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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세의 건축가 안도 타다오 "나는 아직도 매일이 청춘이다"

기사입력 : 2023년03월31일 13:20

최종수정 : 2023년04월01일 11:32

한솔 뮤지엄 산 10주년전 '안도 타다오-청춘'개막
나오시마 프로젝트 등 전세계 대표작 250점 공개
"이인희 고문, 용기있고 뛰어난 여성..잊지 못해"

[원주=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특유의 검은 옷차림의 세계적인 건축거장 안도 타다오(b.1941~). 31일 한국의 미디어들을 만난 그의 첫 일성은 "나는 아직도 매일 매일이 청춘이다"였다.

안도 타다오가 한국을 찾았다. 일본 오사카에서 왔다는 그는 "촌스런 도시죠"라고 살짝 농을 쳤다. 오사카는 안도의 고향이자, 전세계를 오가며 프로젝트를 펼치면서도 평생 고집해온 삶의 터전이다. 고교 중퇴의 복서인 그를 건축가로 만들어준 곳도 오사카다. 한솔그룹의 뮤지엄 산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안도 타다오-청춘'전을 4월1일 개막한다.

[원주 뉴스핌]=원주 뮤지엄 산에 모인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 중인 안도 타다오. [사진=이영란 기자] 2023.03.31 art29@newspim.com

전시 타이틀에 '청춘'을 집어넣은 것에 대해 안도 타다오는 자신의 하루 하루가 건축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청년의 자세로 더 나은 설계를 향해 끝없이 도전하겠다는 신념을 그는 청춘에 빗대 표현했다. 거장은 말했다. "살아있는 동안은 모두가 청춘이다. 내가 설계한 이 미술관(뮤지엄 산)을 많은 이들이 찾아 청춘을 느끼길 바란다. 그런데 청춘으로 살려면 자연 속에 있어야 한다. 여기는 물이 있고, 벽돌담이 있고, 좀 더 들어가면 뛰어난 미술품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장녀이자, 이건희 회장의 누이였던 이인희 고문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20년 쯤 전이다. 이 고문이 찾아와 미술관을 지어달라고 했다. 뮤지엄 후보지는 강원도 원주의 산등성이였다. 그래서 '서울에서도 두시간 걸리는 이 산골에 누가 오겠어요'라고 되물었다. 그런데 이 고문은 대단했다. 확고한 믿음으로 진격했다. 그래서 나는 여성들이야말로 용감하다고 생각한다"고 회고했다.

[원주 뉴스핌]이영란 기자= 안도 타다오 건축의 출발점이자 근원적 주제었던 '빛괴 기하학'의 추구를 잘 보여준 오사카 이바라키의 '빛의 교회'. 정면에 뚫린 십자가 슬릿으로 들어오는 빛으로 널리 알려진 작은 예배당이다. 1987~1989. [사진=이영란 기자] 2023.03.31 art29@newspim.com

당시 이인희 한솔문화재단 이사장은 '아시아에, 아니 세계에 없는 미술관을 만들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이 오지 않겠느냐'라고 건축가에게 물었다. 안도 타다오는 "이 고문의 예측이 맞아 이제는 연 20만명이 오는 곳이 됐다"며 "지금은 고인이 된 이 고문은 의욕과 열정의 표상이었다. 앞으로 뮤지엄 산은 계속 성장할 것이다. 5년, 10년이 지나면 관람객도 더 늘고,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남자들은 이 곳을 가자면 '뭐 볼 게 있다고 그 먼 데를 가느냐'고 뻐튕기는데 여성들의 손에 끌려 결국 오게 된다. (문화를 이해하고 사랑하니)여성의 시대다. 그러니 여성들이여, 도전을 포기하지 마시라"고 했다.

안도 타다오는 노출 콘크리트 건축으로 유명하다. 콘크리트를 택했던 이유는 "건축은 자연과 어우러져야 한다. 콘크리트는 프랑스에서 오래 전 만들어져,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대단히 일반적인 재료다. 나는 그 걸로 특별한 걸 만들고자 했다. 내 콘크리트는 철근이 들어 두껍지 않고, 간결해서 어디나 잘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프랑스와즈 피노 케링그룹 명예회장의 의뢰로 파리 옛 상업거래소 건물을 현대미술관으로 바꾼 안도 타다오의 최신 프로젝트. 건물 내부의 로툰다에 높이 10m, 직경 30m의 초대형 콘크리트 원통을 삽입하는 초유의 대담한 공간이 오랜 리노베이션을 거쳐 완성됐다. 피노 회장의 도전적인 현대미술 컬렉션이 들어선 새 뮤지엄 '브루스 드 커머스 피노 컬렉션'은 코비드 이후 파리의 새로운 미술명소로 부상 중이다. [사진=이영란 기자] 2023.03.31 art29@newspim.com 023.03.31 art29@newspim.com

