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금융지주사 조직개편…슬림화·시너지 '방점'
KB금융 부회장직 폐지 전망…경영체제 개편
신한금융 지주 부사장 수 10명→5명 축소 전망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지난 8일 우리금융그룹이 금융지주사 중 처음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KB·신한·하나금융그룹 등의 조직개편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말 금융그룹의 조직 개편은 슬림화와 계열사 시너지 강화 등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회장 취임 후 첫 조직개편을 단행한 우리금융은 부서 재배치를 통한 조직슬림화에 중점을 뒀다.
구체적으로 그룹내 인수합병(M&A) 등을 담당하는 사업포트폴리오부서는 전략부문으로 재배치했고, 시너지를 담당하는 시너지사업부서는 성장지원부문으로 배치했다. 또한 기존 미래금융부서와 디지털혁신부서의 일부 기능을 재편해 미래혁신부를 만들고, 이를 디지털혁신부문으로 재배치했다.
동시에 사업시너지가 높은 그룹들로 각 부문을 재편했다. 국내영업부문은 개인그룹, 자산관리그룹, 기관그룹, 부동산금융그룹 등으로, 기업투자금융부문은 CIB그룹, 중소기업그룹, 글로벌그룹으로 재편하는 등 영업진용을 정비했다.
우리금융은 "조직의 슬림화 지속과 함께 대대적 개편보다 핀셋형 개편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이석준 NH금융 회장, 양종희 KB금융 회장 |
KB금융과 신한금융도 양종희·진옥동 회장 취임 이후 첫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KB금융의 조직개편에서 최대 관심 포인트는 기존 부회장 체제의 유지 여부다. 부회장직 폐지 등을 통한 슬림화, 경영체제 개편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통상 금융그룹 부회장단은 그룹의 각 사업부문 경영을 맡는다. 3인 부회장 체제 당시 양 회장이 개인고객, WM·연금부문장을, 허인 부회장은 글로벌·보험 부문장을, 이동철 부회장은 디지털·IT부문장을 맡았었다.
부회장이 부문별 최전방에서 권한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매트릭스 체제로, 차기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검증대로 활용돼 3년의 새 임기를 시작한 양 회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허 부회장과 이 부회장이 사임하면서 자연스럽게 부회장직을 폐지하는 조직개편이 뒤따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한금융도 부문 통폐합으로 조직 슬림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은 모두 10명이다. 진 회장이 비대해진 조직에 대해 큰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만큼, 지주 부사장 수를 현재의 절반 수준까지 줄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부 부문은 서로 통합하거나 축소, 폐지하는 방향이다. 동시에 기존의 메트릭스 체제 대신 비즈니스유닛(BU) 체제를 통해 계열사간 시너지를 강화하는 조직개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이 지난해 취임 후 일부 조직개편을 실시했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이은형·박성호·강성묵 3인 부회장이 연내 임기가 만료돼, 현재 체제를 유지할지 여부가 관심이다.
한편 농협금융은 이석준 회장이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변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올해 초 취임한 이 회장은 임기 시작 후 첫 인사에서 부사장 2명을 모두 교체했다.임원인사 이후 이뤄질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도 임기 만료가 예정된 CEO들의 교체 가능성이 점쳐진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