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하나·신한은행 각각 3000억원대 부담
우리·기업·농협은행도 1000억~2000억대 전망
4분기 비용 처리시 기말 배당에도 영향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국책은행을 제외한 18개 은행이 민생지원을 위해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2조원 가량을 걷는다. 당기순이익 규모가 큰 주요 시중은행들이 3000억원대의 지원금을 부담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에 대한 비용처리가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은행권 회계상에 반영되면서 실적이 악화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2023.12.21 leehs@newspim.com |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을 위해 2조원+α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을 실시한다. 개인사업자대출을 보유한 차주를 대상으로 이자환급(캐시백)을 시행, 이자환급 금액은 대출금 2억원을 한도로 1년간 4% 초과 이자납부액의 90%(감면율)를 지급하게 되며, 차주당 300만원을 총 환급한도로 한다.
이번 민생금융 지원을 통해 약 187만명의 개인사업자에게 인당 평균 85만원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민생금융은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분담하기로 결정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6대 은행이 전체 80% 이상에 해당하는 지원금을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민생금융 분담금을 내야하는 은행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조8854억원을 기록한 KB국민은행이다. 그 뒤를 이어 하나은행(2조7664억원), 신한은행(2조5991억원), 우리은행(2조2898억원), NH농협은행(1조6052억원) 순으로 부담액이 크다.
국민은행이 부담해야할 민생금융 지원액은 35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역시 3000억원대를, 우리은행은 2000억원 후반대의 지원금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과 농협은행은 1000억원 후반~2000억원 초반대의 지원액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수천억대의 민생금융 비용 발생은 은행권의 올해 4분기와 내년도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의 경우 최대 3000억원대의 비용을 회계에 반영해야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전날 민생금융 지원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올해 안에 회계 처리를 하면 올해 회계처리로 잡히고, 내년에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면 내년도에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4분기 중 민생금융 비용이 발생할 경우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배당 여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은행주 기말 배당은 올해 4분기 실적이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민생금융을 위한 비용 지출이 이번 2조원 규모에서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이는 결국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쳐 주주이익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기존에도 사회공헌에 당기순이익의 7% 가량을 지출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민생금융 지원으로 당기순이익의 20%에 육박하는 지출이 발생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추가적인 비용이 지출될 경우 결국 주주이익이 침해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