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성장률 2.2% 전망…한은 2.1% 전망
최근 중동 사태 여파로 부정적 기류 확산
LG경영연 1.8%·자본시장연 1.9% 전망
IMF, 0.1% 올려 2.3%…나홀로 낙관적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정부가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2.2%로 전망한 가운데 국제금융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 성장률을 2.3%로 예상했다.
반면 시중 투자은행(IB)과 증권사 연구소에서는 지정학적 불안요소 등 대외리스크가 산적하다고 판단해 1%대 성장률을 제시했다.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정부와 민간의 시각차가 커지고 있다.
◆ IMF, 한국 성장률 2.3% 전망…정부 전망치보다 0.1%p↑
정부는 지난 4일 '2024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2%로 제시했다. 지난해(1.4%)보다 0.8%포인트(p) 올린 수치다(그래프 참고).
한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2020년 0.7%에서 2021년 4.3%로 상승한 후 2022년 2.6%, 2023년 1.4%로 연이어 내리막을 걸었다.
기재부는 세계교역 회복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 정부 전망치보다 0.1%p 낮지만 2%대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다.
한국은행은 '2023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 보고서를 내고 경제 성장 주요 동력인 수출이 반도체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각각 2.2%와 2.0%로 내다봤다.
KDI는 "올해 성장률이 2% 내외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소폭 상회하겠으나 이는 지난해 낮은 성장률(1.4%)에 따른 기저효과에 기인한 것"이라며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국내경제는 IT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에 힘입은 수출에도 불구하고 소비 성장세 둔화와 건설투자 위축으로 2.0% 수준의 완만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국제금융기구인IMF도 전날 '2024년 1월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한국 성장률을 2.3%로 제시했다. 이는 우리 정부(2.2%)와 한국은행 전망치(2.1%)보다 높은 수준이다.
IMF는 지난 10월 전망 이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만에 0.1%p 소폭 상향했다. 세계성장률도 3.1% 전망하면서 대체로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진다는 판단이다.
◆ 지정학적 갈등 고조↑…"경기회복 지연될 수도" 우려
반면 IB와 증권사의 전망은 한층 더 어둡다. 이들은 올해 1% 성장률을 전망하면서 경제성장에 낙관적인 정부 기조와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광양항 전경 [사진=여수광양항만공사] 2023.04.27 ojg2340@newspim.com |
우선 KB금융지주와 LG경영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LG경영연구원은 "과거 경제위기 상황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2년 연속 2% 성장률에 미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본시장연구원과 신한투자증권의 성장률 전망치도 각각 1.9%와 1.7%에 그쳤다.
신한투자증권은 "수출 개선이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어 올해도 성장세 확대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근 지정학적 갈등 고조로 경제 회복 부진의 가능성도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정학적 분쟁 확대와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인해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건설업 수익성 악화로 인한 내수 부진과 금융시장 불안도 하방 위험"이라고 분석했다.
KDI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여타 중동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할 때 생산비용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로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 공격을 계속하면서 원유 공급 지연 우려와 물류 중단 위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국제유가와 물류비 상승이 국내 물가에 영향을 주게 되면 내수 회복은 더뎌 경제성장이 침체할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정학적 불안 요소를 살피고 있다"며 "물가와 관련된 지표를 보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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