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31) 씨가 전 연인과의 성관계 장면을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가운데, 연이어 불법 촬영 관련 논란이 사회 전반에 퍼져 성관계 촬영 합의 여부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20일 황씨의 불법 촬영 행위를 포착하고, 성폭력 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로 황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경찰은 황씨를 지난 18일 소환해 조사를 마쳤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경찰은 22일 황씨의 형수인 A씨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촬영물등협박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 6월 자신이 황씨의 전 연인임을 주장하며 황씨와 다른 여성의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바 있다.
이에 관련 논란에 휩싸인 황씨는 A씨를 지난 6월 26일 성동경찰서에 고소했고, 경찰이 이를 수사 중에 황씨의 불법촬영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 측은 지난 20일 공식 입장문에서 "당시 연인 사이에서 합의된 것"이며 "해당 영상을 현재 소지하고 있지 않고, 유출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불법 촬영 피해자인 B씨 측은 "황씨와는 교제는 했지만 동영상 촬영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삭제를 요청했다"며 상반된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불법촬영 논란…"중요한 건 촬영 인지 여부"
법조계는 이번 공방에서 핵심 쟁점은 촬영에 대한 인지 및 동의 여부라고 입을 모았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에 따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성관계 촬영의 불법 여부는 전체적인 증거 분석 과정을 거쳐야 한다. 법무법인 안팍의 박민규 변호사는 "당사자가 카메라를 인지했거나, 촬영 전후로 촬영 여부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쟁점"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경찰은 이미 황씨의 휴대폰 등을 수거해 포렌식 조사를 진행 중이다. 영상 촬영의 경우 물적 증거가 있기 때문에 당사자 간의 진술보다 해당 자료를 통해 주장의 신빙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법무법인 안팍의 안주영 변호사는 "당사자 간의 진술이 충돌할 경우 포렌식을 통해 해당 영상을 분석한다"며 "피해자가 카메라를 알아차리거나, 촬영된 영상을 당사자 간에 공유하는 등 촬영에 동의했는지 여부를 영상, 메신저 내용 등을 통해 확인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확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폭력법 특성상 불법 촬영이 확인될 경우 피해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법적 처벌을 받게 된다. 박민규 변호사는 "성폭력법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라며 "경찰이 해당 사실을 파악하면 피해자의 고소 여부와는 상관없이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이은 불법촬영 사건…"촬영과 유포는 엄연히 다른 문제"
한편 최근 한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성관계 영상이 유포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사례도 있다. 지난 20일 한 해당 커뮤니티 이용자는 '상대방의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게시물을 올렸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 이용 음란 혐의로 해당 게시물 게시자를 입건 전 조사 중이다.
법조계는 이 사건에서 '촬영과 유포는 엄연히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충정의 박지훈 변호사는 "합의는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 촬영에 대한 합의와 유포에 대한 합의는 별개의 문제"라며 "촬영에 동의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유포하거나, 촬영 후 삭제를 요구했는데 거부당할 경우 범죄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유포에 대한 합의는 신뢰성이 낮다. 다른 사람에게 공개하는 것에 동의하는 경우가 흔치 않기 때문에 증거로서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이러한 경우 정보통신망법 뿐만 아니라 성폭력 관련 법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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