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감성어사전 8 [ 4월 ]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록그룹 딥퍼플도 '4월은 잔인한 달' 노래
박목월의 '윤사월' 속 보릿고개의 처연함
최백호 노래처럼 '봄날이 오면 뭐하노 그쟈'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4월이라고 나지막하게 속삭이면 마음이 아프고 아프다. 우리에게 4월은 모든 것이 활짝 피는 계절이 아니라 위로하고, 추모해야할 것들로 가득한 시간이다. 꽃은 폭죽처럼 한꺼번에 피지만 처연함을 지울 수 없고, 자욱한 황사 속에서 숨 쉬기가 고통스런 시간이다. 그래도 4월은 마침내 오고야만 봄을 마음 가득 담는 계절이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4월의 한가운데 피어난 벚꽃의 자태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 사진 = 오광수 ] 2024.04.03 oks34@newspim.com

록그룹 딥퍼플의 '애이프릴(April)'은 그런 4월을 가장 잘 표현한 노래가 아닐까. '4월은 잔인한 달(April is Cruel Time)'이라고 외치는 노랫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T.S.엘리엇의 시 '황무지'를 오마주했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어/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는 시구처럼 이 노래에서도 '아직도 4월엔 비가 내려요/ 온 마을이 고통에 시달리면/ 당신은 내게 왜 그런지 묻겠지요'라고 노래한다. 짐작했듯이 이 노래는 화창한 4월을 노래하지 않는다. 존 로드의 오르간 연주로 시작하여 오케스트라와 리치 블랙모어의 기타 솔로가 이어진 뒤에야 보컬 로드 에번스의 노랴가 등장한다. 총 12분 길이의 대곡이다. 이들의 무직비디오 역시 황무지의 한 가운데서 음울한 연주를 이어가는 게 전부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영화 '서편제'의 한 장면. 2024.04.03 oks34@newspim.com

사이먼 앤 가펑클의 '애이프릴 컴 쉬 윌(April come she will)' 속의 4월도 그리 달콤하지는 않다.
'4월이 오면 그녀가 올 것이다/ 봄비로 시냇물이 넘쳐흐를 때/ 5월이면 내 품에서/ 편히 쉴 것이다/ 6월이면 벌써 변심하여/ 밤거리를 배회하리라/ 7월이면 훌쩍 떠나갈 것이다….'
만남과 이별의 정서를 경쾌함으로 포장하여 듣는 이의 가슴을 뒤흔든다. 더스틴 호프만(벤자민 역)과 앤 밴크로포트(로빈슨 부인)가 출연한 영화 '졸업'에 나오는 노래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비바람에 떨어진 벚꽃잎. [사진 = 오광수 ] 2024.04.03 oks34@newspim.com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고 썼던 박목월 시인에게도 4월은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다.
'송홧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이고/ 엿듣고 있다' -'윤사월(閏四月)' 전문.
흔히 보릿고개로 표현되면 춘궁기의 힘든 시간을 넘겨야하는 '눈먼 처녀'의 곤궁한 삶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그에게도 4월은 '잔인한 달'이었던 셈이다.

4월은 참 짧게 느껴진다. '화무십일홍'이 가장 잘 어울리는 봄꽃은 피었다 싶으면 이내 지고 만다. 비라도 한 번 내리면 목련꽃잎은 흙탕물에 뒹굴고, 벚꽃잎은 속절없이 빗물에 씻겨나간다. '허무한 봄'을 노래한 곡이 자주 눈에 띄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로 시작하는 '사철가'는 구전되어 내려오는 단가다. 영화 '서편제'에서 유봉(김명곤 분)이 송화(오정해 분)를 데리고 가는 장면에 삽입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봄은 찾아 왔건 만은/ 세상사 쓸쓸하더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날 백발 한심하구나'로 이어지는 노랫말이 봄처럼 짧은 인생의 허무를 노래한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최백호 앨범 재킷. 2024.04.03 oks34@newspim.com

'봄날이 오면은 뭐하노 그쟈/ 우리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데/ 꽃잎이 피면은 뭐하노 그쟈/ 우리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데.'
낭만가객 최백호의 '그쟈?'도 나른한 봄날의 한가운데 텅 빈 마음을 노래한다. '그래도 우리 맘이 하나가 되어/ 암만 날이 가도 변하지 않으면'이라고 위로해 보지만 헛헛하기는 마찬가지다. 최백호가 부르면 허무의 색깔은 더 간절해진다.

