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올해 상반기 토요타 이어 사우디 판매 2위
중동서 2030년 55만대 판매 목표...사우디 거점 활용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현대자동차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자동차 조립 합작 공장을 설립하며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착공, 2026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모두 조립공장에서 생산한다. 생산규모는 연 5만대로 많지 않지만 향후 전기차 전환을 통해 중동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 한 호텔에서 열린 현대차·PIF 자동차 생산 합작투자 계약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장재훈 현대차 사장, 윤 대통령, 야지드 알후미에드 사우디 국부펀드(PIF) 부총재.[사진=대통령실] 2023.10.23 photo@newspim.com |
현대차는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페어몬트호텔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CKD(반제품조립·Complete Knock Down)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PIF는 이번 계약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연간 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CKD 합작공장을 짓는다.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으로 연간 50만대의 이상 규모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19년 54만대를 기록한 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46만대로 떨어졌지만 2021년 57만대, 2022년 64만대로 판매량을 회복했다. 지난해 중동 전체에서 229만대의 자동차가 판매됐는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8%가 판매된 것이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5만2000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11만4000대를 판매한 토요타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조립공장에서 생산하는 5만대는 현대차의 사우디아라비아 내 반기 판매량에 해당한다. 기아는 2만1000대로 3위다.
현대차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 첫 공장을 설립해 중동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오는 2030년 중동에서 55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중동에서 판매된 차량 229만대 중 현대차는 18만29834대, 기아는 14만1505대로 각각 8.0%, 6.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30년 20%의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동에서 가장 큰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 공장을 설립하면 향후 중동 시장 공략의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된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 한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10.23 photo@newspim.com |
또 다른 주목할 부분은 현대차와 사우디아라비아 PIF의 합작 공장이 내연기관차뿐만 아니라 전기차도 생산한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사우디아라비아 최다 판매 차종은 1만3478대의 아반떼다. 2위도 1만2656대의 엑센트다. 아직 중동에서 본격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 만큼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시장 1위인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는 전기차로 차별점을 둘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오는 2027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올해보다 3배 이상 확대해 중동 차량 판매 전체의 3분의 1을 전기차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수소모빌리티 등 수소전기차에서도 세계적인 역량을 갖춘 것 역시 사우디아라비아 시장 공략에 있어 긍정적인 부분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성장 동력을 키운다는 목표로 국가 발전 프로젝트인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을 추진 중에 있다. 이에 2026년 양산 시작 이후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모두를 생산하지만 향후 전기차 생산 공장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도 "현대차와 사우디아라비아 합작공장은 전기차 생산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끌고 지역 내 지속가능한 친환경 자동차 산업이 조성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전기차 기술에 대한 현대차와 PIF의 협력이 혁신과 환경친화적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사우디에서의 공장 설립이 규모는 크지 않지만 중동 시장 진출이라는 데서 의미가 있다"며 "사우디가 중동에서 가장 큰 시장이기 때문에 사우디를 시작으로 전기차는 물론 수소모빌리티 분야도 선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선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함께 생산하는 공장으로 시작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생산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대건설이나 방산 등 현대차그룹과 연관된 다른 산업도 많기 때문에 이번 공장 설립으로 향후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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