터빈 건물, 복합 건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원전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돔 형태의 건물이 원자로가 위치한 격납 건물이다. 격납 건물의 높이는 76.6m로 아파트 약 27층 높이에 달한다. 높이는 아파트와 대비해볼 수 있으나 두께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일반적인 아파트 외벽 두께는 20~30cm지만, 원전 격납 건물의 외벽 두께는 137cm로 아파트의 6배를 웃돈다.

신한울 2호기 주제어실(MCR)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2024.04.15 rang@newspim.com

내부는 상아색을 띄고 있었는데, 이는 일반 페인트가 아니라 물·불·방사선 등으로부터 구조물을 보호하는 방호도장이라는 설명이다. 방수문과 방화문 등 내부의 문들도 모두 특수 제작된 설비들이다. 이 실장은 "비상 발전기 등 주요 설비들은 모두 지상에 위치해 있고, 방화문과 방수문 등이 버티고 있으니 화재나 침수 우려도 없다"고 자신했다.

먼저 원전의 두뇌 역할을 하는 MCR을 찾았다. 이곳은 원전 내 모든 운전 상황을 감시·제어할 수 있는 총괄 통제시설로, 총 11명의 근무자들이 24시간 3교대로 공백 없이 자리를 지킨다. MCR로 들어가는 문은 유난히 거대한데, 두께 6.7m·무게 346㎏에 달하는 방탄·방화문이다. 안으로 들어서니 중심부에 위치한 대형 표시판에 원전 운영 정보가 빼곡히 떠올라 있었다. 각종 계측기와 제어장비, 감시장치 등도 눈에 띄었다.

MCR 한켠에는 아날로그 보드판이 놓여 있었다. 이는 디지털 제어반이 고장났을 때 백업할 수 있는 설비다. MCR에서 상주가 불가능한 상황에 대비한 원전정지제어실도 일반인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져 있다고 한다.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올려둔 이중·삼중의 설계가 돋보였다.

이어 전기를 생산하는 터빈 건물을 찾았다. 핵분열을 통해 발생한 열은 증기를 만들고, 증기는 발전기에 연결된 터빈 날개를 회전시켜 전기를 생산한다. 터빈 건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안전모와 안전화, 발목을 돌려감아 고정시키는 각반 등을 착용해야 했다. 이는 옷자락이 가동 중인 설비 내부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신한울 2호기 내 터빈 건물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2024.04.15 rang@newspim.com

넓직한 내부에서는 고압 터빈·저압 터빈·발전기 등 약 70m 길이의 설비들이 52인치에 달하는 터빈 날개를 돌리며 귀를 울리는 소음을 만들어냈다. 터빈 날개는 분당 무려 1800바퀴를 회전한다. 회전하면서 열기를 띄게 돼 터빈 건물은 영하 날씨에도 영상 30도 가량을 유지한다. 실제 체감하기에도 높은 기온에 금세 얼굴이 달아올랐다. 공간이 온통 소음과 열기로 가득차있어 옆사람과 대화하기도 쉽지 않았다.

신한울 2호기의 연간 예상 발전량은 약 1만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22년 기준으로 국내 총 발전량의 약 1.7%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2호기는 경북과 서울의 전력 소요량의 각각 22.5%와 21%를 담당하는데, 1호기의 발전량까지 합치면 경북 지역에 한해 약 47%까지 올라간다. 이 실장은 "1·2호기에서 만들어진 전력은 경북을 비롯해 신태백변전소를 거쳐 수도권 등으로도 보내진다"고 설명했다.

◆ 신한울 3·4호기 건설 박차…'고준위 방폐물' 처리 숙제

신한울 2호기를 나와 다음으로 찾은 곳은 차로 10분여 거리에 위치한 3·4호기 공사 현장이었다. 41만평에 달하는 탁 트인 대지 위에 작은 점처럼 보이는 수 명의 근로자들이 현장을 누비고 있었다. 우뚝 솟아있는 붉은색과 푸른색의 깃발 2기도 눈에 들어왔다. 붉은 깃발은 3호기가, 푸른 깃발은 4호기가 각각 들어설 곳이라고 한다.

앞서 신한울 3·4호기는 지난 2017년 건설이 중단됐다가 윤 정부 출범 이후 재개가 결정됐다. 1·2호기와 동일한 1400메가와트(MW)급의 신형 가압경수로(APR1400) 모델로 지어질 예정이다. 지난해 6월 실시계획승인을 취득하고 같은 해 12월 주설비공사 계약을 마쳤다. 3호기는 2032년, 4호기는 2033년 준공을 각각 목표로 한다. 현재 부지는 약 60%를 매수한 상태다.

신한울 3·4호기 건설부지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2024.04.15 rang@newspim.com

신한울 3·4호기는 2호기에 이어 윤 정부가 되살린 두 번째 원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노형과 동일한 노형의 국내 건설·운영 경험을 통해 원전 수출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교두보로도 여겨진다. 전체 공사 비용은 11조7000억원 규모로, 건설기간 약 8년 동안 누적 인원 720만여명 참여를 통한 고용 창출과 운영기간 약 60년간 각종 직·간접적인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기대된다.

