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교육

속보

더보기

[기고] 문명과 '말·먹거리·종교'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미국 미드웨스트대학원 오세열 교수

'로마제국 쇠망사'를 지은 18세기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Edward Gibbon)은 모든 역사적 과정이 파괴와 변형과 재건을 의미하며 모든 쇠퇴속에 진보의 기회가 놓여있다고 말했다.

헌팅턴은 그의 저서 '문명의 충돌'(1996)에서 세계 주요 문명을 8개로 구분하고, 냉전 종식 이후 상이한 문명에 속한 국가와 집단 사이의 갈등은 결국 전쟁과 파괴를 수반할 것으로 예상했다. 두드러진 대립은 서구문명과 비서구문명의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며 그 충돌 원인은 서구의 오만함, 이슬람의 편협함, 그리고 중국의 자존심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미드웨스트대학원 오세열 교수

하버드대학의 그레이엄 앨리슨교수는 저서 '예정된 전쟁'(2017)에서 역사적으로 선두국가가 부상하면 그를 추격하는 경쟁국가는 두려움을 느끼게 되며 결국 전쟁으로 치닫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를 '투키디데스의 함정'으로 부른다.

앨리슨은 지난 500년 세계역사에서 신흥국가의 부상이 기존 패권 국가와 강하게 충돌한 사례 16개를 선정해 이를 증명했다.

그중 가장 악명 높은 사례로, 20세기초 공업국으로 급성장한 독일이 맨 꼭대기 자리를 확고부동하게 차지하고 있던 영국의 입지를 뒤흔들기 위해 벌였던 1차세계대전을 비롯해 연이은 2차세계대전, 중·일 전쟁을 포함해 12번 사례가 모두 전쟁으로 끝났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리는 인간의 일상 삶과 동물세계에서도 적용된다. 인류역사에서 최초의 살인사건으로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형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사건과 형 에서와 동생 야곱의 갈등 등도 이에 해당된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는 사자집단의 수컷우두머리와 도전자간의 혈투, 비즈니스에서 기존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이에 도전하는 애플의 관계 등에서도 이러한 논리는 적나라하게 적용된다.

따라서 현재 급부상한 신흥 강대국 중국이 기존세력 판도를 쥐고 있는 미국을 흔들면 양측의 무력충돌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여러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은 패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총(guns)·균(germs)·쇠(steel)'(1997)는 UCLA 지리학과 다이아몬드 교수의 저술로 인류문명사에서 나라사이의 경제, 사회, 문화적 발전속도 차이는 전쟁무기인 총(guns)과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으로 대표되는 균(germs), 그리고 갑옷과 군함, 탱크 등 전쟁병기를 경쟁적으로 만드는 강력한 쇠(steel)에 있다고 보았다. 이와 같이 헌팅턴, 앨리슨, 그리고 다이아몬드는 인류문명의 파괴, 충돌, 그리고 전쟁 등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인류문명의 파괴와 쇠퇴가운데도 끊임없이 재건과 진보의 기회는 있어왔다. 한국의 성신여대 지리학과 권용우 명예교수는 최근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말(language)·먹거리(industry)·종교(religion)'(2024)라는 저서에서 나라와 도시를 중심으로 언어와 먹거리산업, 그리고 종교에 의해서 인류는 다양하게 발전해 온점을 강조하고 있다. 헌팅턴, 앨리슨, 다이아몬드가 인류문명 발전사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지적한 반면 권용우 교수는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측면을 적시하고 있다.

영어는 세계 137개국이 제1언어로 사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세기 동안 세계를 석권하는 언어로 자리잡아왔으며, 그에 따라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들이 세계문명의 발전을 이끌어오고 있다. 언어의 기원을 살펴보면 중국 한자는 갑골문자에서 발전해 왔고, 영어 알파벳은 고대 페니키아문자로부터 따온 것이다.

전 세계 7천여 개 언어 가운데 저자 한 사람에 의해 문자가 발명되어 온 사례는 거의 없다. 그런 면에서 한글은 세종대왕이라는 한 저자가 발명한 세계 언어 역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위대한 문자임에 틀림없다. 오늘날 한글의 우수성과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먹거리 산업이 어떻게 국가발전과 연결되는가. 스위스의 예를 들어보면 자명하다. 스위스는 지리적으로 사면이 육지로 둘러 쌓여 바다를 통한 무역 기회가 차단되어 있는 나라다. 또한 천연자원이 전혀 없어 농업과 목축업외는 나라경제를 발전시킬 모티브가 거의 없는 형편이었다.

이러한 근본적인 약점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 고안한 것이 시계산업이다. 스위스 롤렉스시계를 비롯한 기계식 아나로그 시계가 한동안 세계시계시장을 석권했다. 그러나1969년 일본 세이코가 정확함에서 기계식을 압도하는 쿼츠(quartz) 시계를 개발하자 스위스 시계 산업은 곧 쇠퇴하기 시작했다.

