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경찰이 본연의 임무를 실현할 비전이나 방향성은 보이지 않고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 같다"
최근 경찰 내부는 다가올 조직개편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검토 시간이 짧을 것으로 보여 개편안이 치안역량 강화라는 목표를 실현하는데 맞는 방안이 나오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컸다.
박우진 사회부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은 최근 경찰청 일일회의에서 "9월 18일(월요일) 시작되는 주에 조직개편안을 확정지어 국무회의를 거치고 관련 절차를 밟다보면 10월로 넘어가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청장의 발언대로면 조직개편 검토 한달여만에 최종안이 나오게 되는 셈이다.
이번 조직 개편은 최근 잇달아 발생한 흉기난동 등 흉악범죄에 대한 대응하는 방안으로 지난달 23일 한덕수 국무총리의 담화문 발표 이후 논의가 본격화됐다.
구체적인 방안이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치안 현장의 경찰력 투입을 늘리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사권 조정과 국가수사본부 출범으로 최근 몇년간 수사인력을 늘리려 했지만 경찰 요구만큼 경찰력이 충원되지 않아 인력 재배치로 현안 문제 등을 해결했다. 현장에 투입되는 경찰력을 늘리는 방향의 개편도 기존 경찰력 업무를 조정하는 쪽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보여주기식 조직 개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잦은 조직 변화가 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치안 현장을 책임지는 경찰들 사이에서는 조직 개편보다도 현장 경찰들의 과중한 업무 및 책임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낸다. 하위직 경찰들 사이에서 경찰직을 그만두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이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경감 이하 경찰 중에서 정년을 채우지 않고 일을 그만둔 경찰 수는 총 4644명이었다. 특히 그만두는 경찰 수는 2018년 680명에서 지난해 942명으로 4년간 38.5% 늘어났다. 올해에도 7월말까지 592명이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대 출신 한 경찰 관계자는 "동기들 중에 로스쿨 가서 변호사가 되거나 경찰이 아닌 일을 하는 이들과 비교가 되면 주눅들 때도 있다"며 "예전에는 경찰 업무에 대한 사명감, 자부심이 강했는데 요즘은 업무 부담도 강하고 책임도 무거워지다보니 일이 힘들고 특히 후임들을 볼 때면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생명을 앗아가는 흉악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치안 역량 강화는 필요하다. 이를 위한 방안이 단순한 조직 구성 변화나 인력 배치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치안업무를 담당하는 현장 경찰들이 사명감을 갖고 원활한 치안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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