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억에 한전KDN·마사회 지분 30.95% 인수
[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유진그룹이 보도전문채널 YTN의 지분 1300만주(30.95%)의 최종 인수 후보자로 확정됐다.
YTN 사옥 |
◆ 한세·원코리아 등 3파전...3200억 최고가 유진그룹 낙찰
23일 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YTN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 주재로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 진행된 개찰에서 유진그룹은 3199억원을 써내 한전KDN과 한국마사회 보유 지분 낙찰자로 선정됐다.
앞서 유진그룹과 함께 한세실업, 원코리아미디어홀딩스도 입찰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원코리아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창시자인 고(故) 문선명 총재의 3남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세계의장이 YTN을 인수하기 위해 만든 법인이다.
이번 매각 대상 YTN 지분은 한전KDN(21.43%)과 한국마사회(9.52%)를 합쳐 30.95%로 이는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YTN의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취득한 것이다.
주식매매계약은 매각 측의 이사회 의결 이후 양사와 유진기업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간에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 YTN의 최다액 출자자 변경을 심사해 승인할 예정이다. 관심을 보였던 한국경제신문, 매일경제신문, 한국일보를 소유한 동화기업 등은 이번 입찰에 불참했다.
방송법상 신문과 대기업(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YTN 지분을 30% 넘게 소유할 수 없고, 지상파는 10% 이하 지분만 가질 수 있는데 YTN이 자회사로 지상파인 라디오와 DMB를 갖고 있는 것이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유진그룹은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이 예정된 만큼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진그룹은 "대한민국 대표 뉴스전문채널인 YTN의 지분인수를 통해 방송ㆍ콘텐츠사업으로의 재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유진은 과거 케이블방송사업(SO)을 크게 성장시켰고, 현재도 음악방송 등 PP(program provider)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공공사업인 복권사업 민간수탁자 역할을 10여년간 수행한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 다시 조명받는 유경선 회장의 M&A유전자
유진그룹은 대표회사를 유진기업으로 하는 기업집단으로 회장은 유경선이다. 유진그룹은 1954년 유재필 유진그룹 명예회장이 세운 대흥제과가 모태다.
한 때 재개순위 30위권에 오르내렸지만 현재 수익구조 개선에 치중하면서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 78위에 올라있다.
그룹은 대흥제과(현재의 영양제과)를 시작으로 1979년 유진종합개발을 설립해 건설업에 진출했고 5년 뒤에 유진기업을 설립 레미콘 사업에 뛰어들었다.
제과에서 출발해 건설소재, 건설, 물류, 유통사업 뿐만 아니라 유진투자증권, 유진자산운용, 유진PE등 금융 분야로 사세를 확장했다.
2015년 10월 본사를 과거 여의도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있던 빌딩으로 이전했다. 2017년 동양을 인수했고 이듬해 동양 사옥을 여의도로 이전해 그룹의 중요 계열사들이 모두 여의도로 집결했다.
이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유경선 그룹회장의 적극적인 M&A 행보가 있다.
2004년 고려시멘트 인수를 시작으로 로젠텍배, 하이마트, 한국통운, 태성시스템을 인수해 유통과 물류 사업으로 진출했고 레미콘 기업인 동양을 인수해 레미콘 시장의 지배력을 확대했다.
서울증권과 현대저축은행을 인수해 그 이름을 유진투자증권과 유진저축은행으로 바꾸어 금융업도 확장했다.
비록 인수에 실패했지만 대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등 큼직한 기업 인수에도 도전한 바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로젠택배와 하이마트를 매각하고, 입찰담합 등으로 벌금을 부과받으면서 대주주 적격성 이슈 등이 불거져 유진저축은행도 매각했다.
최근 M&A는 지난 2017년에는 파인리조트를 1900억원에 인수한 것이 꼽히고 있다. 또 지난 2018년에는 제4기 복권사업(현 사업자 동행복권)을 따기 위해 제3기 사업자인 나눔로또 컨소시엄 구성원인 유진기업 대신에 동양을 앞세워 제4기 사업자에 도전하기도 했다.
업종을 넘나드는 유경선 회장의 M&A 드라이브는 이번 YTN인수에도 통했다는 평가가 그룹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기존 그룹 계열사와 YTN이 어떤 시너지를 낼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사진제공=유진그룹] |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