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민간업자 정바울에 금품수수 혐의
곽정기 전 총경 영장 발부…"증거인멸 염려"
임정혁 전 고검장 기각…"방어권 보장 필요"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수사를 무마해 준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는 경찰 총경 출신 곽정기 변호사가 결국 구속됐다. 고검장 출신의 임정혁 변호사는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 곽 변호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백현동 수사무마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고검장 출신 임정혁 변호사(왼쪽)과 총경 출신 곽정기 변호사가 22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임 변호사는 영장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2023.12.22 leemario@newspim.com |
반면 임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피의자는 본건 범행을 부인하면서 사실적, 법률적 측면에서 다투고 있다"며 "변호인 선임 계약의 내용 및 그 체결 경위, 변호인 선임 신고서의 작성과 경유에 이르게 된 과정 등을 감안할 때 피의자에게 방어권을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의 정도와 수사 경과, 피의자의 지위와 심문 태도, 변호인의 변소 내용 등을 감안할 때 현 단계에서 피의자가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곽 변호사는 지난해 6~7월 백현동 민간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로부터 백현동 개발비리 사건 경찰 수사와 관련해 수임료 7억원 외에 공무원 교제·청탁 명목으로 현금 5000만원을 별도로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해당 사건을 소개해 준 박모 씨에게 소개료 명목으로 400만원을 지급한 혐의도 있다.
임 변호사는 지난 6월 정씨로부터 백현동 개발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공무원 교제·청탁 명목으로 1억원을 개인 계좌로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김용식 부장검사)는 백현동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씨가 부동산업자인 이모 전 KH부동산디벨롭먼트 회장에게 13억3000여만원의 금품을 보낸 정황을 포착하고 이번 사건 수사에 나섰다.
이씨는 정씨가 백현동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내가 잘 아는 정치권 인사와 검·경 출신 전관 변호사에게 힘을 써 수사를 무마해 주겠다', '일개 부장검사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에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하며 정씨에게 곽 변호사와 임 변호사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씨는 지난 6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고 이씨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곽 변호사와 임 변호사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후 지난 13일과 14일 이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한 뒤 19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임 변호사는 변호인선임신고서와 현금영수증을 공개하고 "통상적인 변론을 넘어서는 어떠한 활동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곽 변호사도 이날 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혐의를 부인한다고 밝혔다.
곽 변호사는 서울 용산·강남·서초경찰서 등에서 형사과장, 서울광진경찰서장, 경찰청 특수수사과장(현 중대범죄수사과),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 등 경찰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2019년 변호사로 전직한 후 김앤장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KDH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임 변호사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대검찰청 공안 2·3과장, 대검 공안부장을 역임한 '공안통' 출신이다. 이후 서울고검장과 대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장 등을 지냈고 2015년 검찰을 떠나 이듬해 2월 변호사로 개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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