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사천·계파 갈등 수면위로…與 반사이익 효과
'尹心 없었다' 평가…해운대갑에 주진우가 유일
영남권·강남 3구 공천 변수…"원팀 이뤄야 승리"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이 오는 4월 10일 22대 총선을 앞두고 '시스템 공천'을 앞세우며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특히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공천 과정에서 사천 등 계파 갈등 논란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며 반사이익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아직 걸림돌이 남았다. 보수 정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영남권과 강남 3구(갑·을·병)에 대한 공천을 하지 않았다. 특히 영남권의 경우 당선 가능성이 높은데다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가 많기 때문에 공천 결과가 발표될 경우 컷오프(공천배제) 된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1.16 leehs@newspim.com |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공천 신청을 받은 전체 242개 지역구 중 164개(68%) 지역구 본선 진출자와 경선 대상자를 가려냈다. 선거구 획정이 완료되지 않아서 보류한 지역구를 포함해 공천을 확정하지 않은 지역구는 총 78곳이다.
국민의힘 공관위에 따르면 공천 기준은 국회의원 및 원외당협위원장의 경우 ▲경쟁력(40) ▲도덕성(15) ▲당 기여도(15) ▲당무감사(20) ▲면접 접수(10)을 합산했다. 또 비(非)당협위원장의 경우에는 ▲경쟁력(40) ▲도덕성(15) ▲당 및 사회 기여도(35) ▲면접(10) 점수를 합산해 평가했다.
특히 현역 의원 컷오프는 하위 10% 총 7명이며, 동일 지역구 3선 이상(22명)에게는 경선 득표율을 15% 감산하기로 하며 정치 신인들이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또 경선에서 강남 3구를 제외한 수도권과 충청·호남·제주에서는 국민 여론조사 80%, 당원 투표 20%로 진행하기로 했다. 나머지 지역은 국민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 각각 50%다.
이 같은 기준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공천 과정에서 큰 반발은 없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서는 공천 과정을 두고 계파 공천, 밀실 공천 등의 논란이 발생하지만, 이번 국민의힘의 시스템 공천 과정에서 이 같은 논란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특히 국민의힘 공천을 두고 이른바 "'윤심(尹心)'이 작용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통령실 출신 가운데 단수추천을 받은 인사는 장성민(경기 안산시상록구갑)·주진우(부산 해운대갑)·전희경(경기 의정부갑)·이승환(서울 중랑을) 등 4인이 전부다.
장성민·전희경·이승환 예비후보의 지역구가 모두 험지이자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텃밭'으로 불리는 영남권에 단수추천이 된 인사는 부산 해운대갑에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뿐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까지 시스템 공천이 잘 작동되고 있는 것 같다. 매번 공천 때마다 나오는 계파 공천, 밀실 공천이라는 이야기는 민주당 쪽에서만 나오고 있지 않나"라며 "우리 당이 지난 총선 패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은 항상 공천 과정에서 대통령실 인사를 주의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계파 갈등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공천 과정에서는 특혜보다 공정한 경선을 추구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2.19 leehs@newspim.com |
국민의힘 공관위가 공천을 확정하지 않은 지역구 78곳 가운데, 영남권 공천 결정에 따라 현역 물갈이 폭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영남권 현역 56명 가운데 19명이 경선 없이 본선에 진출하게 됐고 20명은 경선이 결정돼 물갈이 폭이 예상보다 적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금까지 컷오프(공천배제) 된 현역 의원은 비례대표인 서정숙·최영희 의원 뿐이지만, 영남권 공천이 결정되면 숫자가 대폭 증가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국민의힘 공관위가 수도권 및 일부 지역에 대해 재공모 또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전략공천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두고 반발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경선이 곧 본선'이라고 불리는 강남 갑·을·병 지역구 공천 여부도 관심사다. 강남을의 경우 윤석열 정부의 참모인 박진 전 외교부 장관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공천을 신청했지만, 박 전 장관은 서울 서대문을에 출마키로 했으며 이 전 비서관 역시 수도권 험지 배치 가능성이 높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총선의 패배, 현재 민주당의 공천 과정을 잘 살펴봐야 한다. 영남권의 경우 '경선이 곧 본선'이라고 불리는 만큼 공정한 경선을 진행해야지, 내리꽂는 전략공천은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공천 과정에서 잡음은 생겨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과정을 얼마나 잘 대처하는지가 중요한 것"이라며 "국민의힘 모든 후보들이 힘을 합쳐 '원팀'을 이뤄야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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