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장 100여곳 공석...경영 공백 장기화
상반기 60여곳 임기만료...낙선 보은인사 우려
선거철·정권교체기마다 공공기관장 인사 몸살
법 개정해 대통령 임기와 맞추고 공백 없애야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공공기관장이 공석인 곳이 100곳이 넘는다. 내달 진행되는 국회의원 총선 이후에나 임명될 전망이다.
최영수 경제부장 |
기관장이 총선 출마로 중도에 사퇴한 곳도 있고, 임기가 끝났지만 공모를 추진하지 못하는 곳들도 적지 않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총선 이후 낙선자에게 대한 보은인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주요 공공기관장 줄줄이 공백…정부 정책 공전
올해 상반기 기관장의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도 총 60여 곳이나 된다. 정권 3년차에 공공기관장이 대폭 교체되는 셈이다.
공공기관장의 임명은 단순히 해당 공기업만의 일은 아니다. 정부 정책의 실무를 집행하고 관리하는 일이 대부분 공공기관의 몫이다. 민생과 직결된 실무를 담당한다는 점에서 공공기관장의 공백은 최소화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대통령 임기와 공공기관장의 임기가 엇박자를 이루면서 정권 중에 교체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번처럼 총선 시기와 맞물릴 경우 교체 폭이 더욱 커지고 경영공백이 장기화되기도 한다.
정권 말에 자행되는 이른바 '알박기' 인사는 새 정부의 정책을 발목 잡는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과거 '블랙리스트' 사건 이후 이유 없이 공공기관장을 해임할 수 없다.
때문에 지난 정부 임명자를 쫓아내기 위해 무리하게 감사를 하면서 소모적인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또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불리한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관가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처럼 구조적인 문제가 수없이 지적돼 왔지만, 우리 정치권은 답을 알면서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 22대 국회 제도개선 '숙제'...소모적인 갈등 없애야
총선 이후 새 국회는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기 바란다.
새 정부의 국정철학에 맞춰 공공기관이 운영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의 임기와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맞추고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박근혜정부 말 정부가 이 같은 개선방안을 추진하려 했지만 갑자기 정권이 바뀌면서 추진되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도 2년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 뚜렷한 개선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실효성 없는 공모 절차도 손질해야 한다. 임원추천위원회에 실권을 부여하든지, 아니면 공모 절차를 간소화해 공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장의 임기도 손질할 필요가 있다. 공기업 사장의 임기(3년)는 좀 더 늘리거나 유연하게 적용해 능력있는 인사가 장기간 경영할 수 있도록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
반면 준정부기관은 임기를 2년으로 줄이고 1년 단위로 연임 여부를 적용한다면 대통령 임기(5년)와 좀 더 수월하게 맞출 수 있다.
정부의 손발 역할을 하는 공공기관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자. 그게 바로 민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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