서용관 신한울제2건설소장은 "국가산업 성장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갈수록 많은 전력 설비들이 필요해지고 있다"며 "신한울 3·4호기가 건설되면 에너지 안보나 경제 전반에 많은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주민들의 기대 이상으로 큰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원전에 있어 아직 해결되지 않은 현안들도 존재한다. 현재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에 보관되고 있지만, 오는 2030년 한빛 원전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포화가 예정돼 있다. 이에 고준위 방폐장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고준위 특별법)'이 발의됐으나 저장용량을 둘러싼 여야 간 이견으로 인해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준위 특별법이 처리되지 못할 경우 임시저장시설 포화로 인해 사용후핵연료의 처리 비용이 증가하면서 국민들의 전기요금 부담이 함께 가중될 수 있다. 원전 밖으로 반출되지 못하고 내부에 계속 쌓인다는 점에서 지역 주민들의 안전도 우려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연료 교체가 불가능해져 원전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다. 원전 생태계 복원을 목표로 신규 건설을 지속 추진 중인 정부의 행보와 정면 대치되는 셈이다.

지난 10일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정부의 친원전 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초 여야가 고준위 특별법 관련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이유도 민주당이 사용후핵연료의 처리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원전의 수명 연장을 막으려는 탈원전 기조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제 22대 국회에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입성하면서 원전산업 전반에 대한 난항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국내 신규 원전 건설과 원전 수출 10기 달성 등 주요한 과제들이 점차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흐름이 꺾일까 봐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며 "에너지 정책은 수십년 뒤의 미래를 내다보고 일관되게 유지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울 1·2호기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2024.04.15 rang@newspim.com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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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3E 12단 '승부수'..."파운드리 2분기 반등" [서울=뉴스핌] 김지나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뺏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HBM3E 12단 제품을 하이닉스 보다 먼저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격적인 HBM 시장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HBM3E 제품에 있어 12단이 아닌 8단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많은 상황이라 HBM3E 12단 제품의 앞선 양산 전략이 맞아 떨어질 진 두고봐야 하는 상황이다.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부는 2분기부터 실적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HBM3E 8단 2분기말부터 매출 발생"...아직 시장 의구심 남아 30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업계에서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공급하고 있고, 2분기 중 양산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HBM3E 8단 제품은 이미 초기 양산을 개시했고,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삼성전자 HBM3E 12H D램. [사진=삼성전자] 현재 HBM 시장에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인공지능(AI)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와 함께 AI반도체로 불리는 HBM에 대한 시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고, 이 시장에 적기에 대응한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주도권을 가져갔다. 반면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보다 시장 대응에 한발 늦긴 했지만, HBM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며 빠르게 SK하이닉스 뒤를 추격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콜을 통해 엿볼 수 있는 HBM 시장에 대한 삼성전자 전략은 SK하이닉스가 HBM3E 8단 공급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 더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HBM3E 12단을 SK하이닉스보다 먼저 양산해 HBM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3E 12단 제품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올해 고객이 원하는 HBM3E 제품은 주로 8단"이라며 "HBM3E 12단 제품은 고객 요청 일정에 맞춰서 올해 3분기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 인증을 거친 다음 내년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HBM3E 12단을 2분기부터 양산하겠다고 밝혔지만, 이것이 공급으로 이어질 진 아직 미지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발표에서 구호적으로 HBM 출하량을 공격적으로 말했는데, 아직까진 고객 승인이나 공식적인 발표가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에서 의구심은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 공급규모는 비트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고, 해당 물량은 고객사와 공급 합의를 완료했다"면서 "내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공급할 계획이고, HBM3E 비중은 연말 기준 판매수량의 3분의 2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1분기 저점, 2분기 반등 매출성장"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의미 있는 점은 역대 1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최대 수주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4나노미터 공정에 있어 수율은 안정화시켰다. 이에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 되는 한편 라인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SNS]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단공정 2, 3나노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에 있고, 특히 4나노 공정 수율 안정화에 따라 티어 1고객을 중심으로 제품 생산을 크게 확대했다"면서 "이로 인해 역대 동기 최대 수주실적 기록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는 점진적 시황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라인 가동률이 개선됨에 따라 매출은 1분기 저점을 찍고, 2분기부터 반등해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테일러에 있는 파운드리 공장 역시 단계적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는 시장 고객 수주 상황에 맞춰 미국 테일러 공장을 단계적으로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첫 양산 시점은 2026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맞물려 5개 분기 만에 반도체 사업부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는 DS사업부 1분기 매출액은 23조1400억원, 영업이익은 1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68% 늘었다. 전체 실적 기준으론 매출액 71조9200억원, 영업이익 6조61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액은 13%늘고 영업이익은 932% 급증했다.   abc123@newspim.com kji01@newspim.com 2024-04-3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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