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노동

속보

더보기

[나홀로 설에] 국내체류 외국인들 "한국생활 '이것이' 어려워요"

기사입력 : 2024년02월10일 08:00

최종수정 : 2024년02월10일 08:00

"언어 장벽과 한국식 위계질서에서 불편함 느껴"
10년 넘게 살아도 친밀한 한국인 친구 얻기 힘들어
"그래도 한국 사회 스며들려면 적극적으로 배워야"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한국 생활에서 첫째로 힘든 것은 언어 문제이고, 두번째는 여러 문화 차이입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공통적으로 대답한 일상의 애로사항이다.

법무부가 발행한 2022년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연보(매년 말일을 기준일로 이듬해 7월 발표)'에 따르면, 2022년말 기준으로 국내 장단기 체류 외국인은 224만 5912명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대비 14.8%나 증가했다. 전체 인구 대비로 보면 4.37%에 달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2일 법무부 외청으로 '출입국·이민관리청'을 설립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소멸을 막기 위해 앞으로 적극적인 정부주도의 이민 개방이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뉴스핌]

한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 기간 우리나라에 와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은 어떻게 지낼까. 취재진은 서울에서 외국인들이 자주 모인다는 강남 모처의 술집을 찾았다. 그곳에서 복수의 외국인으로부터 한국생활의 힘든 점을 들을 수 있었다.

◆언어 문제와 문화 차이로 고립

인도인 앤디(38) 씨는 IT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4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는 그는 해물파전과 막걸리를 즐겨 먹는다. 한국인 회사 동료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다가오는 설이 반갑지만은 않다.

앤디 씨는 "한국인 친구를 사귀려고 여러 모임에 다녔지만 깊고 의미있는 관계를 만들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대부분의 한국인이 영어에 대한 공포증이 있어 보인다. 그래서 말을 걸어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또 "대다수 한국 남자들은 인도와 달리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했기 때문에 수직적인 위계질서를 만든다"면서 "지나치게 수직적인 사회 분위기가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앤디씨는 "설날에는 집에서 혼자 쉴 계획"이라고 얘기했다.

무역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독일인 엘리사(27) 씨는 한국에 거주한 기간이 1년 반이다. 그가 꼽은 한국생활의 어려움 역시 '언어'와 '위계질서' 문화였다.

엘리사 씨는 "언어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서양인에게 한국어를 할 기회를 잘 주지 않는다"면서 웃음을 보였다. 영어를 못하는 한국인들은 접근해 오지 않고, 영어를 하는 한국인들은 서양인과 '당연하게' 영어로 소통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독일도 사회 규율이 엄격한 나라이다. 독일어에는 한국어처럼 존대어와 반말의 개념도 있다. 그러나 한국의 사회 분위기는 독일보다 더 심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오래 살고 싶다. 그러기 위해 언어를 더 열심히 배울 예정이다. 설날에도 혼자서 한국어를 공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섰지만 문화 차이로 좌절을 맛보고 있는 남성도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10년 전에 한국으로 건너온 제임스(34) 씨는 키가 크고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전형적인 앵글로색슨 백인이다. 그는 한국에서 학생들의 야외 체육활동을 진행하는 학원 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어도 한국인처럼 유창하다.

제임스 씨는 "한국 학부모들을 상대하려면 한국어를 사용해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한다"면서 "언어의 장벽은 내게 존재하지 않는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문화적인 차이로 한국 친구를 사귀는데 난항을 겪고 있었다.

제임스 씨는 "운동 모임 등 여러 곳을 나가지만 한국인들과 개인적인 친분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어렵다. 특히 설날과 같이 특수한 날을 함께 보낼 한국 친구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서양인의 유머감각과 한국에서 통용되는 유머감각이 차이가 있고,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해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지난 1월 출간한 그의 저서인 '다문화시민교육(이해주, 이로미)'에서 외국인들이 한국 사회에 스며들지 못하는 이른바 '유학생 게토(ghetto)화' 개념 등을 소개했다. 우리 사회가 이미 다문화·다인종 구성으로 향하고 있지만 각각의 블록으로 단절돼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세계화 시대에서는 한 국가에 대한 충성심만이 아니라 세계를 걱정하면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다문화시민성이 필요하다"면서 "지속가능한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로미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이주민과 함께 살아가려면 이들을 맞이하는 시민들도 상호문화적인 이해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며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성공적으로 학업을 완수하려면 먼저 온 이주자 선배들과 연결을 시켜주는 등 기본적 역량을 갖출 수 있는 시작점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한국을 배우려 노력한다!

언어가 힘들고 외로운 것은 매한가지이지만 적극적으로 한국을 배우려는 외국인들도 많다. 지난 7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청이 운영하는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센터)는 설날을 맞아 외국인들이 한복 입기를 체험하고 세배 문화를 배우는 자리를 마련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안내를 보고 스스로 신청하고 찾아온 외국인은 20여명.

튀르키예 유학생 모하메드(25) 씨는 8개월 전에 한국에 왔다. 그는 대학교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모하메드씨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서 오늘 행사를 신청했다"며 "한복을 입어보고 싶었다. 또 한국 문화가 좋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인 여자친구와 교제하고 있다"면서 "한국 사회에 들어가려면 결국 적극적으로 한국 문화를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7일 서울시 서초구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에서 외국인들이 한복과 세배 체험을 하고 있다.

미얀마인 윈트(22) 씨는 구독자 3만 2000명을 보유한 페이스북 블로거(Dami Channel-다미 채널)이다. 그는 주로 한국 문화를 미얀마에 소개한다.

윈트 씨는 "한국인들은 설날을 가족과 보내지만, 외국인들은 그럴 수가 없어서 슬프고 외로운 감정이 든다"면서도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고 설날에 대해 더 배워보고 싶어서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복을 입고 세배를 실제로 해봐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날 센터와 함께 한복체험 교육을 진행한 비영리 민간단체 한국의정신과문화알리기회(KSCPP)의 송혜경 상임이사는 "외국인들이 한국 사회에 스며들려면 결국은 다양하게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면서 "그러한 과정 가운데서 친구들을 사귀고 한국 사회에 적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alebca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李정부 국정 5개년 책자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담긴 책자가 발간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에는 123대 국정과제에 대한 주요 내용과 구체적인 입법 방향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3 photo@newspim.com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1호 과제로 발표한 개헌에는 대통령 권력 구조 개편도 포함됐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과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 안전권 등 기본권 강화 및 확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신설,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개헌 과제로 포함됐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추진된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민투표법 위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 찬반 투표는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 2025.8.20 ycy1486@newspim.com 이번 책자에는 국정기획위가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123대 국정과제보다 훨씬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당초 국정위는 이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공개하려 했다가,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결정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갑자기 보안을 강조하면서 내부 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8-20 15:55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