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제3지대가 성공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얻으려면 국민 속에 있어야 의미가 있다. 그런데 웃긴 건, 지금 3당은 여의도에만 있다는 거다"
지난 9일 제3지대 신당들이 '통합 빅텐트'를 이루기 전, 한 야권 의원에게 신당에 관한 생각을 묻자 이같은 답이 돌아왔다. 뒤이어 그는 "국민들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3당이 열린 공간이 될 수 있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윤희 정치부 기자 |
해당 의원의 지적이 유독 뇌리에 짙게 박혔던 건 그즈음 현장에서 접한 유권자들의 목소리에서 신당과 관련한 어떤 기대나 관심을 찾을 수 없었던 까닭이다.
2월 초 이재명 대표 일정 동행 차 내려간 광주에서 만난 한 상인은 신당 체감도를 묻는 기자에게 "저런 사람들이 있구나 정도지 관심 없다"며 손사래 쳤다. 광주에서만 20년을 살았다는 택시 기사도 "우리 전라도에선 (정치인들) 얼굴 보기 싫어 뉴스 안 본다는 사람들도 많다"며 "나간 사람들은 관심 없다"고 일갈했다.
지난 16일 '한강 벨트' 격전지로 주목받는 서울 광진구에서 만난 상인은 "여야 모두 잘못하고 있다. 신당도 믿음직스럽지 않다"고 토로했고, 같은 날 인터뷰에 응한 80대 남성 역시 "신당은 통 눈에 안 보인다. 조국, 송영길 같은 사람들도 신당 만든다 하지 않냐"며 냉소를 보였다.
혁신과 새로움을 논하며 나선 3지대가 이처럼 유권자들로부터 불신받게 된 배경엔 결국 신당 역시 기존 정치권의 구태를 답습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자리하고 있다.
당장 전직 양당 대표들 간 연대로 새로운 정치 지형을 열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던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체제의 '개혁신당'은 출범 열흘 만에 내홍에 휩싸이며 분열 기로에 섰다.
지난 1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가운데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선거운동 지휘권을 맡기는 안건이 통과되면서, 양당제 폐해 극복을 다짐했던 당초 포부와 달리 개혁신당은 한동안 난항을 겪을 듯 보인다.
4·10 총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다. 비단 개혁신당뿐 아니라 대안정치를 이뤄내겠다 선언한 제3지대 세력이라면 어디든 여의도를 벗어나 민생 현장으로 나가야 한다. 당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이전투구가 아닌, 구체적 정책 노선을 확립하기 위한 경쟁에 앞서야 한다.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명확한 정체성으로 구현해 대중에게 전달하지 못하는 신당의 말로는 도태 혹은 분열일 수밖에 없다. 그 경우 3지대 앞 자주 따라붙는 '합종연횡', '이합집산'과 같은 오명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음은 더욱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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