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 무면허 의료행위로 선고유예 확정
이나금 의료정의실천연대 대표 "항소할 것"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지난 2016년 안면윤곽 수술을 받고 과다출혈로 사망한 고(故) 권대희 씨의 유족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간호조무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단독 강정연 판사는 10일 권씨의 어머니인 이나금 의료정의실천연대 대표 등 유족이 간호조무사 전모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나금 의료정의실천연대 대표. [사진=뉴스핌DB] |
권씨는 2016년 9월경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 수술을 받던 중 과다출혈로 중앙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성형외과 원장 장모 씨는 의사로서 환자에 대한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고 필요한 조치를 다 하지 않아 권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1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권씨에 대해 단독 지혈을 시행해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씨는 벌금 300만원의 선고를 유예받았다. 선고유예는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기간 별다른 죄를 짓지 않으면 형을 면해주는 판결이다.
이후 유족은 지난 7월 전씨를 상대로 5000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유족은 장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는 승소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선고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하겠다고 했다.
그는 "아들의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이 간호조무사인데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해 선고유예 판결만 받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고 소 제기 이유를 밝혔다.
이어 "징벌적 차원에서 무겁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은 건데 기각한 것은 앞으로 의사가 돈만 주면 아무나 수술실에 들어가서 불법행위를 해도 책임이 없다는 것"이라며 "잠재적 환자들인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권과 자기결정권이 수술실 안에서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법부에서 대리수술을 방치, 방관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돈벌이 도구로 판단하고 국가에서 주는 자격증으로 돈을 버는 행위는 엄연한 범죄행위임에도 사법부가 가볍게 본다는 것은 너무 충격적"이라고 강조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