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자금 투입해서라도 경영권 지킬 것"
조현범 회장 지분 42%, 8%만 확보하면 분쟁 종료
MBK파트너스 주식 매수 전량 포기할 수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형제 분쟁이 일어난 한국앤컴퍼니의 상황이 차남인 조현범 회장에게 기울고 있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이 "개인 자금을 투입해서라도 경영권을 지키겠다"고 의지를 밝힌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평생 일군 회사를 사모펀드를 내줄 수는 없다"고 일부 임직원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이 사재를 동원해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추가 매수할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앤컴퍼니의 2차 형제 갈등이 사실상 종료됐다. [사진=한국타이어 제공] |
현재 조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차녀 조희원 씨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 잡고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 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4일까지 주당 2만원에 한국앤컴퍼니 지분 20.35~27.32%를 공개 매수해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공개 매수에 성공하면 현재 조 고문의 18.93%, 조희원 씨의 10.61%에 더해 발행 주식 총수의 50.0%, 최대 56.86%를 획득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 한국앤컴퍼니 주식은 13일 현재 2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어 이들이 주식 매수가로 정한 2만원을 넘는다. 주주들이 시장 거래가보다 싼 가격에 주식을 넘길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MBK파트너스와 조 고문이 주식 매수가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MBK파트너스가 주식 매수가를 올린다면 사재를 투입해서라도 개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어서 한국앤컴퍼니의 제2차 형제의 난은 손쉽게 차남인 조현범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조현범 회장이 42%를 갖고 있어 약 8%만 더 확보하면 완전히 경영권 분쟁을 막을 수 있다. 여기에 조 회장의 우호지분도 있다.
조양래 명예회장의 자금도 넉넉하다. 조 명예회장은 2020년 차남인 조 회장에게 자신의 한국앤컴퍼니 보유 지분 전량인 23.59%를 시간 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매각해 약 3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했다.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한 주도 매수하지 않을 가능성도 늘어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5일 공개매수 설명서를 통해 주식수가 최소 매수 예정수량 미만일 경우 응모된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지금 MBK파트너스가 할 수 있는 방법이 공개 매수가를 올리는 방법 뿐인데 이 경우 조 명예회장이 나서겠다는 상황"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공개 매수 성사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