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지난 한 달간 전국을 뜨겁게 달궜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논란이 대학별 정원 배분 확정에 따라 '형식적'으로 마무리 됐다. 의료진 사퇴 등 의료계의 극렬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예정대로 2000명 증원 정책을 강행했다.
이번 의대 정원 확대 추진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드러났다. 수십년째 동결된 의대 정원을 비롯한 의료 수가, 지역간 의료 격차, 사실상 일방적이었던 정부의 증원 규모 결정 등 복합적 형태였다.
의대 정원 확대 결정에 대한 파장은 잔잔한 파동으로 이어져 어느 시점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대학 입시는 임팩트의 서막이다.
김범주 사회부 차장 |
대학들은 늦어도 다음달까지 전형 절차를 결정해 승인을 받은 후 2025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확정해야 한다.
대학별 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지만, 올해를 포함한 향후 2~3년 동안의 대입은 변수가 클 것이라는 관측이 압도적이다.
특히 재수생을 비롯해 직장인까지 의대 진학을 위해 대입 준비에 뛰어드는 상황이다. 초중고교 등 학교급별 대응 전략부터 모두 새로 세워야 할 판이다.
전 연령대에서 '의대 진학'을 외치면서 사교육계가 뜻하지 않은 호황을 누리게 됐다. 고소득에, 정년 없고, 사회적 지위까지 누릴 수 있는 의사라는 직군이 현재 우리 사회 직업군에 던지는 화두는 고민할 여유도 없이 사교육비 급증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 됐다.
학교급별로 의대 쏠림이 심해지면서 사교육 활성화도 우려된다. 서울 유명 학원가에서는 이미 '초등 의대반'이 성행하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의대 입시에 필요한 중2~3학년의 교육과정까지 다룬다.
고교 진학에도 기존과 다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인재전형 선발 전형을 노린 '지방 유학'도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학교는 지방에서, 학원은 서울에서'를 반복하는 사례가 늘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으로 '사교육비'는 역대급으로 치솟을 가능성도 남겨뒀다. 지난해 대통령의 킬러문항 배제 발언으로 입시가 흔들린 이후 초·중·고교생 사교육비는 27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고교생의 사교육비 증가세가 7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점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의대' 증원으로 입시에 새로운 판이 형성됐다. 새 버전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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