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수 현대차그룹 자동차산업연구실장, 전기차 시장 전망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가격을 낮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대중화의 주도권을 쥐려는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진수 현대자동차그룹 경제산업연구센터 자동차산업연구실장(상무)는 18일 '글로벌 자동차 시장 2023년 결산 및 2024년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신년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기아 EV5 [사진=기아] |
양 실장은 올해 글로벌 경기의 부진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예년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동차 파워트레인의 성장률은 순수전기차의 경우 2020년 32.3%에서 2021년 117.1%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후 2022년 65.2%, 지난해 26%로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올해도 23.9%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 시장의 가격 인하 경쟁은 지난해부터 이뤄졌다. 지난해 테슬라가 중국과 미국에서 전격적으로 전기차 모델의 가격을 인하했고 국내에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 모델Y가 출시되면서 3개월 만에 1만대 이상 판매되기도 했다.
KG 모빌리티도 지난해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토레스 EVX를 출시했고 볼보자동차가 출시한 전기차 EX30도 상반기 고객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가격 경쟁 흐름에 현대자동차그룹도 동참하고 있다. 기아가 보급형 전기차를 통해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지난해에는 국내에 LFP 배터리를 탑재한 레이 EV를 출시한 바 있으며 중국에 3000만원대 미만의 전기차 EV5를 출시했다. 여기에 올해는 보급형 전기차 EV3, EV4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이 출시 예정이다.
양 실장은 "전기차의 가격 경쟁은 대중화의 측면에서 봐야 한다. 앞서 전기차 선두업체 테슬라가 얼리어답터를 장악해 전기차 소비를 높였다면 이제는 대중화의 단계"라며 "이미 중국은 대중화의 단계로 넘어갔고 유럽과 미국도 대중화 직전이다. 더 이상 얼리어답터만을 고려한 전략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가격을 낮춰야 브랜드 입장에서는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지금 전기차 선두 업체의 전략적 목표는 시장 점유율 극대화가 돼야 한다"며 "테슬라처럼 어느 정도 수익을 희생하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업체들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결국 글로벌 브랜드 전기차의 원가 경쟁력 여부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전기차 가격 경쟁은 재고 소진 등의 면이 강했다면 앞으로는 대중화를 누가 주도할지의 싸움이다. 향후 2~3년 동안 가격 경쟁력은 전기차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기차 시장 규모에 대해서는 중국이 세계 최대 시장을 유지하겠지만 미국과 서유럽의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외에도 올해 자동차 시장에서는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 둔화 ▲중국 자동차 업체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통한 차별화 확대라는 특징이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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