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슬기로운 직장생활] '자판기 노조' 오명…노동조합의 올바른 운영 방법

기사입력 : 2024년02월09일 06:00

최종수정 : 2024년02월09일 06:00

개인주의·이기주의 물론 노동조합…'자판기 노조' 등장
힘 있고 강한 노조 만들려면 조합원이 활발히 참여해야

◆ 민주적이고 올바른 노동조합은 어떤 것일까?

노동조합이 꼭 필요하다 하면서도 노동조합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노동조합을 만들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간 단체교섭과 함께 조합원들의 단결된 힘을 보여주면서 임금도 올리고 단체협약도 만들었다. 그러한 노력 덕분에 정당한 대우를 받고, 일할 맛 나는 노동 현장에서 동지들과 함께 가슴 벅찬 순간들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제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로 인해 노조 활동은 집행부에 맡겨버리고 노동조합의 주인인 조합원들은 노동조합 활동에 무관심으로 방관하는 태도가 눈에 띄게 나타나면서 노동조합 조직에 힘이 빠지고 있다. 이 때문에 '자판기 노조'라는 말까지 등장했는데, 이는 조합원들이 의무에는 소홀하면서 권리만 주장하여 간부 중심으로 활동이 이뤄지는 노조를 뜻한다.

◆ 노동조합의 조직체계와 운영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가?

가끔 조합원들과 만나 대화하다 보면 내가 속해있는 노조 조직 형태가 개별 기업별 노조인지 산별노조의 지부와 지회 또는 분회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조직의 기관인 의결기관, 집행기관, 감사기관을 경험하지 않고서는 노조의 조직형태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힘 있는 강한 노조는 조합원이 활발하게 참여하는 노조이다. 즉, 조합원이 각종 모임과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조합원 중심의 일상 활동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노동조합의 의결기관인 총회, 대의원회, 운영위원회가 정기적으로 개최되어야 하고, 의결기관의 결의 사항을 집행기관인 상무집행위원회(이하 '상집위원회')는 충실히 집행해야 하며, 부서별 활동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상집위원회는 회계감사를 제외한 임원과 각 부서장으로 구성한다. 선전홍보, 조직 쟁의, 문화 체육, 교육조사 등의 활동을 통해 조합원들의 의식을 높이고 조직을 강화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보건의료노조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2023 보건의료노조 산별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2023.06.08 allpass@newspim.com

◆ 감사위원회의 투명한 감사가 강한 노조를 만드는 힘이 된다

감사위원회는 노동조합 집행부가 집행하는 사업과 예산이 제대로 시행하고 있는지 감사하여 잘, 잘못을 지적하고 올바르게 사용되도록 하는 일종의 감시 기구라 이해할 수 있다. 업무감사와 회계감사를 통해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민주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곧 노동조합으로서 강한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특히 요즘 회계의 투명성이 강조되고 있다. 회계감사는 임원으로서, 위원장과 러닝메이트가 아닌 별도의 선거에 의해 선출되며, 노동조합의 사업과 회계의 전반적 운영에 대해 감사하여, 총회나 대의원회에 보고하고 추인을 받게 되어 있다. 이것을 근거로 다음 해의 사업계획과 예산이 수립되고, 이를 총회에서 승인 받아 집행해 나가는 것이다.

◆ 사용자의 원조 없이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노조를 만들어야 한다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사용자로부터의 독립성이 필수적이다. 만일 사용자가 조직운영에 간섭한다면 이는 곧 부당노동행위로서,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을 통한 시정명령과 함께 사용자에 대한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아직도 간혹 사용자로부터 조합 운영 경비를 싸워서 받아 내려고 협상하는 곳이 있다. 하지만 이는 원칙적으로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해칠 위험이 많으므로, 노조 스스로를 위해 정당한 요구인지 엄밀히 따져보아야 한다.

올해는 유난히 노동조합 임원을 선출하는 선거가 많다. 임원은 기업이 처한 상황과 현 정치적 정세를 잘 파악할 줄 아는 인물로서 노동조합을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지도력과 노동자들의 요구를 잘 반영할 줄 아는 사람이면 좋을 것이다. 임금인상만 강력히 요구하겠다는 임원을 선출하거나, 선출된 임원이 임금인상만을 위해 강경하게 투쟁할 것을 요구하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강화하면서 조직의 확대화와 동시에 안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치고 죽지 않을 안전한 현장과 인간적인 대우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노동조합은 한두 해 하고 끝내는 조직이 아니다. 기업이 존속하는 한 함께 존재하는 항구적인 조직이 바로 노동조합이다.

오길성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준상근 조정위원

※ [슬기로운 직장생활]은 <뉴스핌>이 중앙노동위원회와 제휴를 맺고 위원회가 분기별로 발간하는 계간지 <조정과 심판>에 담긴 직장생활 노하우 주요 내용을 연재하는 기사입니다.

j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환율 한때 1480원대...2009년 3월이후 최고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이 나타나고 있다. 2024.12.27 mironj19@newspim.com   2024-12-27 12:56
사진
'모바일 주민증' 27일부터 시범 발급 [세종=뉴스핌] 김보영 기자 = 앞으로 17세 이상 국민 모두가 주민등록증을 스마트폰에 담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27일부터 전국민의 신분증인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시범 발급한다고 26일 밝혔다.                             모바일 주민등록증= 행안부 제공2024.12.26 kboyu@newspim.com 행안부에 따르면, 안정적인 도입을 위해 먼저 세종특별자치시, 고양시 등 9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범 발급을 해 시스템 안정성을 검증한 뒤 내년 1분기 중 전국에서 발급할 계획이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주민등록법령에 따라 개인 스마트폰에 발급되는 법적 신분증으로, 기존 주민등록증을 소지한 모든 국민(최초 발급자 포함)이 신청할 수 있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2021년부터 제공된 모바일 운전면허증, 국가보훈등록증, 재외국민 신원확인증에 이어 네 번째 추가되는 모바일 신분증이다. 행안부는 먼저 세종시, 전남 여수시, 전남 영암군, 강원 홍천군, 경기 고양시, 경남 거창군, 대전 서구, 대구 군위군, 울산 울주군 등 9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시범 발급하며, 이후 내년 1분기 중으로 전 국민에게 발급할 계획이다. 시범 발급 기간 동안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해당 지역인 주민들은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IC주민등록증'을 휴대폰에 인식시키거나 'QR 발급' 방법으로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신청할 수 있다. 전면 발급 시에는 정부24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며, 신청 시 6개월 이내의 사진을 제출해야 한다. QR 발급 방법은 사진 제출이 필요 없지만, 주민등록증 사진이 오래된 경우 모바일 신분증 앱에서 안면 인식이 어려울 수 있어 재발급 후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이 가능하다. 한편,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블록체인과 암호화 기술을 적용하여 개인정보 유출 및 부정 사용을 방지하고 높은 보안성을 제공한다. 본인 스마트폰에만 발급되며, 분실 시에는 잠김 처리되어 도용을 막을 수 있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1968년 주민등록증 도입 이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변화가 이루어졌다"며 "이번 시범 발급을 통해 국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boyu@newspim.com 2024-12-26 13:1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