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4개 자구안 이행 위반...신뢰 손상
설명회에서도 추가 대안 없어, 채권단 반발
11일까지 자구안 이행 공론화 없을시 무산 수준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시작부터 좌초 위기를 맞았다. 채권단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직전 합의한 4가지 자구안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태라면 후속 논의가 불가능함을 못박았다. 태영건설이 오는 11일까지 자구안 이행을 공식화하지 않을 경우 워크아웃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태영건설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강석훈 회장은 워크아웃 자구안 설명회가 끝난 후 3일 기자들과 만나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기본적으로 대주주의 잘못된 경영판단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영은 당초 약속한 4개 자구안조차 이행하지 않고 있다.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채권단의 협조는 어렵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태영건설 채권단들이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열리는 태영건설 채권자 설명회에 입장하고 있다.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태영건설은 이번 설명회에서 자구계획과 경영상황을 채권자에게 설명한다. 2024.01.03 choipix16@newspim.com |
강 회장이 언급한 4개 자구안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매각대금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매각 추진) 및 매각대금 태영건설 지원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대금 태영건설 지원 등이다.
강 회장은 "태영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중 400억원만 태영건설에 지원했고 블루원 관련 자금은 태영건설이 아닌 지주사인 TY홀딩스 채무 상환에 사용하겠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는 채권단과의 신뢰를 깨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이어 "오너일가와 직접 만나 오늘 설명회에서 사전에 약속한 4개 자구안을 이행할 것을 공표해주기를 요청했지만 태영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그저 열심히 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태영측은 이날 윤세영 창업주가 직접 눈물까지 흘리며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보유자산 매각과 강도높은 구조조정, 사업정상화 방안 등을 제시했지만 실제 내용은 기존 방침보다 오히려 퇴행해 채권단 빈축을 산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중 이미 지원한 400억원 외 추가 지원 요구에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고 블루원 관련 자금 역시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면서도 태영건설에 지원하겠다는 확답은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서민금융진흥원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3.10.24 leehs@newspim.com |
강 회장은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채권단 설득이 어렵다"며 4가지 자구안 이행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워크아웃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부동산 PF 관련 채무에 대해서도 입장이 엇갈렸다.
태영건설은 입장문을 통해 "일부 보도에 부동산PF 규모가 9조원으로 나왔지만 실제 문제가 되는 우발채무는 2조5000억원 정도"라고 밝혔지만 채권단은 여전히 이행보증 5조5000억원, 연대보증 9조5000억원 규모로 파악하고 있다. 채무 관련 내용은 향후 구체적인 분석을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오는 11일 1차 채권단 협의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날까지 4개 자구안 이행에 대한 확답과 후속 대책 마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한편 강 회장은 오너가 사재출연 필요성에는 "지금은 저기까지 갈 것도 없이 태영측이 약속한 자구안부터 이행하겠다는 약속이 우선"이라며 "워크아웃을 하는 과정에서 자금이 더 필요하면 그때 (사재출연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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