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30만 달러 배상금 지급 피하고 항소 나서
최종 판결에 수년 걸릴 수도
재정 리스크는 여전히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8년전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거액의 배상 판결에 항소하기 위해 9160만달러(약 1207억원)의 공탁금을 8일(현지시간) 납부했다.
이에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에 대한 8330만 달러(약 1100억원)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 항소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앞서 뉴욕남부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1월 26일 캐럴이 제기한 명예훼손 위자료 청구 소송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8330만 달러의 배상금을 내야 한다고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캐럴이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추행과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였음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계속 캐럴을 거짓말쟁이로 몰아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측은 이 배상금을 부과한 법원 판결 집행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뉴욕 연방지방법원의 루이스 캐플런 판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 뉴욕주 대법원에 들어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장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을 피하고, 항소를 이어가기 위해 공탁금을 납부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탁금은 페더럴 인슈어런스 등 보험사 등을 통해 조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캐럴은 항소 재판등 사법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배상금을 받을 수 없으며, 이 절차는 앞으로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캐롤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 이외에도 최근 자산 가치를 부풀려 금전적 이득을 취한 사기 혐의로 기소된 민사 재판에서도 패배, 4억5400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한다.
그는 이밖에도 현재 맨해튼 뿐만 아니라 워싱턴DC, 플로리다주, 조지아주의 검찰로부터 대선 개표 개입과 조작, 기밀 문서 유출 혐의 등으로 총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했다. 형사 기소에 적용된 중범죄 혐의만 총 91건에 이른다.
오는 11월 대선에 나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같은 사법 리스크와 함께 각종 천문학적인 배상금과 벌금, 소송 비용 등을 대선 기부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재정 리스크에도 직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