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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정착스토리]⑧ 자유를 꿈꾼 탈북청년 김일혁…유엔 무대에서 北 인권실상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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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착 후 진학한 고교 땐 342명 중 꼴지
"힘들게 버티면 뭐라도 된다" 결심
인권 공부위해 미 조지타운대 입학 예정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탈북청년 김일혁을 사람들은 북한인권 활동가로 부른다.

세미나와 강연, TV출연 등을 통해 김정은 정권의 독재와 인권탄압 실상을 알리는 역할을 해온 그는 끊임없이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서울=뉴스핌] 지난 8월 17일 북한 인권 실상 증언을 위해 찾은 유엔안보리에서 탈북민 북한인권활동가 김일혁 씨가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린다 토마스(Linda Thomas)를 만났다. [사진=남북하나재단] 2023.12.15

그리고 마침내 지난 8월에는 유엔 무대에서 세계를 향해 자신이 16살 때까지 살았고, 여전히 그리움에 복받치는 고향의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을 폭로했다.

김일혁이 두만강을 건너 탈북을 감행한 건 지난 2011년 7월 가랑비가 내리던 밤이었다.

집을 나서 산언덕에 모인 일행은 9명. 일혁도 그들과 함께 몇 시간째 산언덕에 몸을 숨기고 한곳을 뚫어지게 살폈다.

강 기슭의 국경경비대 초소를 서너 시간쯤 살피자 초소 근무병들의 숫자와 그들의 행동 패턴을 알 수 있었다.

스며드는 가랑비에 옷이 흠뻑 젖어 한여름 이지만 몸이 떨려왔다.

산언덕을 내려간 일행은 경비대가 지키는 얕은 여울목을 피해 수심이 깊고 물살이 센 곳에 멈췄다.

미리 준비한 밧줄을 허리에 감은 아저씨가 헤엄을 쳐 건너편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나무에 걸린 밧줄이 팽팽해지자 차례차례 강물 속으로 들어섰다.

◆12년 전 16살 나이에 두만강 건너 탈북해 한국 정착

일행 중 가장 키가 작고 어렸던 일혁은 자신의 차례가 되자 밧줄을 손에 두 번 세 번 감아쥐었다. 어떤 순간이 와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강 중심에 닿자 사정없는 물살이 몸을 떠밀고 감긴 밧줄이 당겨져 손목이 끊어질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일혁은 지금도 가끔 마음이 흔들릴 때 오른손을 들어본다. 그날의 통증과 숨 막히던 감각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지나온 기억이 현실에 주저하는 오늘의 그에게 속삭인다. 일어서라고, 너는 할 수 있다고...

탈북 이듬해인 2012년 3월 김일혁은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농촌 동원도, 조직 생활도 없는 학교는 미지의 세계였다.

하지만 호기심도 잠시. 학교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먼 북쪽 끝 마을 억센 발음과 사투리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했고, 선생님의 수업은 알아듣지 못했다.

첫 학기를 평가하는 기말 성적은 올 9등급, 342명 중 342등이었다.

OMR카드 작성법도 모르는 소년에겐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2학기에는 290등이었고 자신의 뒤에 다른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자신이 꿈꾸던 대학에 입학할 수 없다는 사실을 떠올린 일혁은 밤을 새우며 공부에 몰두했다.

2학년 2학기엔 성적이 쑥 올라갔고 3학년이 되자 100등 안에 들게 되었다.

어느 날 영어 선생님이 그를 불러 책 한 권을 주었다.

앞장에는 '1등 하자'라고 씌어 있었다. 선생님이 '1등 할 수 있다'고, '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준 것 같아 가슴이 벅찼다.

일반고등학교에서 배우며 입시정보가 부족했던 일혁은 남북하나재단에서 보내준 입시박람회 문자를 받고 원서 접수 기간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준비를 시작했다.

인권변호사가 꿈이었다.

[서울=뉴스핌] 북한 출신 인권활동가 김일혁 씨. [사진=남북하나재단] 2023.12.15

대학 생활 역시 쉽지는 않았지만, 고등학교 시절의 경험 덕분에 자신감이 생겼다.

어린나이에 탈북하여 남쪽에 불시착한 이후 한걸음 한 걸음 몸도 마음도 크는 과정, 적응의 고단했던 시간을 일혁 씨는 '버틴다'라는 한마디로 표현했다.

"사막의 모래처럼 바람에 날리지 말고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린 나무가 되자. 이것이 나만의 철학입니다. 힘들지만 버티면 뭐라도 된다는 걸 아니까요."

한국외국어대학 정치외교학부에서 공부하며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통일 리더십 동아리'에서 선후배 사이의 친목을 위한 모임도 조직하고 북한 음식을 알리기 위한 활동도 벌였다.

대학교 4학년 때는 직접 동아리 회장을 맡아 대학 내 다른 동아리들과 동행 프로젝트, 북 콘서트 등 여러 활동을 진행했다.

일혁은 한국정치, 국제정치, 비교정치를 배우며 성장해갔다. 민주주의가 어떤 것인지를 배우며 재미를 느꼈고 자유민주주의야말로 진정 사람을 위한 정치라는 의식이 생겼다.

◆대학 때 동아리 회장 맡아 인권·자유 등에 대한 공부와 토론

대학 수업과 함께 그는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탈북민 인권단체 '나우(NAUH)'에서 진행했던 리더십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았다고 한다.

