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명절...상차림 음식도 간편식이 대체
명절 앞두고 냉동 간편식 인기...전류·만두 매출↑
1인 가구 겨냥한 편의점 도시락도 눈길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설 명절을 맞아 식품·유통업계가 '명절 간편식' 경쟁에 나섰다. 간편하게 명절 식사를 해결하려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명절 상차림을 완성할 수 있는 간편식 세트뿐만 아니라 혼자 명절을 보내는 1인 가구를 위한 도시락 등 수요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9일 SSG닷컴에 따르면 설을 3주 앞둔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냉동 가정간편식(HMR) 매출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신장했다. 냉동 간편식 중에서는 '전류(163%)'는 가장 높은 매출 신장세를 보였고 대표 명절 음식인 떡국 재료인 만두·전병류' 매출은 93% 증가했다.
특히 냉동 간편식 전체 카테고리 매출 상위 10개 중 6개는 전통적인 인기 상품인 동그랑땡, 떡갈비, LA갈비 등이 차지했다. 명절 음식을 필요한 만큼만 간편하게 준비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여파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도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호텔컬렉션' 냉동국탕류의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추석 대비 165%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일반 국탕류 간편식 판매증가율 62%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설 명절을 앞두고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하려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냉동 간편식이 호응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오뚜기는 최근 명절을 앞두고 자사 제품인 '옛날 매콤잡채',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오즈키친을 통해 출시한 떡갈비 등이 소비자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대상 청정원도 설 명절 직전 '육즙가득 촉촉한 한입떡갈비'를 출시했다.
현대그린푸드 그리팅은 명절 상차림 제품들을 선보였다. 음식의 맛과 모양은 유지하면서 치아가 약한 고객도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연화식(軟化食)을 비롯해, 건강반찬, 영양밥 등 HMR(가정간편식) 제품을 5~20% 할인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간단한 한 끼 식사' 대용인 간편식이 명절 가족상을 넘보고 있는 모습이다. 온 가족이 명절음식 준비로 분주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손쉽게 기존에는 재료 준비와 손질, 조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면 최근 간편성이 높은 HMR으로 대체하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간편식을 활용하면 조리과정이 복잡한 잡채, 떡갈비 등도 프라이팬, 전자렌지로 쉽게 만들 수 있다.
더 플라자어세 선보인 명절 투 고(To-Go) 세트로 차린 밥상. [사진=한화호텔앤리조트] |
명절 상차림 세트도 주목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더 플라자는 명절 상차림 수고를 덜어주는 투 고(TO-GO) 상품과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갈비찜, 잡채, 전 등 5~6인분 메뉴로 구성한 한상 세트다. 해당 명절 세트는 출시 후 2~3일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갤러리아백화점도 명절을 맞아 한우, 굴비, 과일, 공산품 등 다양한 고급 식재료를 혼합해 구성한 상차림 세트를 선보였다. 대표 제품인 '프리미엄 한살 먹기 모둠세트'는 최상급 한우 부위인 등심, 채끝, 정육(불고기/국거리)과 떡국떡 4종, 혼합과일(샤인머스켓, 한라봉, 천혜향) 등으로 구성됐으며 가격은 50만원이다.
'혼명족'(혼자 명절을 보내는 사람)'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한 편의점 업계의 명절 음식 도시락도 눈에 띈다. GS25가 선보인 '새해복많이받으세용 도시락'은 3개월 이상의 개발 과정을 거쳐 최종 완성한 상품으로 명절 대표 메뉴인 소불고기, 잡채, 모둠전, 나물, 명태회 등 9찬 구성의 명절 한상 차림을 편의점 도시락으로 잘 구현해 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GS25가 선보인 명절 도시락. [사진= GS25] |
이마트24도 갑진년 설날을 기념한 '값진명절도시락'을 내놨다. 명절 음식인 잡채, 돼지고기구이, 전 3종(해물완자, 오색모둠전, 김치전), 도라지볶음, 고사리볶음, 시금치무침, 볶음김치 등 9가지 반찬으로 구성한 제품이다.
편의점 CU도 '설날 궁중식 소불고기 도시락'을 선보였다. 명절 대표 음식인 소불고기를 메인으로 구성한 프리미엄 제품이다. 더덕 무침, 고사리나물 등 삼색 나물 반찬과 전과 튀김도 포함됐으며, 오미산적, 깻잎전, 해물부추전 등 5종의 전을 담아냈다.
관련해 CU의 최근 3년간 명절 연휴 기간(당일 포함 3일 기준) 도시락의 전년 대비 매출은 2021년 15.0%, 2022년 13.4%, 2023년 18.5%로 꾸준히 두 자릿수의 높은 신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이마트24가 지난해 설 명절을 겨냥해 선보인 '설날잔칫상도시락'과 '떡만둣국도시락'의 판매량을 상권별로 분석한 결과 독신주택가(60%)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연휴 동안 식당이 문을 닫으면서 원룸가나 오피스텔 상권의 편의점이 그 역할을 대체한 것으로 풀이된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