인터뷰 내내 안도 타다오는 '푸른 사과'를 거론했다. 푸른 사과는 '희망'을 가리킨다. 그는 "100세까지 살 것이다. 여러분들도 그러길 바란다. 그러려면 지적 능력과 체력이 필요하다"며 "나는 최근에 천국과 상담을 했다. 그랬더니 '20년 더 살고 오라'는 전갈을 받았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에게 좌절된 프로젝트에 대해 묻자 "죄절된 프로젝트, 정말 많았다. 오사카에서 아주 오래 전 집 내부에 알이 들어간 건축을 시도했는데 혹평 일색이었다. 그런데 2010년에 중국 상하이에서 이를 다시 구현했다. 사람들이 싫어했던 프로젝트였는데 다시 그걸 실행할 수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과감하고 특이한 것일수록 사람들은 일단 거절부터 한다. 수용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개의치 않는다. 마음 속에 잘 간직하고 있으면 언젠간 실현되니까"라고 밝혔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상하이 폴리 대극장'. 2009-2014. 상하이 북서쪽 뉴타운에 만들어진 오페라하우스를 품은 복합 문화공간이다. 안도는 직접적 상징의 외관 대신 솔리드와 보이드, 큐브와 튜브가 교차하며 자아내는 내부 공간의 강렬함으로 대극장을 표현했다. [사진=시게오 오가와] 2023.03.31 art29@newspim.com

한국의 수도 서울이라는 도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고유한 컨텐츠가 있어야 한다. 도시가 발전하려면 또 매력이 있어야 한다. 어제 서울대학교에서 강연했는데 지적 열기가 대단했다. 한국의 미래가 밝다고 느껴졌다"고 평했다.

안도는 자신의 개인적인 삶은 '계속 절망적인 인생'이라고 공개했다. 수술을 통해 담낭 췌장 십이지장 등 5개의 장기를 적출했음을 토로하며 '자신처럼 장기 5개를 적출하고 전세계를 돌며 일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전시에 맞춰 안도 타다오가 뮤지엄 산에 설치한 '푸른 사과' 조각. "청춘은 인생의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이라고 믿는 안도는 청사과처럼 푸르고, 무르익지 않은 도전정신으로 가득찬 사회를 꿈꾸며 이 조형물을 만들었다. '영원의 청춘'이라는 글귀가 작가의 사인과 함께 새겨져 있다. [사진=이영란 기자] 2023.03.31 art29@newspim.com

안도 타다오는 "일을 하기 위해 매일 푸른 사과를 만지고(한번 만질 때마다 1년씩 더 산다는 사과다) 하루 만보씩 걷고, 식사는 30분에 걸쳐 되도록 천천히 한다. 아, 그리고 매일 꼭 책을 읽는다. 절망에 머물지 않고, 청춘을 유지하며 살려면 이같은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 한국과 일본처럼 학력 위주의 사회에서 나같은 사람이 살아남으려면 더 많은 노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모두 나만의 푸른 사과(희망)를 열심히 만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건축을 위해서는 좋은 클라이언트가 관건이다. 나오시마 예술섬 프로젝트, (파리 옛 상업거래소 건물 내부에 원형의 콘크리트 실린더를 넣은) 브루스 드 커머스 같은 건축이 좋은 예다"라며 "지구 환경과 기후가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도 건축을 통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 천국 상담에서 20년을 허락받았느니 더 잘, 더 젊고 뜻있게 살려 한다"며 말을 맺었다. 최근들어 안도 타다오는 전세계에 어린이 도서관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를 전개 중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원주 뮤지엄 산의 야외조각공원 한 켠에 새로 조성된 '명상관' 내부. 안도 타다오가 설계했다.[사진=이영란 기자] 2023.03.31 art29@newspim.com

뮤지엄 산이 개최한 '안도 타다오-청춘'전은 도쿄 파리 밀라노 상하이 베이징 대만에 이은 7번째 국제 순회전이다. 전시는 '건축이란 무엇이며, 건축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질문한다. 건축의 원점을 돌아보고, 건축의 역할을 함께 사유해보는 자리다.

1부 공간의 원형, 2부 풍경의 창조, 3부 도시에 대한 도전, 4부 역사와의 대화로 짜여진 전시회는 안도 타다오가 일평생 인간과 호흡하는 건축, 기하학적 빛의 추구, 공간과 도시가 유기적으로 서로 말없이 이어지는 건축을 대담하게 구현해온 작가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흔히들 건축전시는 모형과 스케치만 나와 재미 없다고 여길 수 있으나 안도의 이번 전시는 원본 드로잉과 영상, 다양한 모델과 입체자료, 사진 등이 효과적으로 어우러져 거장의 변화무쌍한 예술 실험과 치열한 도전정신을 한자리에서 음미할 수 있다.