스위스는 다시 천혜의 자연경관을 내세워 관광산업을 살리고, 여러 고부가가치 산업을 일으켜 지금까지 세계 일등국가의 자리를 굳히고있다. 이와 같이 도시는 먹거리산업을 중심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종교는 역사적으로 오래 전부터 각 국가와 도시의 수호신으로 자리잡아왔다.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의 주요 종교가 발흥해 오다가 오늘날 기독교가 세계인구의 31.2%를 차지하면서 최대 종교로 발돋움하고 있다.

성신여대 지리학과 권용우 명예교수는 30여년간 세계 60개국 주요도시를 발로 뛰어 얻은 증거를 분석한 결과 독자적인 언어를 가지고 고유의 산업을 일으키며, 기독교 신앙 등 종교적 신념으로 뭉쳐있는 나라는 부흥하고 발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이아몬드교수가 문명과 도시의 흥망성쇠(興亡盛衰: rise and fall) 원칙 중 망과 쇠의 요인으로 총·균·쇠를 파악한 반면 권용우 교수는 각 도시와 국가의 지리, 역사, 문화는 말(Language)로, 경제는 먹거리산업(Industry)으로, 문화는 종교(Religion)로 인간의 총체적 생활상을 가늠할 수 있다고 결론짓고 있다.

 

▲오세열 교수는=미국 미드웨스트 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30여년간 성신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명예교수다. 미국 미드웨스트 대학에서 목회학 박사를 취득해 활동하고 있는 현직 목사이며 교수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wideope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혜훈 "韓 경제, 회색코뿔소 상황"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가 29일 지명 후 첫 출근길에서 "한국 경제는 오랫동안 많은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무시하고 방관했을 때 치명적인 위협에 빠지게 되는 회색코뿔소(Gray Rhino)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임시 집무실이 차려진 서울 종로구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가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는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고물가 고환율의 이중고가 민생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본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12.29 choipix16@newspim.com '회색코뿔소'라는 용어는 미국 경제학자 미셸 워커가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사용했다. 지속적인 경고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을 말한다. 이 후보자는 "단기적 대응을 넘어서서 더 멀리 더 길게 보는 그런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며 "이런 맥락에서 기획예산처가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한 5대 구조적 문제점으로는 인구, 기후, 극심한 양극화, 산업 대격변, 지방 소멸을 꼽았다. 다만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발생한 '위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예산과 기획을 연동하는 방식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기획과 예산을 연동시키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불필요한 지출은 찾아내서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그런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국민의 세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되게 하고, 그 투자는 또다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이런 전략적 선순환을 기획예산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후보자는 '현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별도로 (간담회 등의)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야당 정치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유'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12-29 10:00
사진
다시 '청와대'…李대통령, 오늘 첫 출근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부터 청와대로 공식 출근한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지 약 3년 7개월 만으로,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도 '청와대'로 다시 돌아간다. 이 대통령이 출근하기에 앞서 이날 오전 0시부터 용산 대통령실에 걸려 있던 봉황기가 내려가고 동시에 청와대에 게양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옛 국방부 청사인 용산 대통령실로 마지막 출근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부터는 청와대에서 집무한다. [사진=대통령실] 봉황기는 대통령 재임 중 상시 게양되는 국가수반의 상징이다. 우리나라의 국화(國花)인 무궁화를 가운데 두고, 상상 속의 새 봉황 두 마리가 마주 보는 문양이다. 봉황기는 윤석열정부 시절 한 번 하기된 바 있다. 올해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선고하면서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로 출근함에 따라, 업무표장(로고) 역시 과거 청와대 것으로 돌아간다. 용산 시대가 저물고 청와대 시대가 다시 시작되는 셈이다. 이 대통령의 청와대 연내 복귀는 많은 해석을 낳는다. 새해부터 국민주권정부의 새 출발을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과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등의 사건이 벌어진 지난 정부와의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 등이다.  청와대가 다시 문을 열면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대통령 집무실이 여민관에 마련된 점이다. 청와대는 크게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본관' ▲비서관실과 수석실이 분산 배치된 '여민관 1~3동' ▲외빈 맞이와 행사를 갖는 '영빈관' ▲'대통령 관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 등으로 구성된다. 박근혜 정부까지는 대통령 집무실이 본관에 위치했다. 참모들이 근무하는 여민관과 500m 떨어져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집무실을 참모진이 있는 여민관에 마련해 거리를 좁힌 바 있는데, 이 대통령도 여민관에 집무실을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본관 집무실과 여민관 집무실을 함께 쓴다는 방침이다. 주로 쓰는 집무실은 여민관이다. 여민관에서 일하는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참모진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다.  국가상징구역 종합계획도 [자료=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대통령 집무실이 '구중궁궐'이라는 비판을 듣는 청와대로 이전을 한 만큼 국민과의 소통이 제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실도 이를 의식 중이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지난 7일 "청와대 이전 후에는 대통령 일정과 업무에 대한 온라인 생중계 등을 더 확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청와대 시대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꾸준히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의 입지가 확정되기도 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의 대통령 세종집무실 목표 준공 연도는 2030년 상반기다. 아직 목표만 세운 단계라 더 늘어질 수도, 더 당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 12일 행복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조금 더 서둘러야 할 것 같다"며 공정 단축을 주문한 바 있어 준공 시기가 조금 더 앞당겨 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pcjay@newspim.com 2025-12-29 06:0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