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테라퀀텀, 흑연에서 상온 초전도체 발견 ... 국제 학술지에 논문 게재
증시 '뜨거운 감자' 초전도체 테마주 '후끈' ... 업계 관계자 '옥석 가리기 필요한 시점'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해외 연구진이 흑연에서 상온 초전도성을 발견했다는 소식에 주식시장이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꿈의 물질'이라 불리는 상온 초전도체 실현 가능성을 두고 여전히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관련주들은 일제히 '빨간불'이 켜졌다.
25일(현지시간) 외신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테라퀀텀(Terra Quantum)이 흑연에서 상온 초전도성을 발견했다는 내용의 논문 'Global Room-Temperature Superconductivity in Graphite'이 국제 양자과학 학술지 '어드밴스드 퀀텀 테크놀로지(Advanced Quantum Technologies)'와 글로벌 학술지 출판사인 와일리(WILEY)를 통해 공개됐다.
양자 컴퓨팅 전문회사 테라퀀텀과 이탈리아 페루자 대학, 스위스 과학기술연구원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고배향성 열분해 흑연(HOPG)'을 얇게 쪼갠 표면에서 '쿠퍼쌍(Cooper pair) 밀도파'를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쿠퍼쌍은 고온 초전도체의 핵심적 작동원리로 온도와 압력에 따라 전자2개가 한 쌍을 이루는 현상이다.
연구진은 HOPG샘플의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임계온도가 300K(27°C 또는 80°F)로 해당 물질의 저항과 자화율이 다른 초전도 물질에서 나타나는 메커니즘과 일치한다는 입장이다.
[사진 = 셔터스톡] |
지난 26일 장 마감 후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크리스탈신소재, 상보, 아이텍 등 초전도체 관련주는 시간외 거래에서 상한가(가격제한폭10%)를 기록했다. 태경비케이, 엘엠에스, 디에이테크놀로지 등 흑연 관련주도 크게 올랐다. 이에 증시에서는 초전도체ㆍ흑연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크리스탈신소재는 초전도체 및 흑연 관련 대표주로 꼽힌다. 크리스탈신소재가 개발한 그래핀 전도제품은 현재 출시된 제품 중 최고 전도율의 그래핀 분말이다. 크리스탈신소재는 인상흑연에 대한 마이크로머신 박리법을 통해 고 순도·고균일도·저결함의 그래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자회사간 합병을 통해 그래핀 사업 강화에 나선 아이텍도 초전도체 수혜주로 분류된다. 아이텍은 그래핀 소재 전문 자회사인 네오엔프를 기반으로 그래핀을 활용한 복합 신소재 제품을 개발, 제조한다. 회사는 그래핀 복합소재 관련 수주물량 대응을 위해 현재 월 20톤 수준에서 연내 300톤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디에이테크놀로지는 흑연 관련주로 주목받고 있다. 디에이테크는 베트남 그라파이트 그룹(VGG)과 순도 99.97%에 달하는 천연흑연 독점권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국내 관련기업들과 유통 협상을 진행중이다.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디에이테크놀로지는 흑연 생산능력 확대 및 고순도 흑연 정제를 위한 흑연 가공(정제·제련)공장 등 생산설비 공동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학계와 전문가들은 일부 연구팀의 주장만으로 섣불리 투자처를 찾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업계 관계자는 "초전도체 개발을 둘러싼 의문에도 불구하고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외 증시 전반으로 그여파가 확산하는 상황이다"라며 "초전도체 기술의 구현과 관련해 여전히 의문점들이 남아있고 기술 실현이 가능하다고 해도 상용화까지는 오랜 기간이 소요될 예정인 만큼 맹목적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초전도체 및 흑연 관련 테마주들은 해당 기술과 실적의 연관성이 불분명한 회사들도 존재하는 만큼 관련주의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묻지마 투자가 아닌 실질적인 사업 성과 및 기술력 등을 충분히 따져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nylee5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