1부에서는 '도시게릴라 주택 프로젝트'로 다듬어진 안도 타다오의 초기 작업에서부터 1990년대 중반에 이르는 작품들이 출품됐다. 오사카 주거 밀집지역에 오밀조밀 붙어있던 3채의 집 중 한 채를 콘크리트 중정주택으로 재건해 도심 속에서 숨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안도의 출세작 '스미요시-이즈마 주택'을 비롯해 '빛의 교회' 등 초기 대표작이 나왔다.

[서울 뉴스핌] 뮤지엄 산은 원주시 문막 오크밸리 단지에 기러기가 하늘을 나는 형상으로 조성됐다. 길이 700m에 이르며, 모두 4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사진은 알렉산더 리버만의 강렬한 대형 조각으로, 이인희 고문이 생전에 수집 설치한 뮤지엄 산의 '얼굴'에 해당되는 컬렉션이다. [사진=이영란 기자] 2023.03.31 art29@newspim.com

2부에서는 안도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긴 일본 나오시마 섬의 베네세하우스 뮤지엄과 오벌, 지추미술관 등이 소개됐다. 도시 확장과 재건에 있어 풍경을 창조하는 안도의 출중한 도전정신을 살필 수 있는 섹션이다. 특히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의 창조가 아니라, 지역이 품어온 공동체의 기억을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3부에서는 1970년대 도시게릴라 프로젝트로 출발한 안도가 공공주택 등의 프로젝트에서 어떻게 그 도전정신을 확장 발전시켰는지 짚어볼 수 있다. 4부 '역사와의 대화'는 도시 재생과 공간 재생에 있어서 가장 탁월한 역량을 구가해온 안도 타다오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코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15세기 낡은 세관을 현대미술관(푼타 델라 도가나)으로 재생시킨 프로젝트 등은 역사의 흐름과 정착된 순간 속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고, 과거에 '현대의 장소성'을 절묘하게 심어 '도시및 공간 재생' 분야에서 단연 세계 최고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한가지 특기할만한 것은 안도 타다오가 자신이 직접 설계한 뮤지엄에서 자신의 회고전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이다. 전시에는 한국에서 안도가 시행한 프로젝트(뮤지엄 산, 본태박물관, 마음의 교회, LG아트센터, 유민미술관, 한화인재경영원 등)을 비롯해 예술의 섬 나오시마 인스톨레이션, 미국 포트워스 현대미술관, 뉴욕 그라운드 제로 프로젝트(계획안) 등 반세기간 거장의 건축세계를 대표하는 작품들이 총망라됐다. 전시는 7월 30일까지.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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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신공항 시공사 교체되나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장기간 표류한 부산 가덕도신공항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국토교통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교체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시공사가 전면적으로 바뀔지 주목된다. 2029년 개항이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국토부가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공사측은 공사기간 연장, 공사비 증액을 포함한 게약조건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덕도신공항 공사 입찰 당시에도 우선협상대상자가 수의계약으로 결정된 만큼 국토부가 재입찰을 진행해도 대체 시공사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결국 양측이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상당기간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가덕도신공항 공사 개요 및 국토교통부, 현대건설 컨소시엄 간 부지조성공사 기본설계 조건 입장 차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현대건설 "국토부 공기·공사비 못 맞춰… 안전 1순위" 8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가덕도신공항 기본설계안 변경 사유를 담은 시공단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타당성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수의계약 취소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지만, 어느 쪽을 선택하든 개항 연기는 막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이번 주 중으로 정부에 공사기간을 기존 7년에서 9년으로 연장해야 하는 사유를 담은 설명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컨소시엄은 지난주 국토부에 기본설계도서를 제출하면서 공사기간을 108개월로 제시했다. 국토부는 즉각 입찰공고에 제시된 공기(84개월)보다 2년이 더 필요한 구체적 사유와 설명자료 제출 등을 요구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건설하는 10조5300억원의 규모 사업이다. 당초 2035년 6월 개항으로 추진됐지만 '2030 부산 세계 박람회'(엑스포) 유치 국면을 맞아 5년 이상 당겨졌다. 엑스포 유치가 무산된 후에도 정부의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 방침은 그대로 유지됐다. 현대건설은 최대 깊이 60m에 달하는 대심도의 연약 지반을 매립해야 하는 공항 부지 특성상 지반 개량을 위해 해상 구조물인 케이슨을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케이슨은 육상에서 만든 뒤 해상으로 옮겨 바다에 가라앉힌 다음 안에 흙이나 모래를 채우는 방식으로 설치한다. 이 과정에서 약 7개월의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사업지 주변은 태풍이 발생하면 파도가 12m에 이르는 먼바다에 해당하는 지역이기에 높은 파도에 대비한 안전 시공법도 적용해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보고서에도 "파랑의 영향을 크게 받는 12월~2월이나 태풍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7월에는 해상작업일수가 한 달에 10일 미만"이라며 "해상운반, 거치, 케이슨 속채움 등의 해상작업이 어렵다"고 적혀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6개월간 25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사업성을 재검토한 결과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설계하려면 108개월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며 "현재로서는 기본설계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공사비 역시 정부가 내놓은 10조5000억원보다 최소 1조원을 증액해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 형평성 안 맞아 시공단 바꾼단 국토부… 업계 반응은 "글쎄" 부산시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적정 공사 기간과 현장 여건, 시공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건설 계획을 제시해달라"며 "지역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신속히 착공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국토부도 강경한 입장으로 맞섰다. 