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반도체 패권戰]① 화웨이發 7나노칩 선전포고…승부수 띄운 중국

기사입력 : 2023년09월13일 15:17

최종수정 : 2023년09월13일 16:48

EUV 대신 DUV로 칩 개발 가능성..."수율 안좋을 것"
中최신칩 개발 "시장교란보단 정치적 메시지"

중국의 반도체 기술 개발을 막기 위한 미국의 제재 속 최근 중국 화웨이가 중국기업 SMIC가 개발한 7나노칩이 들어간 최신폰을 선보였다. 미-중 간 반도체 기술 패권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중국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반도체 기술을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됐다. 반도체 패권전쟁 속 반도체 기업들의 움직임과 변화, 대응 등을 살펴본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용 기자 =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 속에서도 중국 화웨이가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 중국기업 SMIC가 개발한 7나노(nm·1나노=10억분의 1m) 반도체를 탑재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SMIC가 개발한 7나노 반도체는 수율 측면에서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쏠리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중국이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자립 기술력으로 첨단 반도체칩을 개발했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다.

이에 향후 반도체 기술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상호 견제가 보다 날을 세울 전망이다.

◆中7나노칩 DUV 공정 활용 가능성..."이 아니면 잇몸"

13일 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화웨이가 출시한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는 SMIC가 제조한 자체 칩 '기린 9000S'가 탑재됐다. SMIC는 중국 1위, 세계 5위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화웨이와 함께 미국 상무부 거래제한 명단에 오른 중국의 수출규제 기업이다.

반도체와 미국, 중국 국기 일러스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국의 수출규제에도 SMIC가 첨단칩을 개발한 것을 두고, 미국 내에선 중국에 대한 제재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매파 의원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마이크 갤러거 미국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화웨이와 SMIC에 대한 모든 기술 수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웨이의 반도체 칩은 미국 기술 없이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분명 미 상무부의 규정을 위반했을 것"이라며 "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위반했는지 전면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SMIC가 개발한 7나노 반도체에 대해 중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반도체 기술 추격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수율 측면에선 한계가 있어 수익성 면에선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SMIC가 개발한 7나노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TSMC가 2018년부터 2019년 사이에 개발했다. 7나노 공정을 위해선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사 ASML이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필요한데, 현재 ASML는 미국의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동참해 EUV 노광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SMIC는 7나노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 EUV 노광장비 대신 EUV 이전 단계 제품인 ASML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EUV 장비를 통해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작업도 두 번 이상 작업을 반복해야 돼 제품 생산에 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김용석 반도체공학회 부회장(성균관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은 "SMIC는 DUV 장비를 통해 제품을 생산했을 경우, 비효율 적인 면이 있지만 중국 정부가 거액의 돈으로 메울 수 있다"면서 "이 없으면 잇몸으로 하는 식으로 대량의 DUV 장비를 도입해 미국 제재 안에서도 얼마든지 제품 생산의 효율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반도체 전문연구원은 "중국은 DUV 장비로 두세 번의 공정을 거쳤다면 반도체 수율이 좋지는 않을 것"이라며 "스마트폰의 가격 증가 없이 기존 장비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 최신폰에 자찬하는 中..."시장교란 상황 아냐"

중국이 화웨이를 통해 미국 반도체 수출 규제의 허를 찌른 만큼, 향후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반도체 기술을 육성하는 한편 미국 제재에 대해서도 보다 공격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중국중앙(CC)TV는 지난 5일 화웨이폰 출시와 관련해 뤼팅제 중국우정전신대학 교수의 말을 인용해 캐나다 반도체 컨설팅업체인 테크인사이트가 '메이트 60 프로'의 칩이 세계 첨단 기술보다 2~2.5단계 뒤처진 분석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뤼팅제 교수는 "2~2.5단계 뒤처진 것은 선진 제조 공정의 5G로부터 3~5년 격차가 있다는 의미"라며 "이것은 서방 국가들이 그들의 기술 진보 속도에 맞춰 판단한 것이며 중국은 이 속도를 초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추가 제재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 자국 공무원에게 '아이폰 사용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애플은 전체 매출 중 약 19%를 중국에서 올리고 있는데, 중국의 아이폰 사용 금지령으로 매출 축소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며 주가가 휘청였다. 여기에 화웨이 '메이트60프로' 출시 이후 중국인들 사이에 '애국소비' 조짐이 나타나며 애플의 중국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SMIC가 개발한 칩은 시장성이 낮고 비용이 많이 드는 상황이라 반도체 시장을 교란할 만 상황은 아니고, 오히려 정치·안보적 차원의 메시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을 대하는 태도는 단순히 화웨이 때문은 아니고, 작년부터 이어져오던 흐름이라 향후에도 그 기조는 계속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 leeiy522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