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부동산 정책

속보

더보기

[김정태의 부동산주간뷰] '실거주의무 폐지' 불발이 가져올 나비효과

기사입력 : 2023년12월24일 07:00

최종수정 : 2023년12월24일 07:00

정부 약속 믿은 입주예정자 피해는 물론 범법자 몰릴 위기…'임대차3법'과 더불어 전셋값 급등·전세난 기름 부을 수 있어
투기정책 인식 버리고 정책·시장변화에 맞춰야 …졸속 입법 추진한 더불어민주당 협조 필수
박상우 신임 국토장관 숙제부터 적극 해결 나서야

[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2일을 끝으로 정부세종청사에서 떠났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내걸었던 부동산정책의 공약들을 구체화한 장관이다. 광범위한 부동산 규제완화 관련 대책은 물론 전세사기 특별법. 층간소음대책 등과 같은 민생문제에 대해서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임기 막판에는 '1기신도시특별법' 입법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도심공급의 초석을 마련하는데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들 법안들의 통과는 야당의 협조가 필요했던 만큼 원 장관의 추진력과 정치력이 발휘돼야 하는 법안들이었다. 원 장관이 윤석열정부의 초대 장관으로서 소임을 어느 정도는 다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실거주 의무 폐지 조항이 담긴 주택법 개정안 논의가 국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핌DB]

하지만 그의 임기동안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정책도 있다. '임대차 3법' 폐지는 아예 윤곽도 잡지 못했다. 또 분양가 상한제 주택에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 폐지안'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들로 인한 혼란과 부작용은 시장에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당장 정부의 발표를 믿었던 입주예정자들은 날벼락이 떨어졌다. 4만8000여가구는 전매 제한 완화에도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간 실거주는 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최대 징역 1년 혹은 1000만원 벌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결과로 입주예정자들이 피해를 입는 것도 모자라 자칫 범법자에 몰릴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실거주의무 폐지 법안 통과를 국회에 호소했지만 야당의 반대는 여전하다.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의 논리는 실거주 의무는 무주택실거주자를 위한 정책인데 이를 폐지하는 것은 단기시세차익을 조장하는 투기정책이라는 것이다.

실거주의무는 주택시장이 과열된 시기였던 문재인정부에서 규제 강화책으로 내놓은 허들 중 하나다. 지금은 다르다. 윤 정부의 규제완화 기조와 맞물린 정책의 변화이고 주택시장도 침체된 상황이다. 실거주를 못하는 입주예정자들 모두를 투기꾼으로 모는 자체는 어폐가 있다. 애초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에 무주택자만 청약할 수 있도록 하지 않았는가. 아무리 자금조달 대책을 세웠다 해도 지금과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 대출부담이 클 수 밖에 없고 실거주를 하지 못하는 무주택입주예정자의 경제적 사정을 두고 과연 투기꾼으로 매도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실거주의무 폐지' 불발이 가져올 '나비효과'이다. 건설사들이 집을 짓지 못해 공급부족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내년 입주물량이 급속도로 쪼그라든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전국 입주물량을 32만가구로 예상했다. 5년 평균 입주물량이 37만4000가구임을 감안하면 약 5만 가구가 덜 지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서울입주 물량은 1만5000여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2000년대 이래로 역대 최저치라는 것이다. 가뜩이나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옮겨 붙으면서 전국 전셋값이 18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실거주의무 폐지 불발이 전세난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임대차 3법이 전세난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임대차 3법이 전세난과 역전세난의 혼란을 일으킨 주범임을 경험한 바 있다. 매매수요에서 전세수요로 옮겨 붙게 되면 기존 세입자의 재계약갱신 건수가 급증하면서 시중 매물의 씨를 말리게 된다. 이는 전셋값 폭등으로 이어지고 집값도 다시 밀어 올리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반대로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급락하면서 계약갱신하지 않는 전세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역전세난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을 일으킨 게 최근의 일이다.

집값 안정화 보단 냉온탕을 오가며 시장의 혼란과 왜곡현상을 일으키는 임대차3법과 실거주의무 폐지는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집권 여당시절 졸속입법한 일말의 책임을 갖고 있다면 시장 변화에 맞는 규제완화 정책에 협조해야 하는 게 뒷날의 후폭풍에서 독박을 쓰지 않는 방도이다.

박상우 신임 국토장관 역시 규제완화의 틀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을 밝힌 만큼 전임 장관이 이행하지 못한 이들 문제부터 먼저 풀어야 숙제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dbman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