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돌발 노래 부르던 '금쪽이'
무대 세워 친구들 박수 받자 달라져
PBS, '문제행동'→'긍정적 행동' 교수법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시간 강사 선생님을 하루 만에 도망가게 한 우리 반 '금쪽이'에게 '긍정적 행동지원'(PBS)교수법을 적용했더니 행동이 도미노처럼 달라졌어요. PBS에 대해 꼬치꼬치 묻고 교사를 지적하고 따지던 어머님도 아이의 행동이 달라지니 협조자로 변하셨죠."
문수정 좋은교사운동 위기학생연구회 수석연구원은 14일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에서 열린 '교실 속 정서행동 위기 학생 지원방안'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사진=뉴스핌DB] |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3월부터 PBS 교수법을 초등학교에 확산하기 위해 '교실 속 문제행동 지도 가이드북'(가이드북)을 4월 말까지 현장에 배포하고, 초등 교원 및 전문직 직무 연수 교육과정을 개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PBS 교수법은 아동의 문제행동을 긍정적 행동으로 변환시키거나, 대체 행동을 만들어 통해 문제행동을 교정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수업 중 갑자기 노래를 부르는 학생이 있다면, 이 학생이 학급에 기여하는 형식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문 연구원은 "교실에서 갑자기 노래를 부르는 학생이 있었는데, 이 학생에게 학급 생일 잔치 때마다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했고 아이는 처음으로 친구들의 박수를 받는 경험을 했다"며 "문제 행동을 긍정적 행동으로 전환하니 이게 변화의 마중물이 됐다"고 설명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PBS교수법은 2012년부터 특수학교 중심으로 시행해 왔고, 이때 시행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반 학교를 대상으로 PBS 교수법을 확대 적용하려고 한다"며 "좋은교사운동본부와 서울교육청이 가이드북을 만들었고 이는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활용할 수 있는 대중 버전"이라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PBS 교수법을 금쪽이에게 시행하기 위해 금쪽이 부모님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앞으로 서울시교육청에서 정책으로 나와 그럴 필요가 없어져 좋다"고 덧붙였다.
교실 속 문제행동 지도 가이드북.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
교육청은 PBS를 예방적 지원, 전문적 지원, 집중적·개별적 지원 3단계로 나눠 단계별로 지원할 예정이다. 아동의 문제행동이 심각하다고 판단될 경우 정신과 의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15명의 '마음건강 전문가'가 학교를 방문해 개별 상담을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예방적 지원은 모든 학생에게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 지원방안으로, 서울 PBS 홈페이지 온라인 상담창구, 교원Wee자문단 운영, 마음EASY선별검사, 관계가꿈 프로젝트젝트 등을 교원이 활용할 수 있다. 전문적 지원은 행동 중재 전문가가 학교에 방문해 학생 관찰 및 행동 중재 계획을 수립하는 절차를 밟아 문제행동을 해결하는 단계다. 집중적·개별적 지원은 분야별 전문가팀이 개입한다. 필요시 병원과 연계하고 치료비도 1인당 100만 원까지까지 지원한다.
또 연수를 통해 현직 교사를 '행동 중재 전문 교사'로, 퇴직 교사를 '긍정적 행동 지원가'로 양성하고 이들을 학교에 투입할 예정이다.
다만 PBS 교수법은 전체 서울 초등학교에 당장 확대되는 것은 아니며, 학부모가 관련 교수법이나 지원을 거부할 시 강제할 수도 없다.
구자희 서울시교육청 평생진로교육국장은 "학교에서 자발적으로 신청하면 교육청에서 지원할 예정"이라며 "문제 행동이 일어났을 때 교사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는 아니다"고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문제행동이 공격적 행동으로 나타나 교권 침해, 학교 폭력으로 됐을 때는 학교 준사법절차가 작동하게 되는데, 서울교육청은 이를 예방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며 "PBS 지도 방법론을 적용해서 문제 행동 상당 부분을 준사법절차로 가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