새순이 돋고, 꽃이 피고, 새가 우는 4월은 찰나의 순간에 우리 곁을 떠난다. 청춘은 다시올 봄을 기다릴 수 있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는 봄이 아쉽다. '내가 내년에도 저 꽃을 볼 수 있을까'라는 노인의 탄식은 그래서 간절하다. 남은 4월의 낮과 밤을 허투루 보내지 말 일이다.

oks3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안세영 11승, 배드민턴 새 역사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안세영이 배드민턴 새 역사를 쓰면서 2025년을 마무리했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23·삼성생명)은 21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중국·2위)를 2-1(21-13 18-21 21-10)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월드투어 파이널은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 8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이다. 안세영은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대회 정상에 섰다. 안세영. [사진=BWF] 1게임은 안세영이 주도했다. 8-8 이후 랠리 싸움에서 우위를 잡았고, 왕즈이의 범실이 겹치며 21-13으로 먼저 가져갔다. 2게임에서는 흐름이 바뀌었다. 왕즈이가 공격 정확도를 끌어올리며 리드를 지켰고, 안세영은 추격했지만 18-21로 내줬다. 3게임은 체력전 양상 속에서 왕즈이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안세영은 수비 범위를 유지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15-6까지 달아난 뒤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챔피언십 포인트를 한 점 남겨둔 20-10에서 왼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절뚝거렸다. 주심은 메디컬 타임을 주었지만 안세영이 원했던 스프레이는 뿌리지 못한 채 경기에 다시 돌입했다. 안세영은 얼굴을 찡그리며 고통을 참고 뛰었다. 대각선 하프 스매시로 셔틀콕을 상대 코트에 떨어뜨려 '96분의 대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안세영. [사진=BWF] 승리가 확정되자 안세영은 관중을 향해 양손 손가락 한 개씩을 펴 보이며 '11승 세리머니'를 했다. "짜요"를 외치며 열띤 응원을 펼치던 중국 홈관중을 침묵시켰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왕즈이와의 상대 전적에서 16승 4패의 절대 우위를 점했다. 특히 올해 펼쳐진 여덟 차례의 맞대결에서는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전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기량 차를 입증했다. 안세영의 시즌 11승은 2019년 모모타 겐토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다. 시즌 성적은 73승 4패로 승률 94.8%다. 남녀 단식을 통틀어 한 시즌 6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 가운데 최고 승률이다. 안세영. [사진=BWF] 상금 기록도 새로 썼다. 파이널 우승 상금 24만 달러를 더해 시즌 상금 100만3175달러를 기록했다.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넘긴 최초의 선수다. 커리어 누적 상금도 257만 달러로 역대 최고다. 안세영의 2025년은 11승, 최고 승률, 최고 상금. 결과와 내용 모두에서 한 시즌의 기준을 다시 세웠다. 세계배드민턴연맹은 안세영이 파이널스 챔피언에 오르자 SNS에 시즌 11승, 최고 승률, 최고 상금을 거둔 한국의 안세영 사진을 게재하면서 'GOAT'라는 단어를 새겨넣어 그녀가 이미 리빙 레전드임을 인정했다.   psoq1337@newspim.com 2025-12-21 19:45
사진
군 마트 매출 상위 4개 모두 '술'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올해 1∼11월 군 마트 판매량 상위 4개 품목이 모두 주류로 집계됐다. 국군복지단 소속 PX(군 마트)가 병영 내 '생활복지 시설'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판매 구조는 사실상 '주류 중심'으로 재편된 셈이다. 논산 육군훈련소 본점 군 마트 전경. [사진=국방부 제공] 2025.12.21 gomsi@newspim.com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간 내 판매량 1위는 A 캔맥주(2398만개)였으며, 이어 B 캔맥주(2171만개), D 캔맥주(1400만개), C 소주(256만개) 순으로 나타났다. 네 품목 판매량을 합치면 총 8025만개, 매출액은 918억6948만원에 달한다. 군 마트 내 A 캔맥주 가격은 1000원으로, 편의점 평균가(2250원)의 절반 이하다. C 소주 역시 1060원으로, 시중가(1800원)보다 약 40% 낮은 수준이다. 복지단이 대량 구매 및 유통 수수료 절감으로 단가를 낮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E 화장품 세트가 전체 1위(323억6621만원)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83만개로, 군 마트 판매가(3만8930원)는 온라인 최저가(29만원)의 약 7분의 1 수준이다. 유용원 의원은 "군 마트는 장병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임에도, 실제 판매 비중을 보면 주류와 화장품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며 "복지 취지에 맞게 품목 구성과 가격 체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gomsi@newspim.com 2025-12-21 15: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