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최근 갖가지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애플(AAPL)이 연초부터 중국에서 판매 부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제 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 미·중 갈등 속 중국 내 애국 소비 기류 등이 맞물리며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올해 첫 6주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줄었다.
애플 아이폰15 프로맥스 [사진=블룸버그통신] |
화웨이에 밀려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판매량도 올해 첫 6주 동안 감소했으나, 애플에 비하면 낙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 기간 오포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고, 비보와 샤오미는 각각 15%, 7%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화웨이의 판매량은 64% 증가했으며, 화웨이에서 분사한 아너는 판매량이 2% 늘었다.
이에 따라 애플의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19.0%에서 올해 15.7%로 떨어지며 4위로 밀려났다. 1위는 비보(17.6%), 2위는 화웨이(16.5%), 3위는 아너(16.3%) 순이다.
지난주 애플이 알리바바그룹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가격을 최대 1300위안(한화 약 24만원) 할인했지만, 판매 부진을 막지 못했다.
오포와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화웨이가 지난해 기습 출시한 '메이트 60'이 큰 인기를 끌며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을 대거 잠식했다.
카운터포인트의 닐 샤 애널리스트는 미국 CNBC에 "화웨이가 아이폰으로 떠났던 소비자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면서 "애플이 화웨이의 위협을 느끼고 있으며 애플이 아닌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화웨이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난 2022년 4분기 중국 폭스콘 공장 차질로 인해 이듬해 1월 아이폰 생산량이 늘었으며, 이로 인해 지난해 1월 이례적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적이 있다면서 이로 올해 1월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애플은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4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으로부터 약 18억4000만유로(한화 약 2조7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애플 전 세계 매출의 0.5%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이어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 같은 소식에 5일(현지시간) 정규장 개장 전 애플의 주가는 2% 가까이 하락한 17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에 밀렸다는 평가 속에 애플의 주가는 올해 들어 6% 가까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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