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차별 강조될수록 출혈 경쟁 더 커질 것
"유료방송 진입규제 완화·자율성 강화 등 개편해야"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한국은 내수 시장이 작으면서 콘텐츠 가치가 높고 콘텐츠 시장이 직간접적으로 수출효과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미디어 성장 지원과 법제 개편이 필연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황유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29일 열린 GeMeCon 2023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수빈 기자] |
한국IPTV방송협회는 29일 제5회 지속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콘퍼런스 GeMeCon 2023을 열고 한국IPTV 시장을 조망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선 황유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15주년을 맞이한 IPTV와 미디어 산업의 현주소'를 주제로,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디어 법제개편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유로방송 자율성 높이고 규제 완화해야"
황유선 연구위원은 넷플릭스의 비영어권 TV 시리즈물 중 한국 콘텐츠 시청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 현재 38.5%나 된다고 설명했다. 영어권을 포함한 전체 TV 시리즈물 중에서도 한국 콘텐츠 시청 시간은 14.6%를 차지, 단일 국가로는 매우 높은 수준을 보였다.
국내 콘텐츠 시장의 넷플릭스 영향력이 높아질수록 플랫폼 사업자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황 연구위원은 "결국은 무슨 콘텐츠를 갖고 있느냐를 논하는 콘텐츠 차별성이 중점이 되니 출혈 경쟁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를 진행한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현재까진 유료방송을 포함한 국내 레거시 미디어가 공고히 버텨줬지만 미디어 산업 B2C 시장이 거의 포화 상태에 가깝고 시장 저변의 확대가 힘든 상태"라며 "아직까지 방송법 체계 유지 등의 이유로 정책 개편이 어려워 법 개편이 미뤄지고 있다. 콘텐츠 사업의 글로벌화, OTT 발전이 이루어지려면 레거시 미디어 생존이 담보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내 OTT 사업자들의 콘텐츠 비용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현황이 이날 콘퍼런스에서 공개됐다. [자료=한국IPTV방송협회] |
결국은 유료방송과 OTT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비슷한 지점에서 만나야 하며 중요한 점은 미디어 산업 활성화의 공정 가치 제고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콘퍼런스에선 유로방송 재허가 제도 폐지, 유료방송 진입 규제에 대한 중장기적인 개선 방향 마련의 필요성, 자율성 증진 기반 혁신 유도, 채널 구성 자율성 강화, 기금 제도 개선 등의 개편 방향 제언이 있었다.
노 소장은 시장 상황 분석에 있어서 미국 사례를 많이 참고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와 미국 환경이 매우 다르고, 한국 미디어 시장의 고유한 특성 등이 있기 때문에 차이점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한 해 동안 유료방송 발전과 상생협력에 기여한 미디어업계 관계자에 대한 IPTV 공로자 표창 수여식도 진행됐다.
이날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미디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국내 미디어 사업자의 적극적인 도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과기정통부 역시 업계의 현안에 귀 기울이고 정책과 제도를 개선하면서 어려운 부분을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bea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