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국 재무부가 올해 1분기 국채 발행 추정치를 기존보다 낮춰 잡았다.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를 이유로 국채 발행 규모가 오히려 늘어날 것이란 예상을 뒤엎는 이번 발표에 채권 가격이 오르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격과 반대)는 이틀째 내림세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는 올해 1분기(1~3월) 국채 발행 예상 규모가 7600억달러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말 발표 당시 예상했던 8160억달러에서 550억달러 줄어든 규모다.
월가 전문가들은 최근 수개월 재정 적자 확대를 이유로 국채 발행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뒤집는 결과다.
미 재무부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05.06 mj72284@newspim.com |
앞서 JP모간의 제이 바리 금리 전략가는 1분기 말 재무부의 현금 잔고가 7500억달러라는 가정하에 1분기 국채 발행 규모는 85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재무부는 "1분기 순 재정 흐름이 증가했고 분기 초 예상보다 현금 잔고도 더 많아서 차입 수요가 줄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재무부 관계자는 재정 흐름이 어느 정도 개선됐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2022년 2월 0.00~0.25%인 연방기금금리를 5.25~5.5% 범위로 급격히 인상하면서 재무부가 만기가 도래한 채권을 재융자하는 비용도 급격히 증가했다. 하지만 채권 시장 트레이더들이 올해 연준이 금리 인하로 돌아서는 쪽으로 베팅하며 지난해 4분기 미 국채 금리도 급격히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같은 변화가 재무부의 차입 부담을 줄이는 데 일조했을 것으로 풀이했다.
또 재무부는 2분기 국채 발행 규모도 2020억 달러, 분기말 현금 잔고는 7500억달러로 예상했다. 지난주 도이체방크가 예상한 2분기 미 국채 발행 예상치(4720억달러)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다만 채권 딜러들은 2분기 추정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며 재무부의 수치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연준이 언제 금리 인하에 나설지 알 수 없는 가운데, 미 의회가 자녀양육세액공제(CTC) 확대 및 기업세금 감면 등을 골자로 하는 780억달러 규모 패키지 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어 연방 정부의 재정 적자가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순 국채발행 규모는 776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0월 발표된 예상치에 부합한다. 4분기 말 기준 현금 잔고는 7690억달러였다.
국채 물량 부담이 예상보다 작아지면서 국채 수요가 몰려 29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7bp(1bp=0.01%포인트) 내린 4.089%를 기록했다. 30일 장중에도 10년물 금리는 4.08%로 소폭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은 오는 31일로 예정된 미 재무부의 2분기 국채 발행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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