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달 간 2차전지 ETF 줄줄이 하락
상품 수 급증하며 고평가 여지 높여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주요 2차전지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고 해당 테마에 대한 자산운용사 간 과도한 경쟁 탓에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투자자 손실이 커지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KODEX 2차전지산업의 종가는 2만 165원이었다. 이는 지난 7월 25일 기록한 3만 6290원에 비해 45.57% 떨어진 수치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3.10.30 stpoemseok@newspim.com |
다른 2차전지 ETF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내놓은 TIGER 2차전지테마의 종가는 지난 7월 말에 3만8140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현재 2만3340원까지 떨어졌으며, KBSTAR 2차전지 TOP10의 종가도 상장 당일 1만8485원을 기록한 후 꾸준히 하향세를 이어가면서 1만 3000원대까지 내렸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2차전지 테마 자체의 수익률 부진이 꼽힌다. 현재 주요 2차전지 주요 종목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한 달간 '대장주' 삼성SDI의 주가는 53만5000원에서 42만3000원으로, 에코프로의 주가는 82만4000원에서 63만5000원으로 급락했다.
더욱 문제는 당분간 주가 반등 가능성조차 희박하다는 사실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이 저점이라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있는데 현재 2차전지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펀더멘탈을 보면 정반대다"며 "기업의 수익구조나 영업이익률 등 재무 상태를 따져봤을 때 4분기는커녕 내년 1분기에도 나아지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2차전지 테마 내에서 자산운용사 간 ETF 출시 경쟁이 과열된 것도 한몫했다. 코스콤에 의하면 이날 기준 2차전지 종목에 투자하는 ETF의 수는 총 17종목인데, 이는 반도체 ETF(9종목)와 인공지능 ETF(8종목)의 수치 대비 2배 많다.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는 관련 ETF 상품 수가 급증하면서 고평가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한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테마 ETF는 이미 시장에서 높게 평가받은 종목들을 편입하게 된다"며 "이는 ETF 시장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는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도 "2차전지 ETF 상품을 출시하려는 경쟁이 심했던 건 사실"이라며 "그런데 이미 고점에 있는 상황에서 우후죽순 상품이 출시돼다 보니 현재 시점에서 보면 손실이 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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