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이 지난달 공개한 표준지도에 대해 인도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오는 9일 인도에서 개최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인도가 중국에 대해 강한 비난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국무원 자연자원부는 지난달 28일 모두 879편의 새로운 표준지도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국토 면적은 기존 960만㎢에서 1045만㎢로 늘어나게 된다. 중국의 표준지도가 인정된다면 중국의 국토 면적은 러시아, 캐나다에 이은 세계 3위에서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게 된다.
새로운 표준지도는 4곳의 분쟁 지역을 자국 영토로 포함시켰다. 첫째는 인도 북부와 중국 티베트자치구 경계인 아커사이친(阿克賽欽, 인도명 악사이친) 지역이다. 이 곳은 중국과 인도 양국이 국경분쟁 중이며, 중국이 실효지배하고 있다.
두 번째는 티베트 남쪽, 인도 동부의 아루나찰프라데시(중국명 짱난, 藏南) 지역이다. 이 곳은 인도가 실효지배하고 있다.
세 번째는 남중국해 해역으로, 기존 9단선에 더해 대만 동부 해역에 새로운 선을 추가해 10단선으로 확장했다.
네 번째는 중국과 러시아 접경 지역인 헤이룽장성 헤이샤쯔다오(黑瞎子島, 러시아명 볼쇼이우수리스키 섬)이다. 이 섬은 러시아가 실효지배하다가 2004년 중러 협상을 통해 절반을 중국에 귀속시켰다. 이번 지도는 이 섬 전체를 자국의 영토로 표시했다.
이에 대해 관련 주변국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강한 반응을 보이는 국가는 인도다. 인도는 새 지도에 대해 자국 영토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중국에 항의했다.
특히 오는 9일 G20 정상회의가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다. 인도에서의 높은 반중 정서를 배경으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강도 높은 반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역시 지도에 담긴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강하게 배격한다는 입장을 각각 발표하며 반발했다.
다만 이번 지도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해는 대만 지역으로 확장됐을 뿐, 다른 곳에서는 중국의 기존 입장이 유지되고 있다. 또한 오래전부터 갈등을 빚어온 만큼, 갈등이 확장되지는 않는 모양새다.
실제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아세안 정상회의를 기회로 6일 아세안·중국 정상회의가 열렸지만, 남중국해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중국의 새로운 지도에 대해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가 중국과의 마찰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새로운 지도와 관련된 주변국들의 반발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며 "객관적·이성적으로 접근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중국이 지난달 공개한 표준지도[사진=중국 자연자원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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