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 27개국 지도자들은 26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긴급히 필요한 원조를 제공하기 위해 인도주의적 통로를 마련하고 군사 행위를 일시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정상들은 선언문을 통해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 악화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정전을 포함한 모든 필요한 조치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지속적이고 신속하며 안전하고, 방해받지 않는 인도주의적 접근과 지원을 제공할 것"을 요청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고 이스라엘이 이에 반격해 가자지구를 공격 및 봉쇄한 이후로 EU 정상들이 처음 얼굴을 맞댄 자리였다.
EU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국제법과 국제인도법에 따라 이스라엘이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마스에는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모든 인질을 즉각 석방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선언문에는 "EU는 해당 지역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민간인을 보호하고 원조를 제공하며, 식량·물·의료·연료·피난처 접근을 촉진해 이러한 지원이 테러 조직에 의해 남용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정상들은 조만간 국제 평화 회의를 개최할 것을 촉구했다.
정상회의에서 인도주의적 정전을 놓고 정상간 이견이 노출되기도 했다. 울라프 슐츠 독일 총리는 "이스라엘이 인권 원칙을 준수하는 민주주의 국가로 이스라엘군이 국제법상의 규칙을 존중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이스라엘이 가자 주민들을 굶어 죽이려 한다고 비난했다.
지난 23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인도주의적 정전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벨기에, 아일랜드는 유엔의 인도주의적 정전 요구를 지지한 반면, 독일과 체코, 오스트리아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저해하고 하마스의 재정비 시간을 주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브뤼셀 EU 정상회의에서 각국 대표들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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