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에서 25일(현지시간) 질소가스 주입 방식의 새로운 사형이 집행된다.
CNN 등에 따르면 미국 앨라배마주는 오는 25일 사형수 케네스 유진 스미스에게 최초로 질소가스 주입을 통한 사형을 집행한다.
질소가스 사형법은 안면 마스크를 씌운 사형수에게 질소가스를 주입해 저산소증을 유발하는 방식이다.
이는 앨라배마, 미시시피, 오클라호마 등 3개 주에서만 집행이 허용된 새로운 사형법이며, 실제 집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질소가스 주입 형식의 사형이 예정된 케네스 유진 스미스. [사진=미국 앨러배마주 당국 제공] |
사형수 스미스는 지난 1988년 남편의 청부를 받고 45세 여성을 살해한 죄로 35년째 수감 중이다.
그는 1년 2개월 전인 2022년 11월 사형장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당시 독극물을 주사할 정맥을 찾지 못해 사형집행 영장이 만료됐다. 주 정부는 기존 방식으로는 그의 사형 집행이 불가하니 질소가스 주입이란 새로운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스미스 측은 지난주 미국 연방 대법원에 주 정부의 2차 사형 집행이 '비정상적이고 잔인한 형벌'을 금지하는 수정헌법 8조 등을 위반한 것이기에 형 집행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대법원은 24일 요청을 기각했다.
이날 스미스 측은 제11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형 집행을 보류해줄 것을 별도로 요청했다. 항소법원이 이를 기각한다면 질소가스 주입 사형은 예정대로 현지시간 25일 0시부터 26일 오전 6시 사이에 집행된다.
질소가스 주입 사형법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유엔고등인권판무관실(UNHCHR)은 "우리는 질소가스 주입으로 인한 저산소증이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죽음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한다"며 "이는 국제 인권법상 고문이나 다른 잔인하고 비인간적이거나 모멸적인 대우 및 형벌에 해당할 수 있다"면서 앨라배마주에 즉각 사형 집행 중단을 촉구했다.
주 정부는 질소가스 주입시 저산소증으로 의식을 잃기 때문에 고통이 없는 인도주의적 방식이라고 주장하지만 의학 전문가들은 이 방법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뇌졸중, 식물인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질소가스 주입으로 인한 저산소증 사망이 고통이 없다는 충분한 임상 연구도 없다. 미국 에모리의대 마취과학 부교수인 요엘 지보트 박사는 "사형 집행관 입장에서 사형수가 금방 눈을 감고 잠에 든 듯 사망해버리니 고통이 없어 보이지만 이것은 그들의 주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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