'자유는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주제로 자유, 민주주의, 인권에 대하여 배우고 토론했다.

국회에서 진행하는 '자유민주주의 교실'에 참여하며 출생부터 인권 유린을 겪고 있는 북한의 실태에 대하여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은 최소한 나와 우리 가족과 같은 인권유린을 겪지 말아야 한다고 자각했다.

인권변호사가 되어 고향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다는 꿈이 더욱 커졌다.

대학 시절 그의 갈등은 꿈과 사명감, 그리고 현실 사이의 괴리였다. 꿈꾸고 있던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었지만 시간과 돈, 모든 것이 부족했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현실적 요구와 자신의 꿈, 그리고 탈북민으로서의 사명감 사이를 방황했다.

'우선 내가 사회에 바로 서자. 공부는 이후 해도 늦지 않다. 변호사가 아니어도 북한 인권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하자'고 마음을 다잡고 NGO 활동을 시작했다

2019년 LINK(Liberty in North Korea)에서 Advocacy Fellow(북한 인권을 옹호하는 친구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지난 10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를 접견,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10.17 yooksa@newspim.com

미국에 3개월간 체류하며 미국 전역의 NGO들, 국무부, 기업, 로펌 등 다양한 곳에서 자신이 겪은 이야기와 현재 북한의 현실, 북한 인권에 대해 알리는 프로그램이었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진지한 눈빛과 자신의 자리에서 북한 인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자세를 보며 이런 활동을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일정은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빡빡하게 이어졌지만, 활동을 하며 '나는 살아있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한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3개월 동안 그는 직간접적으로 20만 명의 사람들을 만나 북한 인권을 알렸다.

고향 사람들의 자유를 위해 일했다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2021년 또 한번 미국에 갈 기회가 있었다. '워싱턴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1개월간 미국 정부 기관, NGO, 싱크탱크에서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시간이었다. LINK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었다면 '워싱턴 리더십 프로그램'에서는 미국이 생각하는 북한 인식에 대하여, 그리고 북한에서 살던 사람으로서 북한 인권에 대하여 통찰하고 사색하는 시간이었다.

그런 날을 통해 일혁 씨는 북한 인권에 대해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을 다시 한번 느꼈다.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왔다. 6년간 공석이던 북한 인권 특사로 임명된 줄리 터너(Julie Turner)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인권에 대해 증언해줄 것을 제안해왔다.

가족과 친척의 안전에 대한 두려움에 망설이기도 했지만, 내가 용기를 내지 못한다면 누가 우리를 대신해 줄까를 생각하자 결심이 섰다.

'두려움 때문에 숨기만 한다면 누구도 진실을 말하지 않으리라'라는 생각에서다.

일혁 씨는 현재 미국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공부하기 위해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핌・하나재단 공동기획>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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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균 월급 1200만원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 임직원의 올해 1분기 평균 보수가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급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실적 회복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반영되면서 임직원들의 급여 수준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임직원(등기 임원 제외)의 1인당 평균 보수는 약 3600만 원 내외로 추정된다. 이를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매달 1200만 원 안팎의 급여를 받은 셈이다. 이 같은 급여 수준은 동일한 방식으로 추산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07만~3046만 원과 비교해 25% 넘게 뛴 수치다. 지난 2023년 대비 2024년의 증가율이 11.6%였던 점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2배 이상 높았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이번 분석은 공시 제도 변경에 따른 급여 공백을 추산하는 과정에서 도출됐다. 금융감독원 기업공시서식 규칙 개정으로 지난 2021년까지는 분기별 임직원 보수 현황 공시가 의무였지만, 2022년부터 반기와 사업보고서 등 연 2회만 공개하도록 제도가 바뀌면서 1분기와 3분기 급여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소는 과거 1분기 보고서상 성격별 비용상 급여와 임직원 급여 총액 간의 비율이 76%~85.5% 수준으로 일정한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해 수치를 산출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별도 재무제표 주석상 성격별 비용-급여 규모는 5조6032억 원으로 파악됐다. 작년 1분기 4조4547억 원에서 1년 새 1조1400억 원 이상(25.8%) 늘어난 규모로, 삼성전자가 1분기 성격별 비용에 해당하는 급여액이 5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급여 규모 자체는 크게 증가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율은 오히려 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산출 과정에선 올 1분기 성격별 비용상 급여(5조6032억 원)에 과거 급여 총액 비율의 하한선인 76%를 적용하면 급여 총액은 4조2584억 원, 상한선인 85.5%를 대입하면 4조7907억 원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올 1~3월 국민연금 가입 기준 삼성전자의 평균 직원 수인 12만5580명을 대입하면 임직원 1인당 보수는 3391만~3815만 원(월 1130만~1270만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연구소는 두 비율의 중간 격인 81%를 적용해 평균 보수를 3600만 원 내외로 최종 추산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삼성전자는 월급보다 성과급 영향력이 큰 회사이기 때문에 올해 1분기 평균 급여도 이미 지난해보다 25% 이상 늘어 성과급 제외 기준으로도 1억4000만 원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며 "성과급까지 반영되면 연간 보수는 앞자리가 달라질 정도로 한 단계 더 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 소장은 "2022년 이후 분기 보고서 의무 공시 항목이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은 경영 투명성 차원에서 직원 수와 급여 현황 등을 자율 공개하고 있다"며 "투자자와 주주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의무 공시를 다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aykim@newspim.com 2026-05-1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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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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