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비만 파이프라인 타깃, GDF15와 GLP-1
'GDF15', 뇌의 식욕 억제 중추에 직접 작용
빅파마에서는 번번이 실패…유한양행은 전임상 단계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유한양행 비만치료제의 타깃이 GDF15로 발표됐다. 기존 전임상 결과가 발표됐던 동사의 또다른 비만치료제와 같은 타깃이다. 다만 글로벌 빅파마가 GDF15를 타깃하는 비만치료제 연구개발 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만큼 유한양행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비만 파이프라인인 YH40863 임상 데이터가 '유럽 당뇨병 학회(EASD)'에서 공개됐다. YH40863은 경쟁 이중작용제 및 세마글루타이드와 비교했을 때 체중 감소 효과가 높았으며, 당뇨병에서도 효과를 확인했다. 대사 및 간 손상에서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현재 유한양행의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은 총 3가지로 이뤄져 있다. YH34160 및 YH40863은 전임상 단계에, YHC1140은 탐색 단계에 들어서 있다. 그중에서 진척 상황이 공개된 것은 YH34160 뿐이었지만, 이번 학회를 기점으로 YH40863의 타깃까지도 알려지게 됐다.
[로고=유한양행] |
이번에 공개된 파이프라인 YH40863은 이미 알려진 YH34160과 같이 GDF15를 타깃한다. GDF15는 체내 인슐린 분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다. 뇌의 식욕 억제 중추에 직접 작용해 강력한 체중 저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한양행은 GDF15 연구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어 파이프라인을 발전시켰다. 지난 1997년 처음 발견된 GDF15에 대한 연구는 최근에야 시작됐다. 지난 2017년 처음으로 그 효능이 알려질 정도다. 이에 노보노디스크, 일라이릴리, 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는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GDF15가 결합하는 수용체를 탐색하기 시작했으며, 유한양행도 이를 따라 후보물질 탐색에 뛰어들었다.
연구 결과 유한양행은 지난해 긍정적인 데이터를 공개했다. 속도가 가장 빠른 YH34160는 전임상에서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대비 높은 효과를 보였다. 특히 비만동물을 대상으로 했을 때 최대 11.9%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는데, 유사한 시험 조건에서 위고비는 5%대의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위고비와 병용투여했을 때 체중감량 효과는 17.7%까지 높아졌다.
YH40863의 경우 GLP-1과 GDF15를 모두 타깃하는 파이프라인이다. 최근 유행하는 삭센다 및 위고비가 GLP-1 유사체 비만 치료제다. 두 가지를 모두 타깃할 경우 체중 감소의 효과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글로벌에서도 GDF15 단일 타깃 성공 사례가 전무하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노바티스는 지난 7월 GDF15 타깃 약물 'MBL949'가 효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임상 2상 개발을 중단했다. 일라이릴리는 지난 2020년 효율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GFD15 파이프라인 개발을 중단했으며, 존슨앤존슨도 관련 파이프라인을 2021년 타 회사에 기술이전한 바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현재 YH34160은 미국 IND를 제출한 상태로, 올해 안에 임상 1상에 진입하기는 어렵고 내년까지 미뤄질 거 같다"며 "현재 YH40863의 경우 일정을 특별히 세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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