컨소시엄이 기본설계 기간을 준수하지 않으면 재입찰을 진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즉시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구성해 차회 입찰방식 등을 신속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 또한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대건설이 국토부가 내건 조건에 맞춰 기본설계를 보완해온다면 그에 맞춘 조치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플랜B'를 가동할 수밖에 없다"며 재입찰 검토에 힘을 실었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부터 공기 준수를 주요 요건으로 내세운 만큼 현 컨소시엄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입찰 의사를 보였다가 포기한 타 건설사와의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국토부가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실격 처분(DQ)을 내리고 재입찰을 진행하는 것보다 공기 협의를 하는 방향이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에 더욱 유리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항 건설 자체가 고난도인데다 해상 매립까지 수반하는 공사임에도 주어진 기간이 과도하게 짧다 보니 선뜻 손을 드는 회사를 찾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서다. 최초 입찰 때도 이 같은 이유로 네 차례나 입찰이 유찰된 바 있다. 당시 공동도급 제한 조건이 과도하게 까다롭다는 비판이 일었다. 공사 규모가 10조원 이상인데 10대 건설업체 중 2개 업체를 초과해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없어 공사를 마치기 위한 위험 부담과 비용이 크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국토부는 3개사까지 참여 가능한 것으로 조건을 수정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기가 당초 계획보다 절반가량 줄어든 데다 해안가 공사라 지반 침하 문제도 있어 난도가 매우 높다"며 "금액을 떠나 이런 공사는 위험 부담이 커서 참여하려는 회사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또한 공사기간 연장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박영강 동의대 명예교수는 "파도가 많은 외해에 속하는 가덕도 앞바다에 플로팅(해상에 부유하는 구조물을 설치하는 방식)과 같은 획기적인 공법을 적용하는 데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훈구 KDI 재정투자평가실장은 "해외 유사공항 사례에서 보듯이 해상공항은 사업기간이 6~9년 정도 소요된다"며 "통상 매립공사에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연약지반 처리, 호안공사(매립지 테두리를 만드는 공사) 등에도 다수의 인력이 장기간 사용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5-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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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첫날 교황 선출 실패...검은 연기 [뉴욕 런던=뉴스핌]김근철· 장일현 특파원=새 교황 선출을 위해 7일(현지시간) 시작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 회의)에서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9시쯤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성당 굴뚝 위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는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 133명의 첫 투표에서 선거인단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었다는 의미다.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예배당의 지붕 굴뚝에서 7일(현지시간) 밤 교황 선출 실패를 알리는 검은 색 연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kckim100@newspim.com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단의 3분의 2 이상 지지로 새 교황이 선출되면 교황청은 투표 용지를 태워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를 피우고, 아니면 검은 연기로 투표 결과를 알린다. 첫날 회의에 새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기경들은 시스티나 성당에 계속 머물면서 8일부터는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 하루 최대 네 차례 투표해 제267대 교황을 뽑게 된다. 지난 2013년에는 다섯 번째 투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됐다. 콘클라베는 가톨릭 규정에 따라 교황이 선종한 뒤 15∼20일 사이에 시작한다. 콘클라베 방식의 교황 선출은 1274년 그레고리오 10세가 정립했다. 정치적 외압이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추기경들을 한곳에 몰아넣고 차기 교황을 뽑을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시스티나 성당은 19세기 후반부터 콘클라베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콘클라베에서는 모든 추기경이 후보인 동시에 유권자이다. 따로 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각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적어 내며,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벽화가 있는 제단 앞에서 비밀 투표를 반복한다. kckim100@newspim.com 2025-05-0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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