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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창극으로 재현한 셰익스피어 비극의 정수 '리어' 재공연

기사입력 : 2024년03월07일 13:41

최종수정 : 2024년03월13일 16:10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은 창극 '리어'를 3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리어'는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을 창극화한 작품으로, 2022년 초연 당시 서양 고전을 우리 언어와 소리로 참신하게 재창조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무용⸱연극⸱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는 정영두가 연출과 안무를, 한국적 말맛을 살리는데 탁월한 극작가 배삼식이 극본을 맡았다. 음악은 창극 '귀토'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등에서 탄탄한 소리의 짜임새를 보여준 한승석이 작창하고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음악감독 정재일이 작곡했다.

[사진=국립극장]

국립창극단 '리어'는 시간이라는 물살에 휩쓸리지 않으려는 인간의 욕망과 어리석음을 2막 20장에 걸쳐 그려낸다. 창극 극본을 집필한 배삼식 작가는 셰익스피어의 글을 단순히 각색한 것이 아니라, 우리말 맛을 살려 대본을 새롭게 썼다. 원작을 보면서 '천지불인(天地不仁, 세상은 어질지 않다)'이라는 노자의 말을 떠올린 배 작가는 삶의 비극과 인간 본성에 대한 원작의 통찰을 물(水)의 철학으로 불리는 노자 사상과 엮었다. 안무와 연출을 맡은 정영두는 현대무용 안무가로 활약해온 특기를 살려 신체의 움직임만으로도 상황을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동선과 춤을 구성했다.

초연 당시, '셰익스피어 비극과 창의 한 서린 울부짖음이 최상의 조화를 빚어냈다'고 호평받은 창극 '리어'의 음악은 한승석과 정재일이 완성했다. 작창가 한승석은 증오‧광기‧파멸 등 비극적인 정서를 담은 무게감 있는 소리를 선보이면서도 '장기타령', 서도민요 중 '배치기' '청사초롱' '투전풀이' 등 대표적인 경기민요를 차용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작품 분위기에 활기를 더했다. 작곡을 맡은 정재일은 앰비언트 사운드 등의 현대적인 음향과 서양적인 화성을 결합한 음악으로 판소리 고유의 시김새와 선율의 독특함을 증폭시켰다. 특히, 1막 후반부 증오와 광기, 파멸의 소용돌이 속 리어가 독창하는 장면은 작품의 백미다.

물의 철학을 근간으로 한 극본에 맞춰 무대도 자연스럽게 '물'의 이미지로 구현된다. 무대디자이너 이태섭은 무대에 총 20t 물을 채워 수면의 높낮이와 흐름의 변화로 작품의 심상과 인물 내면을 표현했다. 물이 잔잔하고 고요할 때는 마음을 비추는 거울처럼, 태풍이 불 듯 출렁일 때는 휘청거리는 삶의 형상처럼 작품의 정서를 투영한다. 변화무쌍한 물의 속성을 활용한 무대에서 배우들은 15cm 높이의 물을 헤치며 걷거나 뛰고, 넘어져 허우적거린다. 등장인물이 온몸으로 절규하는 장면에서는 사방으로 튀고 흩어지는 물이 감정을 배가시키고, 극 후반부 왕국을 놓고 벌어지는 수상전투 장면에서는 천둥과 뇌우를 표현한 조명이 어우러져 비장미와 비극성을 극대화한다.

국립창극단 '리어' 공연 사진 [사진=국립극장]

국립창극단 간판스타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각각 리어왕과 그의 신하 글로스터 백작 역을 맡아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도 노인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 두 배우는 더욱 농익은 소리와 깊어진 연기로 분노와 회한, 원망과 자책으로 무너지는 인간의 비극을 섬세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국립창극단의 '작은 거인' 민은경은 막내딸 코딜리어와 광대를 오가는 1인 2역으로 극과 극의 매력을 펼친다. 명료한 역할 분석과 무대 위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이소연이 첫째 딸 거너릴을, 호소력 짙은 소리를 지닌 왕윤정이 둘째 딸 리건을 연기한다. 이외에도 에드거 역의 이광복, 에드먼드 역의 김수인 등 열다섯 명의 소리꾼이 극한의 에너지와 기량으로 무대를 압도한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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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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