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많은 중국산 제품의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유독 중국산 자동차만큼은 세계 시장에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중국산 저가차, 특히 가솔린차에 대한 해외의 수요가 너무 커서 그야말로 배가 없어 수출하지 못할 정도라고 신문은 전했다.
올 들어 8월까지 가구, 가전제품 등 중국 상품의 달러화 기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감소했으나 자동차 수출액은 3년 만에 네 배로 늘었다. 올해 1~7월 승용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 급증,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중국인들의 전기차 선호가 확대되면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현재 약 1500만 대의 가솔린 차량 생산 시설을 놀리고 있다. 그 해결책은 가솔린 차량을 해외 시장에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중국 업체들은 중국 내 가솔린차 판매는 줄어든 반면 해외 수출은 급증해 올해 400만 대 이상이 수출됐다.
중국차는 호주에서 한국차를 제치고 일본차를 추격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트럼프 시대 부과되기 시작한 관세로 인해 미국 판매에 제동이 걸렸지만 대신 유럽 시장에 대거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멕시코, 영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을 빠르게 확대하고 벨기에와 스페인으로 가는 자동차 수를 늘리기 시작했다.
벨기에와 스페인은 다른 EU 국가로 가는 관문인 중요한 자동차 하역항이 있는 곳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기차로 자동차를 수송, 러시아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또한 동남아시아, 남미 시장을 빠르게 잠식 중이다.
중국 자동차 수출의 최대 걸림돌은 현재 자동차를 선적할 배가 부족한 것이다. 이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외주 혹은 자체적으로 자동차 전용 선박 만들기에 분주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양쯔강 연안의 진링조선소에서는 한 척에 5000대 이상의 자동차를 실을 수 있는 거대한 해상 주차장같은 자동차수송 전용 선단을 만들고 있다. 자동차 전용 선박 건조에 공장과 인력 모두 24시간 풀가동 체제에 들어갔다.
런던의 해운 데이터 회사인 베슬밸류(VesselsValue)에 따르면 과거 중국의 자동차운송선 수주는 연간 4척에 불과했으나 현재 전 세계적으로 건조 대기 중인 자동차운송선이 170척이나 되고 이 중 상당수가 비야디(BYD), 체리 등 중국 자동차 제조 업체들이 발주한 선박이다.
자동차 전용 선박 대여 비용은 2년 전 1만6000달러에서 10만5000달러로 치솟아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 직접 수송선을 만드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비야디는 6척의 자동차 운송선을 건조하기 위해 1억 달러를 지불했다. 이 선박들은 3년 이내에 완공된다.
중국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배경은 자동차를 만드는 데 필요한 철강과 전자 제품을 매우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데 있다. 중국의 지방 정부는 자동차 기업에 거의 무료로 토지를 제공하고, 무이자에 가까운 대출 및 기타 다양한 보조금을 제공한다.
뮌헨 오토쇼 중국 비야디 전시장[사진=로이터] |
kongsik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