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부산엑스포 유치 위해 파리 방문 예정
與 혁신위, '밭이 좋은' 지역 현역들의 헌신 요구
[부산=뉴스핌] 김승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출생이지만 부친 고(故)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충청남도 논산 출신인 까닭에 지난 대선 선거운동 당시 '충청의 아들'임을 강조했다.
특별한 연고가 없는 지역이지만 윤 대통령의 부산 사랑은 각별하다. 당선인 시절부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2030 부산엑스포 특위'를 설치했고, 취임 후에도 부산엑스포에 관심이 지대하다. 또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30년 엑스포 개최국 투표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직접 유치전에 나선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4일 부산 수영구 민락어민활어직판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9.14 photo@newspim.com |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14일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지방시대 선포식'에서 메시지를 발표했고,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2023 청년의 날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또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수영구 민락어민활어직판장을 방문해 부산시민들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국민의힘의 지지세가 센 텃밭인 이유도 있겠지만, 윤 대통령에게 부산은 지난 대선 때 큰 지지를 보내준 고마운 지역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전국 표차는 0.73%p였지만 부산에서 윤 대통령은 58.26%를 얻어 38.16%에 그친 이재명 대표를 20.1%p로 크게 앞섰다. 부산·경남에서의 격차가 최종 승리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에는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의원들도 많다. 최측근인 장제원 의원(사상구)과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특별보좌역과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역임한 박수영 의원(남구갑) 등이 대표적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위기에 빠진 국민의힘은 혁신의 시동을 걸었다.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지난 9일 3호 혁신안으로 청년 비례대표 50% 의무화와 당 우세지역 청년 전략지역구 선정 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 중진, 대통령 측근의 총선 불출마 혹은 수도권 출마 권고에 대해 시간을 두고 당에 공식적으로 요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국민의힘이 혁신의 한 방향으로 이른바 '밭이 좋은' 곳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의원들의 헌신을 요구하며 그렇잖아도 시끄러웠던 부산 정가가 더 시끌시끌하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이 1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2023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9.14 photo@newspim.com |
부산에서 만난 지역 정가에 밝은 한 인사는 기자에게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의 행보가 좀 아쉽다"며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반자 지역임을 자부하면서 당이 이렇게 어려운 때에 희생하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부산에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하겠다는 둥, 빈자리를 대통령 측근, 검찰 인사들로 채운다는 둥 여러 말들이 오가고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몇몇 부산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의 혁신보다는 본인 공천 여부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부산 정가 인사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금 중앙에서는 '이준석 신당' 이야기가 제일 화두지 않나"라며 "이 전 대표가 영남권에서 신당을 만들고 출마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영남에서 이준석 신당이 얼마나 파괴력이 있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결국 국민의힘을 물고 늘어지지 않겠는가. 이에 대해 지역 의원들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현재 부산에서 수도권 출마 또는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해운대갑을 지역구로 둔 3선 하태경 의원 뿐이다. 하 의원은 지난달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저의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내년 총선에서 서울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하 의원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눈초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하 의원의 결단에 당내에서는 많은 응원과 호평을 보냈다.
현재 국민의힘 부산 현역 의원은 14명(5선 2명, 3선 4명, 초선 8명)이다. 초선 의원이 절반을 넘을 정도로 늘 교체 요구가 많았던 부산이지만 초선들 역시 헌신의 요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지역 정가의 평가다.
윤 대통령에게 내년 총선은 남은 임기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다.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밭이 좋은' 지역구 의원들의 더 큰 희생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그것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직접 파리로 향하는 윤 대통령의 부산 사랑에 화답이라는 게 부산 정가 인사들의 생각이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이 14일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의 '지방시대 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23.09.14 photo@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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