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수출 회복, 3분기 성장 견인
소비자심리 후퇴…고물가·고금리 부담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 경제가 지난 3분기 0.6% 성장했으나 정부와 한국은행 전망치인 연간 1.4% 성장률 달성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지난 3분기에 민간소비가 회복된 모습을 보였지만 고물가·고금리 지속 가능성에 최근 들어 소비 심리가 얼어붙는 모습을 보여서다.
한국은행은 '2023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통해 지난 3분기 GDP는 전기 대비 0.6%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분기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민간소비와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서며 3분기 성장을 견인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전기 대비 각각 0.3%, 0.1% 성장했다. 건설투자는 전기 대비 2.2% 증가했으나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2.7%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은 전기 대비 각각 3.5%, 2.6% 늘었다.
연 1.4% 성장률 달성하려면 산술적으로 4분기에 0.7% 성장해야 한다. 4분기 성장률이 0.6%가 나오면 소수점 둘째 자리 이하까지 따져봐야 한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에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 완화하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민간소비 중심으로 일시 주춤한 모습을 보인 내수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산술적으로 4분기에 전기 대비 0.7% 성장하면 1.4%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4분기에 반도체와 IT 중심으로 수출이 늘며 수출 부진은 완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민간소비다. 민간소비 회복세가 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선행 지표로 꼽히는 소비자심리가 후퇴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0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8.1로 전월대비 1.6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9월(99.7)에 이어 두 달 연속 100을 밑돌았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밑돌면 향후 소비를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이다.
같은 조사에서 1년 후 예상되는 물가 정도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0월 3.4%로 8개월 만에 상승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을 낮추지 못하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승철 국장은 "소비 주변 여건을 보면 카드 사용액이 플러스로 나오고 고용 지표도 나쁘지 않다"면서도 "소비 심리 자체가 9월 100 밑으로 떨어졌는데 물가 부담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국장은 "민간소비는 회복세를 보이나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본다"며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고금리 지속이 금융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부연했다.
민간에서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1.2%를 전망하고 있다. 가계 소비 심리는 최근 개선세가 정체되는 모습이고 기업 투자 심리 회복 등도 지연되고 있어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1.2%를 예상하며 "내수 부문은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실질 구매력 약화로 총수요를 크게 확장시킬 여력이 약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