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당과의 결별...양심의 가책 안 느껴"
"이치와 상식에 맞는 정치하면 환영받을 것"
[서울=뉴스핌] 지혜진 김윤희 기자=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온다는 다부진 생각으로 입당하게 됐다."
이상민 의원은 8일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이같은 각오를 다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상민 무소속 의원. 2023.12.21 leehs@newspim.com |
이 의원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만나 "민주당과의 결별이 아니라 이재명 사당, 개딸당과의 결별"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의 시대정신은 후안무치"라며 "염치도 부끄러움도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더 악질적인 '이재명 사당'으로부터 나온 것이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국민의힘도 양지라고 볼 순 없지 않나. 오히려 국민의힘에서 제가 할 일이 많을 것"이라며 "이치와 상식에 맞는 정치를 하면 환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상민 무소속 의원. 2023.12.21 leehs@newspim.com |
다음은 이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민주당을 나올 수밖에 없던 이유가 있었나
▲ 5선에 이르기까지 민주당과 함께 있었다. 그런 민주당과 정치적 생활, 꿈을 잘 완결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문제에 대해 중진 의원이고 초선 의원이고 다 나서서 막는 것에 대해 국민의 비판이 컸다.
이 대표는 개인이 아닌가. 개인의 문제를 공적으로 당 전체 의원이 나서는 데 대해 저 자신도 부끄럽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민주당은 '이재명 사당'이 돼 버렸다. 사당화는 진행형이고, 이미 완료가 됐다.
-민주당을 '개딸당'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 이른바 개딸(개혁의딸)들이 다 점령해 버렸다. 그건 당 대표로 이재명 대표가 나왔을 때 증명됐다. 당대표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에 대한 78%라는 압도적인 지지는 개딸들이 점령했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 없었다. 이견은 내부 총질이고 배신이었다. 한두 사람이 비판하는 것도 아니고 집단 린치하듯이 공격했다. 그리고 총선이 가까워져 오니 공천에 목숨 거는 의원들은 바짝 엎드렸다. 원외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을 뜯어 고쳐보려 무진 애를 썼다. 이 대표도 만나봤다. 그러나 도저히 역부족이고 뜯어고칠 수 없을 정도로 당이 완전히 망가졌다.
-구체적으로 민주당 의원으로서 부끄러웠던 사례가 있나
▲ 예를 들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검수완박' 법안 표결도 당의 기류에 따라 당론으로 안 하면 낙인찍히니까 안 할 수 없었다.
특검법도 방송법도 제가 19대 때 만든 합의안이 있다. 근데 문재인 정부 땐 안하다가 이제 와서 조건 붙이고 이걸 안 하면 방송이 억압당한다고 하는데 문재인 정부 때는 자유로웠나.
더불어민주당과의 결별은 민주당과의 결별이 아니고 이재명 사당, 개딸당과의 결별이다.
-그렇다고 국민의힘이 대안일까
▲ 한국 정치가 굉장히 낙후돼 있다. 당내 원활한 민주주의가 이뤄지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윤심(尹心),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해야 하고 안하면 내부총질이고 배신이다.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점에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같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개딸이 없지 않나.
-개딸이 가장 문제라고 보시나
▲ 그렇다. 제가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데 심한 욕이 다반사인 건 더 말할 것도 없다.
페이스북에도 올려서 언론에 나온 적이 있는데, 낭떠러지로 밀어버리겠다고 하더라. 기가 막힐 일이다. 24시간 내내 전화오고, 문자 보내고, 업무를 못 본다.
팬덤이란 게 원래부터 있었다. 근데 이재명의 개딸은 묵과할 수 없는 가해 행위를 한다. 지금 '개딸'의 본질은 폭력이다.
-정치가 왜 이렇게 극단화됐다고 보나
▲ 정치 지도자들이 만류하고 제지를 잘했다면 이보다 나았을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정치인들이 부추기고 편승하고 이용해 먹는다. 이재명 대표 본인은 제지하려 했다고 하지만 시늉뿐이다. 정치인의 잘못이 가장 크다고 본다.
-민주당은 왜 이렇게 망가졌다고 보나.
▲ 제가 2004년부터 시작한,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 슬로건이 '깨끗한 정치, 골고루 잘사는 나라'였다. 슬로건을 들으면 지금도 설렌다.
그런데 민주당은 더럽고 추악한 정치의 늪에 빠져있다. 돈봉투 사건도 그렇다. 돈봉투가 20개나 있었다는 것 아닌가. 그런데 거론되는 사람들은 지금 딱 잡아떼지 않나. 하늘이 알고 본인들이 알 텐데.
민주당의 시대정신은 후안무치 같다. 염치도 부끄러움도 없다.
-정치에 회의감을 느끼실 법도 하다
▲ 아니다. 정치는 매우 중요하다. 지금의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 회의라는 것이지, 정치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것이다. 정치가 잘 작동돼야 국민 삶도 개선되고 편안하다.
-국민의힘에서 상식의 정치를 할 수 있을까
▲ 어느 당이고 완전한 게 없다. 지금 완전무결하게 조건이 갖춰진 정파가 어디 있겠나. 가서 갈고 닦아야 한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데 대해 비판도 있다
▲ 당연하다. 그러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는 못한다. 왜냐면 더 악질적인 '이재명 사당'으로부터 나온 것이기 때문에.
국민의힘도 양지라고 볼 순 없지 않나. 대통령 지지율도 낮다. 오히려 국민의힘에서는 제가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어디든 이치와 상식에 맞는 정치를 하면 환영받지 않을까. 당을 위해서 하는 일인데.
-앞으로 정치인으로서 목적하는 바가 있다면
▲ 통합, 상식, 정의. 이렇게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상대에 대해 적대감 갖고 대하는 이 정치를 바꿔야 한다. 정치인들이 싸우기만 하는 데 열중할 게 아니라 이걸 어떻게 통합할지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글로벌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 그런 차원에서 국회의장을 하고 싶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상민 무소속 의원. 2023.12.21 leehs@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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